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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과계 영업맨들이 말하는 "이런 치과원장님 싫어요" (35면)

<33면에 이어 계속>

 

치과레이저를 판매하고 있는 한 영업사원은 “한번은 어느 병원을 방문했다가 각각의 유니트체어마다 서로 다른 업체들의 레이저를 데모로 사용하는 것을 보고 놀란 적이 있다. 사실 제대로 된 장비를 판매하는 데는 제품시연의 기회와 정확한 제품정보, 축적된 임상데이터 제공만으로 충분하다고 생각한다. 값비싼 수입외제차를 사더라도 몇 달간 타보고 구매를 결정하는 경우는 없지 않나”라고 말했다.


아울러 장비업체 영업사원들은 “장비들도 소모품이라 일정한 기간이 지나면 부품도 교체해야 하고 AS를 받아야 하는 경우도 생긴다. 그런데 5~6년 이상씩 사용한 제품들을 무상으로 처리해 달라고 할 때는 정말 난처하다”며 “일반 가전업체들도 보증기간이 지나면 일정부분 비용을 받는다”라고 밝혔다.

 

# 최소한의 예의는 지켜주시길

 

대부분의 영업사원들은 최근에는 원장님들의 ‘하대’가 거의 없다고 잘라 말했다. 대부분 예의를 지키고 영업사원들의 어려움을 이해하려는 분위기라고. 그래도 장비 AS문제가 발생하거나 연세가 지긋하신 원장님들 중 일부는 아직도 업체 직원들을 아랫사람 대하듯 하는 분들이 있다고.
한 업체의 제품 AS를 담당하고 있는 관리자급 인사는 “제품 AS와 같은 문제가 발생했을 때 흥분하시는 원장님들을 본다. 당연히 진료에 차질이 생겨 화가 나시는 거야 이해하지만 무조건 ‘당장 달려오라’고 소리부터 지르는 분들을 볼 때는 마음이 상한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특히, 현장에 달려가 보면 제품사용수칙을 제대로 지키지 않았거나, 조작 미숙으로 고장이 난 경우도 많다”며 “제품수리 전담 직원들은 자사의 이미지를 위해서라도 AS 제공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 그러나 AS 요청이 밀릴 때는 원장님들이 요구하는 곳으로 바로 달려가기가 힘들 때가 많다. 이러한 부분을 이해해 달라”고 덧붙였다. 


또한 영업사원들은 일부 나이가 있으신 원장님들의 경우 다짜고짜 반말부터 하며 예의를 지키지 않을 때 자존심에 적지 않은 상처를 받는다고 입을 모았다.
한 영업사원은 “어른이시니까 그러려니 이해하고 넘어가지만, 스탭들이 있는데서 예의를 지키지 않으시는 모습을 볼 때면 민망할 때가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이 사원은 “우스게 소리로 영업사원들끼리 하는 얘긴데, 다른 지역보다 서울 강남 개원가에서 영업하기가 제일 힘들다는 의견들을 나누곤 한다. 원장님들이 까다롭고 치과스탭들도 이에 영향을 받아서인지 드세다는 농담들을 한다”고 귀띔했다.


이 밖에도 업체 관계자들은 한참 잘 쓰던 제품을 반품해 달라고 요구하거나, 거의 다 사용한 소모성 재료를 반품 혹은 교환해 달라고 요구할때 어려움을 느낀다고 밝혔다. 또한 물건을 살 때는 다양한 서비스를 요구하며 제품을 왕창 받아가서는 결제는 이런저런 이유로 미루는 원장님, 구입한 임플랜트를 다 개봉한 채로 반품을 요구하는 원장님 등을 제일 싫어하는 스타일로 꼽았다.


한 치과기자재 업체의 대표이사는 “외국의 경우 업체의 직원과 치과의사는 동등한 위치에서 파트너십을 유지한다. 업체 관계자들을 치과의사들의 진료를 돕는 제품들을 연구하고  생산하는 전문가로 인정해 주는 분위기가 조성돼 있다”며 “개원가 원장님들이 너무 많은 영업사원들과의 접촉에 스트레스가 쌓이겠지만, 아무래도 치과의사들이 갑인 입장에서 을의 입장에 놓인 영업맨들의 어려움을 많이 이해해 줬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전수환 기자 parisien@kda.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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