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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가 다르게 나이가 들수록 시간이 빨리 가는 것처럼 느껴진다. 사실 물리적 시간은 어리다고 느리게 가거나 나이가 들었다고 빨리 가진 않을 것이다. 우리는 규칙 속에서 살고 있고 우리가 사는 세상에서 1초는 세슘-133 원자가 특정 조건에서 약 91억 번 진동하는 시간으로 정의되어 있기 때문에 누구에게나 물리적 시간은 같게 주어진다. 나이가 들수록 시간이 빨리 가는 것은 우리의 생물학적 특성에 의해서 그렇게 느껴지는 것이다. 미국 듀크대학교의 Adrian Bejan 교수는 뇌 안에 있는 신경세포들의 정보처리 속도를 원인으로 설명을 한다. 어렸을 때의 뇌는 정보처리 속도가 더 빠르기 때문에 세상을 조금 더 자주 볼 수 있고 기억으로 남기지만, 세월과 함께 신경망의 크기와 복잡성이 커지면 신호를 전달하는 경로가 더 길어지고 신호전달 경로의 활력이 떨어져 신호의 흐름이 둔해지기 때문이라 설명한다. 그래서 뇌는 이를 보완하기 위해 하루하루 똑같이 반복적인 일들은 정보처리 속도를 위해 기억에서 지워버리는 방법을 택하게 된다고 한다.

 

뇌의 정보전달 속도를 높여 더 많은 기억을 하게 하고 생물학적 시간을 느리게 하는 방법으로 거론되는 두 가지 방법이 있다. 첫번째는 카페인이다. 커피를 마시면 카페인 성분이 신경세포의 속도를 올리는 역할을 하게 된다고 한다. 물론 효과가 긴 시간으로 나타나는 건 아니어서 중독의 문제도 있고 여기에만 의지하는 건 그다지 좋은 방법은 아닐 것이다. 또 다른 방법은 집중하는 것이라고 연구자들은 이야기 한다. 집중하는 순간에 정보전달 속도가 빨라지기 때문에 가장 효율적 방법으로 설명하고 있다. 집중하는 것도 훈련이고 역시 오랜 시간 하는 게 쉬운 일도 아니다.


언제부터인지 기억이 나지는 않지만, 나도 모르게 신경세포의 속도를 올리고 싶어서인지 아침을 시작하는 한 잔의 커피는 나의 하루를 시작하는 생활 습관이 되었다. 출근해서 연구실에 도착하면 커피머신의 버튼을 누르며 어떤 향과 맛을 가진 캡슐을 고를지 잠시 고민하지만 거의 항상 같은 캡슐을 고른다. 하루가 어제와 같게 시작하는 순간이다. 커피를 내리면서 캡슐을 빠져 나온 커피 향은 연구실을 채우고 기분이 좋아진다. 항상 사용하는 머그잔에 받은 뜨거운 커피를 잠시 옆에 놓고 컴퓨터를 켜고 오늘 할 일들을 잠시 생각하는 것도 어제와 같다.

 

아침의 캡슐 커피로는 아쉬워 ‘스타벅스’ 커피를 자주 찾게 된다. 프리퀀시를 모으는 재미로 쿠폰을 모아도 썸머 선물 예약하기는 성공하기가 어렵다. 5년 전에 학회 초청으로 미국에서 오신 선생님을 모시고 서울 관광도 시켜드리면서 같이 시간을 보냈던 일이 있다. 처음 서울에 오셔서 그런지 선생님은 발전된 서울의 모습에 놀라워하셨다. 차를 타고 길을 다니다 보니 역시 눈에 뛰는 건 광고판 이었을 것이고, 그 중에서도 미국 브랜드인 스타벅스가 눈에 띄셨던 것 같다. 특히 몇 백 미터를 못 가서 하나씩 있는 수많은 스타벅스에 인상이 깊으셨는지 그에 대한 이야기를 해 주셨다. 스타벅스(Starbucks)라는 명칭은 미국의 소설가 Herman Melville가 지은 장편소설 모비딕(Moby Dick/백경)에서 줄곧 커피를 들고 다니는 일등 항해사 스타 벅(Star Buck)에서 유래했고, 동그란 로고 안에 들어가 있는 웃고 있는 인어 모습은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세이렌(Siren)에서 모티브를 얻어 만든 것이라고 했다. 세이렌은 아름다운 미모와 달콤한 노랫소리로 뱃사람들을 유혹하여 선원들이 스스로 물에 뛰어들게 만들거나 배를 난파시켜 죽음으로 인도하는 것으로 알려졌는데, 이처럼 커피 애호가들을 유혹하고 홀려서 스타벅스에 자주 발걸음을 하게 만들겠다는 뜻이라고 한다. 그리스 로마 신화속에서 오디세우스는 이런 위험에서 벗어가니 위해 세이렌이 활동하는 지역에 다다랐을 때 스스로 돛대에 묶고 밀남으로 선원들의 귀를 틀어막았다고 한다. 이점에 착안해서 우리가 길거리에서 흔하게 듣는 경찰차나 앰블런스의 경고음이 아주 위험한 소리니 피해라는 의미를 가지게 1819년 프랑스의 발명가인 C. C. 투르가 경보장치인 사이렌(Siren)을 만들고 이름 지었다고 한다.


지금은 전세계에서 사이렌(Siren)은 경보라는 의미로 사용되고 있다.


하루에 커피를 세 네 잔 마시게 되는 날은 밤잠을 설칠 수 있다는 사이렌을 스스로 마음 속에 울리면서 좋아하는 커피를 멈추게 된다. 하루하루가 지나며 어제와 같이 살고 싶은 무의식 속의 나를 집중하게 해 줄 일상 속의 무언가를 찾으며 글을 마친다.

 

 

※ 이 글은 본지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