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주의의 꽃은 선거입니다. 그러나 더 정확히 말하면, 민주주의의 핵심은 모든 시민이 동등한 정치적 가치를 지닌 존재로 인정받고, 자신의 의사를 평등하게 표현할 수 있는 권리, 곧 참정권에 있습니다. 선거는 단순히 대표자를 뽑는 행정 절차가 아닙니다. 그것은 한 사회가 구성원 한 사람 한 사람을 정치 공동체의 동등한 주체로 인정한다는 가장 분명한 선언입니다. 2026년 6월 3일 대한민국에서 치러진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에서 전국 여러 투표소에서 투표용지가 부족한 사태가 발생하였습니다. 이후 확인된 자료에 따르면 실제로 투표용지가 부족했던 투표소는 전국 91곳에 달했고, 부족했던 투표용지는 7천 장 이상이었습니다. 투표용지 부족으로 투표가 잠시라도 중단된 투표소도 26곳으로 늘었으며, 일부 현장에서는 1시간을 넘겨 투표가 중단된 사례도 있었습니다. 이는 단순한 현장 혼란이나 일시적 행정 착오로만 설명하기 어려운 매우 이례적이고 중대한 사태입니다(그림 1). 한 장의 투표용지는 단순한 종이가 아니라, 한 시민의 존엄과 정치적 권리를 실제로 행사하게 하는 가장 기본적인 수단이기 때문입니다. 민주주의에서 1인 1표의 원칙은 모든 시민이 정치 공동체 안에서 동등한
치과계가 개원시장 중심의 치열한 경쟁으로 매몰된 현 상황에서 치의학의 빛나는 순간들을 짚어봄으로써 오늘날의 치과의사들이 사용하는 술식의 원류를 되짚고, 이를 통해 치과의사로서의 뿌리를 재확인하고 자긍심을 고취하고자 합니다. 치과의사로서 일국의 대통령이 된 4분의 이야기입니다. 그들이 대통령이 되기까지의 발자취를 살펴보겠습니다. 호세 캄포라(Héctor José Cámpora 1909-1980) 아리프 알비 Arif Alvi(1949-) 체디 제이건 Cheddi Jagan(1918-1997) 구르반굴리 베르디무하메도프 Gurbanguly Berdimuhamedow(1957-) 호세 캄포라(Héctor José Cámpora 1909-1980) 아르헨티나 대통령 아르헨티나: 남아메리카 대륙에 위치하며, 인구 약 4600만 명, 축구와 탱고로 유명한 나라. 1816년 스페인에서 독립. 그는 1930년 아르헨티나의 코르도바대학교(Universidad Nacional de Córdoba)에서 치과의사면허를 취득했으며, 이후 정치 활동에 참여했습니다. 후안 페론이 군부 쿠데타 이후 오랫동안 망명 중이던 시기에, 캄포라(Héctor José Cámpora)는 그의 정치적
얼마 전 부모님 두 분을 모시고 아들 녀석과 함께 네 명이 프랑스를 여행한 적이 있었습니다. 삼대가 함께 한 여행이었던 것으로, 오랜만에 부모님과 동고동락하며 새삼스럽게 알고 느끼게 된 점에 대해 말씀드려볼까 싶습니다. 치과에 내원하시는 많은 환자분들이 저희 부모님 연세의 분들이 많으실 것이기에, 어르신 환자분들에 대한 이해의 폭을 넓히는 데 조금이나마 도움 이 될 수 있을 것입니다. 비행기 좁은 좌석에 오래 앉아 계시는 것부터 두 어르신들에게는 쉬운 일이 아니었습니다. 다행히 두 분은 요령 있게 기회가 될 때마다 자리에서 일어나셔서 발뒤꿈치 들기, 고개 돌리기 운동 등을 하시고 또 자연스럽게 걷거나 기둥을 붙잡고 몸을 비트는 등의 가벼운 신체 활동을 계속하시는 연륜 있는 모습을 보여주셨습니다. 가만히 앉아 있으면 온몸이 쑤시고 결리는 증상은 저도 잘 알고 있습니다. 그래서 차라리 계속 몸을 움직이는 가벼운 신체 활동을 하는 것이죠. 그래야 덜 아프니까. 그렇게 할 수밖에 없는 것입니다. 그래도 저 같은 경우는 아직 40대이고 건강한 편이기 때문에 그 증상이 심하지 않은 정도일 것입니다. 자동차 여행을 하든, 기차 여행을 하든, 비행기 여행을 하든 아무튼 어
당신이 르네상스 황금기의 당대 최고의 거장들에게 양악수술을 의뢰할 수 있는 행운을 가졌다면, 과연 누구의 화실 문을 두드려야 할까? 1. 레오나르도 다빈치: 개성 있는 얼굴 가장 먼저 떠오르는 화가는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레오나르도 다빈치(1452~1519)이다. <암굴의 성모>에서 보여준 성모와 천사의 얼굴은 정면과 측면이 조화를 이루며 지성미까지 갖춘 이상적인 아름다움을 갖추었다. 그러나 그는 일반인의 초상화를 그릴 때는 인물의 개성을 충분히 살려 사실주의로 그렸다. 우리가 잘 아는 <모나리자, 1503~1506>를 비롯하여 <라 벨 페로니에르, 1490~1496>, <지네브라 데 빈치, 1474–1478>의 모습은 빼어난 미모를 가진 얼굴은 아니다. <라 벨 페로니에르>의 얼굴은 장방형으로, 보통 크기의 눈으로 코가 오똑하고, 입술이 오목하고 얇다. 광대가 강하고, 아래턱이 크고 하악각이 각지고, 교근도 잘 발달하여 있다. 위턱은 살짝 들어가 있고 아래턱이 강하여 하관이 큰 편이다. 주인공의 실제 성격에 상관없이 자존심이 강하고 고집이 세게 보인다. 또 다른 초상화 <지네브라 데 빈치>의
보름달이 비치는 귀국 비행기의 창문에 기대어 엊그제 있었던 워크숍을 되돌아본다. 2009년 양국 교류가 시작된 이래 햇수로 17년, 워크숍으로는 2011년 제1회 이후 제10회를 맞는 몽골치주학회(Mongolian Association of Periodontology, MAP)와 대한치주과학회(Korean Academy of Periodontology, KAP)의 교육 워크숍(The 10th Educational Workshop of MAP and KAP)이 6월 26-27일 양일간 울란바토르 Holiday Inn 호텔에서 개최되었다. 요청받은 대주제, ‘Management of Soft and Hard Tissue in Implant Dentistry’를 살펴보니 임플란트의 합병증 관리나 예방이 몽골에서도 화두가 되었음을 짐작할 수 있었다. 이를 위해 약 3개월간 양승민 부회장(삼성서울병원 교수), 윤정호 국제이사(전북대 교수), 구 영 고문(서울대 명예교수), 김윤정 국제실행이사(관악서울대학교치과병원 교수)와 함께 워크숍 프로그램을 준비한 끝에 울란바토르로 향하는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기내 식사에 이어 뜻밖에 제공된 메로나 아이스크림을 먹으며 베이징을
국내에서만 지내온 내게 유창한 영어 회화는 평생의 숙제였다. 몇 해 전, 인천 송도 뉴욕대 한국 캠퍼스에 근무하는 환자분께 영어 회화를 연습할 친구를 소개해 달라 부탁드렸고, 유타대학교에 근무하는 후배 제임스 박을 소개받아 지금까지 인연을 이어오고 있다. 제임스는 사실 영어 회화를 연습해 보겠다고 만난 친구였지만 한국말이 더 편한 교포였다. 몇 차례 만나다 보니 어느새 영어 공부라는 목적은 잊고 한국 사회의 안타까운 점에 대해 대화하며 공감하고 있었다. 어느 날 나는 예상치 못한 그의 푸념을 듣게 되었다. “한국 생활은 너무 각박해요. 서로를 돕고 더불어 사는 것이 기본인 유타 사람들과 달리 다들 자기밖에 모르는 사람들이라 저는 솔직히 한국을 떠나고 싶다는 생각이 들 때가 많아요.” 농담처럼 던진 말이었지만 쉽게 무시할 수 없었다. 어릴 적부터 유타주에서 자란 제임스의 눈에는 한국 사회가 유타에서 보던 따뜻한 모습을 찾아볼 수 없는 각자도생의 사회로 비쳤던 것이다. 제임스는 이어서 숫자를 이야기했다. 유타주는 미국 내에서도 기부·봉사활동 참여율이 가장 높은 지역으로, 주민의 절반이 넘는 50%대가 나눔에 참여한다고 한다. 반면 한국의 참여율은 8%대에 머물러
필자의 치과에는 치매 환자와 그 가족들이 자주 찾아온다. 치매 환자가 치과에 오는 날은 작은 가족 모임을 보는 듯하다. 가족 두세 명은 기본이고 아들·딸, 며느리·사위, 손자·손녀까지 함께 오기도 한다. 치매 환자가 같은 시간대에 두 분만 계셔도 대기실은 어느새 꽉 찬다. 상황을 모르는 사람들은 우리 치과를 “대박 치과”라고 불러 난감하기만 하다. 하지만 그 북적임은 치매 환자가 병원에 오는 일이 얼마나 어려운지를 보여주는 풍경이다. 가족들에게 여럿이 함께 오는 이유를 물어보면 대답은 늘 같다. “치과 모시고 오기가 너무 힘들어서요.” 치과뿐만이 아니다. 치매 환자는 병원 방문도, 외출도 쉽지 않다. 특히 휠체어를 이용하는 경우는 더욱 그렇다. 치매 환자는 장애인이 아니다. 그래서 장애인 주차장을 이용할 수 없고, 장애인 콜택시도 부를 수 없다. 보호자 한 명은 휠체어를 내리고 환자를 모신 채 병원 입구에서 기다리고, 다른 보호자는 주차를 하러 간다. 환자를 혼자 둘 수 없어 보호자가 두세 명은 함께 움직여야 한다. 여의치 않으면 사설 구급차를 이용해야 하고, 왕복 교통비만 20만 원 이상 드는 경우도 적지 않다. 치과 진료비보다 교통비가 몇 배는 더 많이
당신의 입 안에는 지금 이 순간 700여 종의 세균이 살고 있다. 이들 중 일부는 위산을 뚫고 장까지 내려가 정착하고, 문맥(portal vein)을 통해 간에 염증 신호를 보낸다. 이것이 최근 과학계가 주목하는 “구강-장 축(Oral-Gut Axis)”을 넘어서 구강-장-간 축(Oral-Gut-Liver Axis)”의 기본 얼개다. 구강 세균은 실제로 장까지 이동한다 오랫동안 구강 세균은 위산에 의해 사멸된다고 알려져 있었다. 그러나 균주 수준(strain-level) 메타게노믹 분석 기술이 발전하면서, 같은 사람의 구강과 대변에서 유전적으로 거의 동일한 균주가 발견되는 사례가 보고되기 시작했다. 구강 세균이 실제로 이동했다는 직접적 증거다. 바이오필름을 형성한 세균은 내산성이 강해 위산에 살아남고, 장벽이 약해진 숙주에서 특히 쉽게 정착한다. 국내 연구팀 Gut 2026 연구: 역대 최대 규모의 검증 2026년 3월 국제 소화기 학술지 Gut에 게재된 한국-벨기에 공동 연구는 이 가설을 체계적으로 검증했다. 한림대 석기태 교수팀·KIST 시지연 박사팀 주도로, 지방간→간염→간경변→간암에 이르는 환자 1,168명의 분변을 16S rRNA 시퀀싱으로 분석하고
지난 6월 20일과 21일, 저 멀리 캐나다 토론토에서 ‘제19회 메가젠 국제 심포지엄’이 열렸다. 토론토는 치과용 임플란트를 공부한 사람이라면 어렴풋이라도 들어봤을 ‘토론토 컨퍼런스’가 열렸던 역사적인 도시이다. 1982년 5월, 이곳에서는 현대 임플란트 치의학의 흐름을 바꾼 기념비적 회의가 개최되었다. 그리고 이번 심포지엄에서 우리는 반세기 전 그 역사적 현장을 지켰고, 다시 토론토를 찾은 거인 토마스 알브렉트손(Thomas Albrektsson) 교수를 만났다. 그는 지금도 ‘American College of Prosthodontists’ 웹사이트 내 P.-I. 브레네마크(Brånemark) 아카이브, 1982년 토론토 컨퍼런스 참석자 명단, 첫 페이지 왼쪽 컬럼 세 번째에서 확인할 수 있는 인물이다. 구글 스칼라 첫 화면 하단에는 ‘거인들의 어깨 위에 서서(Stand on the shoulders of giants)’ 라는 문구가 있다. 이 표현은 시대를 가로지르는 물리학의 스승, 아이작 뉴턴의 말로 알려져 있으나 중세까지 거슬러 올라가는 경구로, 선대의 지식과 업적 위에 올라섰기에 더 멀리 볼 수 있다는 뜻을 담고 있다. 21세기를 살아가는 우리들
치과계가 개원시장 중심의 치열한 경쟁으로 매몰된 현 상황에서 치의학의 빛나는 순간들을 짚어봄으로써 오늘날의 치과의사들이 사용하는 술식의 원류를 되짚고, 이를 통해 치과의사로서의 뿌리를 재확인하고 자긍심을 고취하고자 합니다. 미국에서 치과대학 학장을 20년 이상 재직한 5명과 한국 출신 학장 한명, 그들의 업적을 살펴보겠습니다. Charles Bertolami(Dean:1995-현재 31YRS) Spencer Frankl(Dean:1977-2007 30YRS) Norman Olsen(Dean:1971-1995 24YRS) William H. G. Logan(Dean:1920-1943 23YRS) Paul Goldhaber(Dean:1968-1990 22YRS) No-Hee Park(Dean:1998-2016 18YRS) 찰스 버톨라미 Charles Bertolami(1946-) UCSF(1995 -2007 12YRS): NYU(2007-현재 19 YRS): (Dean:1995-현재 31YRS) 1974 오하이오치과대학에서 수석졸업으로 치과의사 면허취득, 1980 Massachusetts General Hospital에서 Oral & Maxillofaci
미학이 아름다움을 언어로 표현하고 미술이 눈에 보이게 구현한다면, 양악수술은 그것을 삶 속에서 실천하는 일이다. 매일 아름다운 얼굴을 원하는 이들의 고민을 마주하는 의사에게 “아름다움이란 무엇인가”라는 명제는 수술 전에 풀어야 할 첫 번째 과제이다. 아름다움을 철학의 독립된 주제로 다룬 사람은 ‘미학의 아버지’라 불리는 알렉산더 바움가르텐이다. 그는 미학의 아버지라 불리는 알렉산더 바움가르텐은 그의 저서 『미학, 1750』에서 “미학은 감성적 인식의 학문”이라고 정의했다. 그는 감성적으로 완전함이 느껴질 때를 ‘미(美)’로, 불완전함이 느껴질 때를 ‘추(醜)’로 보았다. 감성적 인식이 완전해지려면 풍요성, 진실성, 선명성, 생명성 등이 필요한데, 이를 아름다운 얼굴에 대입하면 생명미, 내부미, 외부미로 요약할 수 있다. 미학과 미술을 만나다 1508년 교황 율리오 2세는 바티칸 궁전 서재의 네 벽면을 신학, 철학, 법학, 예술이라는 인간의 지성으로 채우고자 라파엘로를 불렀다. 그중 철학을 상징하는 벽화가 바로 <아테네 학당>이다. 이 그림 속 고대 사상가들은 인간의 아름다움에 대해 각기 다른 견해를 보인다. 상단 좌측의 소크라테스(BC 469~3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