우리나라 치의학계는 학문의 개도국인가. 과학기술부가 최근 발표한 ‘2004년도 NSI(National Science Index) DB’를 보면 한국의 치의학계에서 SCI(Science Citation Index)게재 논문 편수가 세계 17위를 차지했다고 한다. 이는 우리나라 전체 과학논문게재 순위 14위보다도 뒤처지는 순위이다. 의학분야도 16위밖에 안돼 치의학 분야와 별반 다르지 않다.
우리나라 전체 SCI 게재 과학 논문 편수 세계 순위는 2003년, 2004년 모두 14위였다. 미국은 26만4,679편으로 언제나 1위를 달리고 있으며 영국, 일본, 독일 등이 6만여 편으로 미국과 큰 차이를 보이며 2, 3위를 달리고 있다. 중국은 2003년도에 비해 12.9%나 늘어나면서 세계 6위를 차지하고 있다. 한국을 이미 한참 앞지르고 있다.
논문게재 편수라는 수치보다 더 중요한 피인용 횟수로 살펴보면 사실 더 한심하다. 우리나라 논문의 피인용 횟수는 5년 주기로 논문 1편당 2.80회로 세계 29위다. 논문게재 편수로 14위라고 하지만 그마저 허울 좋은 순위일 뿐 실질적인 논문의 가치는 떨어진다고 볼 수 있다.
이제 치의학의 경우 무엇이 문제인지를 파악해 봐야 한다. 그나마 의학분야는 2개 분야에서 세계 상위 10위권 내에 든다고 하는데 치의학 분야에서는 없다. 그러니 그냥 열심히 연구하라고만 할 것인가.
우리나라 치의학 뿐 아니라 의학분야의 문제는 교수들이 너무 환자진료에 시간을 빼앗기고 있는 것이 가장 큰 문제중의 하나다. 그리고 턱없이 부족한 연구비 지원도 문제이다. 최근 들어 정부차원에서도 많은 연구비를 할애해 주고 있지만 특정 분야에 집중되는 경우가 허다하고 그나마 아직 충분한 상태가 아니다. 그렇다고 기업의 연구비 지출은 어떠한가. 우리나라 기업은 아직 이윤내는데만 신경을 쓰지 연구비같이 장기적인 투자에는 인색하기 그지없는 실정이다.
또한 교수들의 수업시간도 만만치 않다. 이래저래 시간을 다 빼앗기고 나면 언제 연구하겠는가. 그리고 기초분야의 경우 지원하는 연구 인력이 점차 줄고 있는 실정이고 그나마 대학 측에서도 이른바 돈이 안 된다는 이유로 임상교수에 비해 상대적으로 박대(?)하는 것이 현실이다.
총체적인 개선이 필요하다. 대학당국은 대학 본연의 임무를 위해 기초분야에 집중적인 투자를 아끼지 말아야 하고 임상분야 교수들에게 너무 많은 시간을 환자 보는데 투여하지 않도록 배려를 해야 한다. 정부는 말로만 과학 선진을 외치지 말고 제도적 개선과 더불어 실질적인 연구비 지원을 통해 치의학을 비롯한 과학발전을 이끌어 내야 한다. 어느 정도 최소한의 조건을 만들어 주어야 우리나라 치의학이 살고, 나아가 과학 전 분야가 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