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과 개원한지도 벌써 내년이면 30년이 된다. 지방에서 15년을 개원해 보았고 현재는 서울에서 15년째 개원을 맞이하고 있다. 적지 않은 세월동안 많은 변화가 있었고 힘든 상황을 많이 체험을 하게 되었다. 요즘 개원가 선생님들에게 “뭐가 제일 힘듭니까?” 라는 질문을 하면 여러 가지 답변 중 먼저 나오는 얘기가 “직원들 때문에 힘듭니다” 라는 보조인력 즉, 구인난을 호소하고 있다. 코로나로 인해서 환자 감소가 힘들기는 하지만 그것은 일시적인 현상으로 받아들이는 분위기라면 구인난은 해가 거듭될수록 심각한 문제로 자리잡고 있다. 역대 협회장 후보들이 선거때마다 구인난 해결이 단골 공약이었지만 지금까지 속시원하게 해결 하지 못하고 장밋빛 공약으로 끝난지 오래 되었다. 근본적인 문제점은 무엇인가? 첫째, 출생률 저조로 인한 치위생과 학생들의 감소가 주 원인이고 둘째는 이직이나 전직으로 인한 부족상황이다. 치과의사 인력은 매년 700명 이상 배출되지만 개원 치과당 최소 2~3명의 보조인력을 따라 갈수가 없는게 현실이다. 치과위생사가 아닌 간무사들의 인력도 치과로 유입하기 어려운 문제가 많다. 치과전문 간호조무사를 양성한다 하더라도 수요가 많지 않을 뿐만 아니라, 편한
배구는 미국이 농구 다음으로 발명한(1895) 구기(球技)다. 같은 겨울철 실내경기라도 농구는 몸을 부딪치며 자리다툼 하는 격투기에 가까운데, 배구는 공을 떨어뜨리지 않은 채 세 번의 터치 이내에 네트 넘어 상대 코트에 넘기는, 비교적 점잖은 양반(?) 스포츠다. 키 2m에 체중 100kg은 넘어야 밀리지 않는 농구는 몸집이 작은 동양인에게 매우 불공평하지만, 신체접촉이 없고 두 시간 이상 계속 뛰어올라 몸통을 탄력 있게 굴신할 지구력을 요구하는 배구라면 승산이 있다. 일본 남녀배구가 1964년 도쿄올림픽에서 따낸 금메달이 이를 증명한다. 다른 스포츠처럼 여러 차례 경기규칙을 발전시켜 오늘에 이른 ‘6인제 배구’를 한국에 정착시킨 일등 공로자는, 국제대회 첫 출전에서(1956년 제3회 아시안게임) 일본에 이어 2위를 차지한 한국대표팀의 고 선우양국 코치다. 맞다. 치과 재료학의 선구자 바로 그분이다. 서울대 치과대학의 전국 배구대회 우승을 위해 ‘유급’을 자청했다는 전설이 전해 내려오는 최강의 라이트공격수요, 최고의 수비수는 바로 고 지헌택 교수였다. 지 교수님은 훗날 올림픽 선수촌장까지 역임하셨다. 도쿄올림픽 동메달을 놓친 한국여자배구대표팀에 전 국민이 열
이동통신이 장족의 발전을 하여, 최대 속도가 20Gbps에 달하는 5세대 이동통신(5G, 공식용어 IMT-2020) 기술이 우리나라에서 2019년 4월 3일 세계 최초로 상용화되었다. 이는 초고속, 초저지연과 초연결성이 강점이고, 4세대(LTE)까지와 달리 휴대폰의 영역을 넘어 모든 전자 기기를 연결하는 기술이 특징이다. 이를 통해 4차 산업혁명의 핵심 기술인 가상·증강현실(VR·AR), 자율주행, 사물인터넷(IoT) 기술 등의 구현이 가능한데다, 코로나19 팬데믹의 영향으로 대면접촉이 어려워지고 비대면접촉이 강제되는 환경에서, 사회적 관계 맺기 욕구를 가상공간에서라도 충족시킬 수 있는 메타버스(Metaverse)가 화두로 떠오르고 있다. 메타버스는 가공, 추상, 초월을 의미하는 메타(Meta)와 현실 세계를 의미하는 유니버스(Universe)의 합성어이다. 현실세계와 같은 사회·경제·문화 활동이 이뤄지는 3차원 가상세계를 일컫는 말로, 1992년에 출간된 미국 작가 닐 스티븐슨(Neal Stephenson)의 공상과학소설 ‘스노 크래시(Snow Crash)’에 처음 등장한 용어이다. 스노 크래시는 가상세계의 개념을 처음으로 대중에게 소개한 기념비적인 공상과
약 1년 전 2020년 12월, 건강보험 비급여관리강화 종합대책이 ‘적정한 의료공급과 합리적 의료이용을 위한’이라는 수식어와 함께 발표되었다. 2005년 세계보건기구(WHO)가 정의한 보편적 건강보장(UHC: Universal Health Coverage)의 기조하에서, 보장성은 국민 대부분에게 필요한 포괄적 범위의 보건의료서비스를 환자의 재정적인 부담 없이 제공함을 의미한다.1) 이에 따라 정부는 2007년 보장성 강화대책을 발표하고, 연달아 큰 재원을 투입하여 건강보험 보장률을 끌어올리려고 하였다. 그러나, 건강보험 보장률은 2010년 63.6%로 상승한 이후, 2015년에도 63.4%로 60% 초반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이것은 정부 목표인 70%에 미치지 못하는 수치다.2) 건강보험 보장률이 목표에 도달하지 못하는 가장 큰 이유로 비급여 부담금의 증가가 제시되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비급여 진료비용 정보 공개 확대, 비급여 진료 사전설명제도 도입, 비급여 보고체계 도입, 급여/비급여 병행진료 관리체계 구축 등을 담은 비급여관리강화 종합대책이 수립되었다. 비급여 관리 노력의 일환으로 비급여 진료비 공개 제도가 지난 2013년 상급종합병원 대상으로 시
나는 4개의 독서모임을 가지고 있다. 13년 전통을 자랑하는 토행독(토요일의 행복한 독서)은 400페이지 전 후 분량의 책을 읽고 매주 토요일 7시 30분부터 9시까지 책에 대한 소감을 간략하게 말하는 모임이다. 보통 15~20명 내외가 참석하기 때문에 개인에게 할당되는 시간이 짧다. 다른 모임은 다양한 직업을 가진 5명이 2주에 한번 출근하기 전 아침 7시에 논어 1장을 읽고 1시간 동안 토론하는 모임이다. 그리고 3명의 치과의사들이 1달에 한번 서양과 동양의 역사와 고전을 읽고 토론하는 모임이다. 마지막 모임은 책을 매개로 문화계에서 활동하는 10명 내외의 사람들이 한 달에 1번 편하게 모여 그동안 자신의 활동과 책에 대해 이야기를 나눈다. 6년 전 토행독에서 ‘마흔 논어를 읽어야할 시간’이 선정되었다. 저자는 논어 한 구절을 가지고 자기의 생각을 정리하고 그 내용으로 책을 만들었다. 나도 저자처럼 논어 498장을 가지고 그동안 살면서 나에게 하고 싶었던 말들을 글로 표현하고 싶었다. 10월에 쓰기 시작한 논어 글쓰기가 만 5년이 지나간다. 쉬지 않는 꾸준함의 결과는 스스로를 감동 시킨다. 논어 글쓰기를 마치고 대학(大學) 그리고 지금은 중용(中庸)을 가
코로나19로 우리들의 생활이 거리두기가 뉴노멀이 되고 언택트가 일상화가 되고 있지만, 아침저녁으로 기온이 내려가고 차가운 바람이 불면서 자연은 어김없이 여름을 지나 가을로 접어들고 있다. 초록빛이었던 나뭇잎들이 노랗게 빨갛게 물들어가더니 이젠 푸른 숲이 다양한 색으로 조금씩 변하고 있다. 단풍 시작일은 기온, 토양수분, 일사량 등 다양한 환경요인의 영향을 받는데, 국립산림과학원 산림생태연구과 관계자는 “10월 하순까지 이상 저온 및 이상 고온 발생 가능성이 작다는 전망을 고려하였을 때, 올가을 단풍은 10월 중순에 지리산, 한라산 등 남부지방에서 들기 시작해 10월 말께 절정을 이룰 것으로 전망했다. 12일 산림청 국립수목원 ‘2021년 산림 가을 단풍 예측 지도’에 따르면 가장 일찍 단풍이 절정에 이르는 곳은 지리산(세석)으로 오는 20일 전후 6일간이며, 제주 한라수목원은 11월 13일(±11일)로 가장 늦을 전망이다. 그 밖에 설악산(권금성)은 10월 23일(±10일), 속리산은 10월 23일(±4일), 내장산은 10월 23일(±12일), 한라산(1100도로)은 11월 4일(±4일)에 단풍이 절정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대개 하루 최저기온이 영상 5℃
대한치과의사협회 창립 100주년이 언제일지 모르겠지만 대한치의학회(이하 치의학회) 만이라도 역사에 걸맞게 설명할 수 있는 조직체계로 만들어졌으면 좋겠다. 필자가 치의학회 회장이 되었을 때 중요한 해결과제 중의 하나가 치과 임플란트 관련 학회의 단일화이었다. 회원들이 보기에도 동일한 주제를 가지고 유사한 명칭의 학회가 편을 갈라 서로 다투는 모습이 좋아 보이지 않았던 것 같다. 3년 동안 3개 학회 관련자들과 회의도 무수히 하고, 2010년 코엑스 컨퍼런스룸에서 당시 이수구 대한치과의사협회 회장 및 치의학계의 원로들을 모시고 “임플란트 학술단체 공동학술대회”도 성황리에 개최하며 통합의 디딤돌이 되기를 원하였지만 결국 임기 내에 통합이 무산되었다. 이후 다음 회장이 2개 관련 학회를 화끈하게 인정하여 임플란트 계통에 3개의 인증학회가 생기게 되었다. 치의학회에는 옛날부터 세부학회의 개념이 없이 학회 활동이 겹치는 관련 학회들이 이미 있었기 때문에 그대로 통과된 것 같기도 하다. 필자는 처음부터 기존의 학회를 포함하여 학회의 재분류가 필요하다고 보았고, 새로 인증되는 학회부터라도 시작해야한다고 생각했었다. 그때 대한의학회(이하 의학회)의 학회 분류방식을 참조하였다
지난 10월 대체연휴기간 세계적으로 화제가 되고 있는 K-드라마 오징어게임을 재미있게 봤다. 케이블 TV에서 VOD로 영화를 보곤 했지만, 세계적인 플랫폼인 Netflix를 이용하여 9회 시리즈인 드라마를 집중해서 본 경우는 처음이다. 어릴 적 많이 해봤던 놀이의 결과가 영화 속 게임 참가자들에게 너무 섬뜩하게 나타나서 많이 놀라기도 했지만, 드라마 내용이 세계적인 공감대를 불러 일으키는 듯하다. 유튜브를 통해서 K-pop이 세계적 인기를 끌고 있는 중에 K-드라마까지 세계적으로 관심을 받고 있는 것은 한국 문화산업계의 경쟁력을 보여주는 것 같아서 개인적으로는 매우 기쁘지만 또한 여러 생각을 하게 된다. 오징어게임이라는 드라마는 설정과 전개가 뻔하지 않고 엔딩에도 반전이 있는 것이 세계적 인기가 있는 이유라고 생각한다. 우리 문화 산업계의 잠재력은 대단한 것 같다. 돌이켜보면 1990년대 후반 일본문화가 수입 개방되면 일본의 대중가요, 만화, 영화 등에 의해서 한국 사회가 초토화될 것이라고 걱정하면서 일본문화 개방을 반대한 적이 있다. 그러나 개방의 결과는 겨울연가를 비롯하여 K-pop 등이 일본에 진출하여 그러한 걱정은 기우로 판명되고 있다. 문화개방은 상
쿵 쿵 와르르 르르..... 외톨이로 남아서 하늘에 걸려 옛 영광을 지키던 작은 집 한 채가 쇠공이에 맞아 무너져 내린다. 블로크 찍어내던 허허벌판에 굉음을 울리며 붉은 황토 파헤치고 저마다 우람한 자태를 자랑하면서 쑥쑥 솟아오르던 지구관 우주관 생명관. 섬나라 군화에 짓밟혀가며 지지리도 못 살던 대한민국이, 이제는 당당한 과학의 나라라고 만방에 선포한 ‘93 과학 엑스포. 세계 첨단을 날아오르려던 이름도 낯설은 자기부상열차. 달리고 싶다던 녹슬은 철마처럼 덩그마니 정거장 하나 남기고 갔지. 콘크리트 빌딩들이 밀고 들어와 엑스포 성전(盛殿)은 속세에 물 들어도. 한빛탑과 단둘이서 오뉘처럼 버티더니, 너마저 아우에게, “부탁해!” 하며 가느냐? 부수자 없애자 철폐하고 청산하자! 착한 우리 백성이 왜 이리 모질어져, 부수기 공화국이 되었단 말인가? 부수면 남는 것은 부스러기뿐인 것을. 서러워 말라, 우리가 너를 기억하리라, 테크노폴리스로 우뚝 선 대전, 주춧돌이 되어준 매그레브 옛터에, 빛나는 에피타프를 세워 주리라. 시작(詩作) Note 1993년 8~11월까지 대전에서 세계과학엑스포가 열렸다. 잿더미에서 일어나 전자제품에서 탈것까지, 대한민국이 40년 만에
‘부분틀니를 사용하던 50세의 여자 환자가 이제는 더 이상 틀니를 사용하고 싶지 않다며 임플란트로 바꿔달라고 치과에 내원했다. 임상검사를 마친 치과원장은, 해당 “환자의 임플란트는 난이도가 높은 시술이 필요할 것으로 판단되는데 본인은 아직 임상경험이 부족하다고” 설명하고, 구강외과의사를 추천해 주었다. 구강외과의사는 환자를 검진하고 필요한 검사를 하고 난 후, 임플란트 시술을 하기로 했다. 잔존치 7개를 발치하다 보니 골 흡수가 심하게 일어날 것으로 예상되는 부위가 있어 골이식을 권했다. 그러나 환자는 “골이식을 안하면 임플란트가 불가능한가? 가급적이면 안하고 싶다”고 했고, 외과의사도 환자의 의견을 받아들여 골이식 없이 12개의 임플란트를 식립했다. 이제 환자는 외과의사가 추천한 보철전문의에게 임플란트 크라운을 완성하러 갔다. 보철전문의가 검진해 보니 두개의 임플란트가 잘못 심겨졌다고 판단되나, 환자는 구강기능을 빨리 회복하기를 원하므로 보철의사는 임플란트에 크라운을 씌워 치료를 마쳤다. 그런데 환자는 새 보철물이 발음이 새어 불편하고 마음에 들지 않아 다른 보철전문의를 찾아갔고, 많은 비용과 시간을 소진하고도 결과는 개선되지 않았다. 환자는 초기에 진료를
유리알 유희(독: Das Glasperlenspiel, 영; The Glass Bead Game)는 헤르만 헤세의 생애 마지막 장편 소설로, 1931년부터 쓰기 시작하여 1943년 출판되었다. 헤세가 반(反)파시스트 주의자였으므로 독일에서 출판이 거부되어 스위스에서 처음으로 출판되었고, 1946년에 노벨 문학상 수상작으로 선정되었다. 소설의 배경이 되는 시대는 미래의 어느 때이고, 장소는 중부유럽에 위치한 가공의 주(州)인 카스탈리아(Castalia)이다. 카스탈리아는 ‘기숙학교 운영’과 ‘유리알 유희의 개발완성’을 양대 사명으로 한 순수 지식인 종단의 근거지이다. 이는 헤세가 이상적으로 여기는 유토피아인 셈이다. ‘유리알 유희’는 정확하게 규정하기 어려운 특성을 가졌고, 발트젤(Valdzell; 숲속의 방)이라는 특수학교가 개발완성과 훈련을 맡아한다. 유리알 유희의 규칙은 매우 정교하고 수준이 높아 쉽게 상상되는 것이 아니고 넌지시 암시될 뿐이다. 이에 익숙해지려면 음악, 수학과 문화사를 수년간 열심히 공부해야 하고, 유리알 유희는 모든 예술과 과학의 개요를 종합한 형태이고, 무관해 보이는 주제들 사이를 심원한 깊이에서 연결하는 유희자에 의해서만 행해질 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