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치과의원을 대상으로 복지부, 심평원, 건보공단의 현지실사가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6월에 실시되는 복지부와 심평원의 현지조사대상 의료기관 37개소 중 21.6%인 8개소가 치과의원이다. 또한 건보공단 지역본부의 방문확인 대상 의료기관 중 치과의원이 꾸준하게 늘어나고 있는 추세이다. 현지실사의 결과는 급여금액의 환수뿐 아니라 요양급여업무정지와 이를 대체하는 과징금의 부과까지 이어져 최소 2~3년간 의료기관 운영에 큰 어려움을 주게 되고 심할 경우 폐업까지 감수해야 하는 최대의 난제이다. 물론 대부분의 치과원장이 건강보험급여를 정확하게 청구하고 있다고 자신감 있게 주장하지만, 현지실사를 앞두고 컨설팅요청이 있어서 현장에 가보면 구멍이 숭숭 뚫려 있는 현실이 거의 100%에 이르고 있음을 볼 때 마냥 안심하고만 있을 수는 없다고 본다. 현지실사의 출발은 각종 고발과 민원제기에서 출발하게 된다. 불만을 품고 퇴사한 직원의 상당수가 치과의원의 문제점을 자료에 근거해서 고발하거나 고질적인 악성 민원인이 관할 관청에 민원을 제기하는 경우이다. 이러한 상황이 생기면 그에 대한 대응도 중요하지만 현지실사에 반드시 대비해야만 한다. 물론 심평원이 치과의원의
치과의사 된 지 38년이다. 공보의와 전공의, 대학병원과 네트워크 치과를 거쳐 지금에 이르렀다. 물론 다양한 학술 및 정책 활동도 해 왔다. 그 사이 초고령사회가 도래하면서 치료하는 내원 환자의 거의 대부분이 노인들이다. 자연스럽게 그들에게 해 왔던 치과진료를 반추(反芻)해 보았다. 과연 최상 아니면 최적의 진료를 해 왔던가 반문(反問)하게 된다. ‘부족함 그 자체’라고 말할 수밖에 없다. 치과진료에 있어서 다양한 한계를 가진 수혜자(노인) 관점이 아니라 공여자(치과의사) 관점으로 진행했기 때문일 것이다. 이번 시론에서는 치과진료를 수혜자 관점으로 정리하면서 이후 노인 진료를 위한 반면교사(反面敎師)로 삼고자 한다. 수혜자 관점의 최소 침습적 진료(High-Tech) 최근 5년간 총 의료분쟁 조정 신청 1만 672건 중에 치과는 1222건이었다. 정형외과, 내과에 이어 세번째로 많았다. 이 중 258건이 치과 임플란트와 관련되어 있었다(2024년도 의료분쟁 조정·중재 통계연보). 이는 평생 2개 임플란트의 보험 보장과 함께 그들의 우울, 불면, 인지 저하, 인격 장애는 물론 경제적 이유와 관계가 있을 것이다. 특히 노인에서는 현재의 턱-얼굴과 구강 및 치아
▶▶이용권 원장(청주 서울좋은치과병원 임플란트센터장)이 본지 3036호부터 치과의사의 희로애락을 담은 ‘털보의사의 치과 엿보기!’ 만화를 연재한다. 이 원장은 서울치대를 나온 구강악안면외과 전문의로 앞서 본지에 ‘만화로 보는 항생제’를 연재한 바 있다. ■ 이미지 클릭 후 드래그하면 고해상도 보기 가능합니다.
성현이는 다운증후군 자폐 장애우입니다. 31살이지만 정신연령은 3-4세이고 말을 하지 못합니다. 우리 병원에는 어머니와 누나가 치과치료 받아야 해서(돌봐줄 사람이 없으니) 그냥 따라오게 되었지요. 병원에 들어오는 성현이를 우연히 보게 되었고 어머니께 “아드님이세요?” 라고 말을 건넸는데… 어머니는 혼잣말처럼 성현이의 치아상태에 대해 중얼거리듯이 말하셨어요. “성현이가 아주 어렸을 때 치과에 갔었는데, 가만히 있지 못하니까 아이를 묶어 놓고 (Pedi-Wrap) 고문하듯이 치료하고부터는 모든 치과치료를 외면하고 심지어 이도 닦지 않았어요. 엄마와 누나가 도와주려 해도 완강하게 거부하고. 서른살이 지나서야 대학병원과 장애인전문치과에 데리고 갔었고, 어쩔 수 없이 전신마취한 후 대부분의 이를 뽑아야 한다고 했어요~ 그런데 전신마취실로 들어가다 성현이가 소리를 지르며 도망쳐 뛰쳐나오는 바람에 치과치료는 아예 포기했지요“라고. 얼마나 힘들었을까? 얼마나 아팠을까? 말도 못하고. 그런 성현이가 대기실 소파 한 쪽 끝에 앉길래, 다가가서 나도 모르게 무릎을 꿇고 성현이 손을 잡고 눈을 마주하며… (그 날이 추웠어요~) “코코아 타줄까?”라고 물었는데 눈으로 “네~”라고
누군가가 무엇을 쉽게 한다면, 그건 그 사람이 고수이기 때문이다라는 말이 있다. 많은 치과계 사람들이 힘든 기억으로 둘째로 꼽으라 하면 서러워할 원내생 생활을 시작한지 3개월 차에 접어든 지금, 나는 이 말을 몸소 깨닫고 있다. 아직은 석션도 그리 시원치 않고, 세컨어시를 설 때도 귀가 안좋은 바람에 엉뚱한 걸 갖다 드린 적이 있는 사고뭉치지만, 진료의 흐름을 실제로 옆에서 보며 술식에 대한 약간의 이해가 생기기도 하고 어려운 진료를 루틴하게 척척 쳐내시는 레지던트 선생님들에게 같은 업종 후배로서 약간의 선망심도 생겨났다. 특히 얼마 전 영상치의학과 원내생을 돌 때의 일인데, 환자분의 악궁이 크지 않아 스탠다드 엑스레이 촬영에 어려움을 겪고 있었다. 호기롭게 도와주러 오신 인턴 선생님도 같이 애를 먹는 난처한 상황이었는데, 방사선사 선생님께서 무심하게 오더니 슥슥슥 순식간에 그 좁은 환자 입에 필름과 관구를 정확히 맞추시더니 촬영을 끝내셨고 결과물도 원하는 구조물을 잘 확인할 수 있게 명확하게 나와 깜짝 놀랐다. 그 순간 방사선사 선생님이 2초정도 차은우를 닮아 보이는 기이한 경험을 했는데, 애먹던 부분을 별거 아니라는 듯이 쉽게 해결하신 모습이 굉장한 고수
임원을 맡게 된 다음부터 다른 지역을 다녀올 일이 생겼다. 행사 뛰는 연예인이 아닌가 싶은 회장, 부회장의 일정 수준까지는 아니지만, 각 지역에서 열리는 학술대회라든지 지부행사, 여러 치과대학 행사에 임원들도 나누어 참석하기 때문이었다. 아무래도 속한 지부나 출신학교를 안배하다 보니 나는 우리학교가 있는 광주에 주로 가게 되었다. 덕분에 졸업 후에 연고가 없어져 자주 찾지 못했던 우리학교에도 가보고, 우리 선배만이 아니라 다른 학교 선배님들과 얼굴을 익힐 기회를 얻을 수 있었다. 그렇게 맺은 연으로, 직분을 내려놓은 다음에도 종종 기꺼운 자리로 불러주시니 감사할 일이다. 반가운 얼굴 보는 것은 좋은데 교통이 참 애매하다. 내가 살고 있는 수원은 예전부터 사통팔달의 고장이라는 인식이 있다. 경부선 호남선이 다 지나가는 기차 길목인 데다, 서울과 비교적 가까우며 지하철로 직접 연결되고, 경부고속도로 축에 면해 있기 때문일 것이다. 집을 떠나 처음 수원에 자리를 잡는 데에는, 여차하면 아무 기차나 올라타도 30분이면 서울을 오갈 수 있다는 기대도 한 몫을 했다. 그런데 다 옛말이다. 지하철망은 늘어났지만, KTX와 SRT 노선에서 배제되고 나니 수원을 지나는 열차
지난 유월에 디덱스에서 치과의원폐업에 대한 강의를 들었다. 필자의 나이도 있고 보니 개원보다는 폐업이 더 특별하게 다가온 듯하다. 연자님은 치과의사 겸 변호사이신 박예신이라는 대한치과의사협회 개인정보보호위원회 위원이신 분이다. 치과의사가 되어서 개원하기까지 많은 시간과 노력을 아끼지 않았음에도 특이하게도 변호사자격을 취득하며 치과폐업을 하면서 겪은 실제 경험을 토대로 소개하는 강의라서 특별히 흥미가 생겼다. 전문직인 우리치과의사들의 특성상 법적 정년퇴직이 없이 평생 본인이 할 수 있을 때까지 치과의료업을 할 수 있는 특권을 갖고 있다. 그런 이유로 경영이 잘 되고 안 되고의 차이는 있겠지만 실직이나 조기 퇴직의 강요가 없다보니 폐업은 흔한 일이 아니다. 굳이 폐업한다면 건강상의 이유, 경영악화로 인한 이전 등 부득이한 개인적인 사정이다. 위의 연자처럼 직업의 전환으로 인한 폐업도 그 중 한 가지이다. 일요일 아침강의였는데 강의실 자리가 꽉 차서 놀랐다. 예전에 아침강의 들었을 때 넓은 강의실에 고작 몇 명만이 자라를 지키고 있어서 다소 썰렁했던 기억과는 반대로 활기가 넘쳤다. 수강생이 많으니 변호사로의 전환으로 폐업했다는 연자님의 목소리에도 힘이 넘치고 입담
▶▶▶이용권 원장(청주 서울좋은치과병원 임플란트센터장)이 본지 3036호부터 치과의사의 희로애락을 담은 ‘털보의사의 치과 엿보기!’ 만화를 연재한다. 이 원장은 서울치대를 나온 구강악안면외과 전문의로 앞서 본지에 ‘만화로 보는 항생제’를 연재한 바 있다. ■ 이미지 클릭 후 드래그하면 고해상도 보기 가능합니다.
벌써 수어(手語)를 공부한 지 1년 반이 다 되어간다. 매주 월요일, 수요일마다 치과 진료가 끝나는 대로 경기도수어교육원을 찾아가 수어를 배우고 있는데, 수어를 배우고 있다는 이야기를 할 때마다 주변으로부터 돌아오는 반응은 다소 부끄럽지만 ‘대단하다’거나, ‘약자를 생각하는 모습이 멋지다’는 반응이 대부분이다. 하지만, 내가 수어를 배우게 된 건 그렇게 약자를 위하고 대단한 모습으로 비춰지기에는 지극히 개인적인 이유에서 시작되었다. 치과대학 원내생 시절 나에게 치과병원은 출퇴근이 가능한 군대와도 같았다. 병원에서 원내생은 마치 부대에 갓 전입한 이병과도 같았는데, 숨 막히는 진료 현장에서 같은 조 동기들과의 이야기는 꿈도 꿀 수 없는 것이었다. 조용하면서도 부산스러운 상황에서 입 밖으로 소리를 냈다간 삽시간에 주목받기 일쑤였고, 이 때 불현듯 든 생각이 ‘수어를 사용하여 대화를 하면 어떨까’였다. 예상외로 수어는 굉장히 훌륭한 대화 수단이었다. 처음에는 같은 조 동기들과 ‘필요하다’, ‘끝나다’, ‘아직’ 등의 간단한 수어 위주로 사용하였는데, 사용하기 전과 비교하여 의미전달이 명료하고 신속해 매우 만족스러웠다. 특히, 소아치과에서 수어는 매우 유용했는데,
올해 DIMF(대구 뮤지컬 페스티벌) 공연들을 살펴보다 눈길을 끄는 제목이 있었다. <시지프스>, 포스터는 폐허 위의 단 하나의 출구라는 한 문장이 적혀있었다. “시지프스가 누군지 알아?” 아이에게 물었고, 놀랍게도 아이는 “그리스 로마 신화에 나오는 사람이잖아, 산꼭대기로 돌 굴리는 형벌을 받았던”이라고 대답했다. ‘영어단어 빼고는 다 잘 외우는구나.’ 속으로 웃으며 예전에 열심히 읽었던 그리스 로마 신화를 오랜만에 떠올려 보았다. 대개 그 신화의 이야기들을 관통하는 대표적인 주제는 사랑, 운명, 자만, 죽음이었던 것 같다. 그중 시지프스는 신을 기만한 죄로 산 정상까지 바위를 올리고, 산 정상에서 떨어진 바위를 다시 올려야 하는, 무의미한 노동의 형벌을 받아야 했던 인물로 어릴 때는 단순히 어리석고 불쌍하다고 여겨지는 사람이었다. 그런데 지금에서는 우리 치과의사의 삶과 별다르지 않은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 실소가 나왔고 곰곰이 그 생각에 빠져보았다. 우리는 매일 출근해서 환자를 보고, 더 보기 위해 노력하고 내가 손에서 미러를 놓는 그 순간까지 환자를 보며 끝없이 반복되는 삶을 살고 있다. 그리고 어떨 때는 내가 했거나 해야 하는 반복되는 진료
김동석 원장 ·치의학박사 ·춘천예치과 대표원장 <세상을 읽어주는 의사의 책갈피>, <이짱>, <어린이 이짱>, <치과영어 A to Z>, <치과를 읽다>, <성공병원의 비밀노트> 저자 진료실 안에서 우리는 매일 많은 결정을 내립니다. 진단, 설명, 대화, 리더십, 팀워크… 그 모든 과정에 ‘나’라는 사람이 개입되어 있습니다. 그런데 정작 우리는 스스로를 얼마나 잘 알고 있을까요? 내가 어떤 가치관을 가지고 있고, 어떤 방식으로 세상과 환자, 동료를 대하는지에 대해 명확히 설명할 수 있을까요? 치과의사는 기술과 지식뿐 아니라, 자신만의 신념과 태도를 세우는 일이 중요합니다. 그런 의미에서 독서는 단순한 정보 습득을 넘어 내면을 다지는 깊은 작업이 됩니다. 책 속 문장은 낯선 관점을 자극하고, 생각의 결을 섬세하게 다듬어 줍니다. 이 과정을 통해 우리는 조금 더 분명한 언어로 자신을 설명할 수 있고, 흔들림 속에서도 중심을 지킬 수 있는 내면의 구조를 갖추게 됩니다. 진료 경험과 인간관계 속에서 때때로 겪는 혼란과 피로도, 결국 스스로를 정리하고 다잡는 힘에서 회복됩니다. 책은 그 여정을 도와주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