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년 임신한 Leilani Schweitzer는 네바다의 한 지역병원에서 아기가 태어나도 식물인간이 될 것이라는 이야기를 들었다. 그런데도 그녀는 다음 해 아들을 무사히 낳았다. 하지만 아기는 생후 4개월이 되어 수두증(hydrocephalus)으로 진단받아 두개강 내압을 감소시키려고 뇌실에서 복강으로 뇌척수액을 배액하는 시술을 받았다. 아이는 급속도로 좋아졌고 잘 자랐다. 생후 20개월이 된 어느 날, 아이는 장염 비슷한 증세로 같은 병원에 입원하였으나 실제로는 수두증과 관련된 문제였으며 제대로 된 진단을 받지 못하였다. 증상이 나아지지 않았기 때문에 아이는 그 지역병원에서 스탠퍼드 대학병원으로 전원 되었다. 스탠퍼드 대학병원에 입원하자 안심이 되었고, 엄마나 아이나 며칠간 밤잠을 자지 못한 관계로 병동 간호사는 병상 앞의 모니터 음을 소거하여 잠을 잘 수 있게 해주었다. 하지만 그 간호사가 지친 엄마를 너무나 배려한 나머지, 병실 모니터뿐만 아니라 간호사실을 비롯한 모든 곳의 기기 경보음을 무음으로 해 놓았던 것이 문제가 되었다. 결국 한밤중에 아이의 심장이 멈췄을 때 아무도 그 사실을 몰랐다. Leilani의 어린 아들은 스탠퍼드 대학병원에 입원한
후기 노인(75세 이상)의 약 40%는 이동 제한, 만성질환, 인지 저하로 치과 내원이 어렵다. 문제는 이들의 구강문제가 단지 구강을 넘어 흡인성 폐렴의 발생 등 전신건강과 생존에 직결되어 있고, 또 부천, 천안, 전남 광주 등 일부 지역사회 통합돌봄 시범사업에서 치과가 참여하여 유의미한 결과를 얻었다는 점이다. 이로 인해 ‘방문치과진료’와 ‘방문구강관리’가 돌봄통합지원법에 명문화되었으며, 이제는 국가적 아젠다로서 더 이상 미루거나 방치할 수 없는 상황에 이르게 되었다. 이번 시론에서는 일본의 앞선 방문치과진료 실태를 대략 살펴보아 국내에서 곧 진행되어야 할 방문치과진료 시범사업과 이어지는 한국형 방문치과진료 체계 구축에 대한 방향 설정에 도움을 얻고자 하였다. 일본 방문치과진료 도입 배경과 효과 일본의 방문치과진료는 통원 치료가 곤란한 노인의 자택, 요양시설, 병원, 또는 기타 거주지에 치과의사, 치과위생사 및 보조(행정)인력으로 구성된 치과의료팀이 직접 방문하여 진료하는 제도이다. 이의 시작은 2000년대 초반 일본 사회가 빠르게 고령화되는 상황에서 이에 대한 대응책의 하나로 방문치과진료가 포함된 장기요양보험(Kaigo Hoken)의 시행이었다. 물론 이
일상생활 속에서 뇌리에 떠나지 않는 사람이 있다. 누군가에게 호감을 갖고 칭찬할 수 있을 땐 참 기분이 좋다. 그 친구의 내면까지 볼 수 있는 것도 아니고 극히 주관적일 수도 있지만 필자에겐 너무나 모범적이고 귀감이 되는 친구가 있다. 그 친구 앞에만 서면 허튼 마음을 먹을 수 없다. 60대를 달리고 있는 필자의 나이가 되면 산전수전 다 겪어서 그런 사람을 만나긴 쉽지가 않다. 저마다의 방식으로 바른생활을 하며 열심히 살고 있는 사람이 대부분이겠지만, 사람이다 보니 실수도 하고 장점이 있으면 단점도 있기 마련이다. 평생 죄 짓지 않고 사는 사람은 드물 것이다. 본의 아니게 상대방에게 상처를 주기도 하고 잘못을 저지르는 경우가 있기 때문이다. 각자의 생활환경이 다르다보니 많은 시간을 함께할 수는 없었지만, 그 친구가 일상생활에서 예사로 쓰는 저속한 표현이나 욕을 하는 것을 한번이라도 들어 본 적이 없다. 어려운 이를 위해 주저 없이 돕고, 각종 봉사활동에 몸을 아끼지 않는 모습도 인상적이었다. 졸업 후 동문행사 때나 사회활동을 하면서 솔선수범하는 모습을 보면서 필자가 생각한 그대로의 모습이라 속으로 존경의 마음을 갖기도 했다. 기독교 신자 유무를 떠나서 혼자
리처드 도킨스(Richard Dawkins, 1941–현재, 영국 옥스퍼드대 진화생물학자)의 『이기적 유전자(The Selfish Gene)』는 1976년에 처음 출간된 이래 전 세계적으로 큰 파급력을 끼쳤습니다. 이 책은 진화론을 “유전자 중심 관점(gene-centered view of evolution)”에서 바라보며, 기존의 다윈주의를 새롭게 해석한 대표작으로 꼽힙니다. 특히 밈(meme)이라는 문화적 전파 단위를 소개한 것도 이 책의 중요한 기여입니다. 책의 제목만큼이나 그 내용도 도발적입니다. 유전자는 단순히 생물학적·화학적 정보를 담은 분자 단위에 불과하지만, 도킨스는 여기에 인간적인 가치판단이 담긴 “이기적(selfish)”이라는 수식어를 붙였습니다. 인간의 몸은 결국 유전자가 다음 세대로 전해지기 위해 활용하는 “생존 기계(survival machine)”일 뿐이며, 인간의 행동 또한 궁극적으로는 유전자의 보존 전략이라는 것입니다. 대학 1학년 때 처음 이 책을 접한 저는, 인간이 바이러스나 세균, 혹은 다른 동물과는 달리 고차원적인 존엄성을 지닌 존재라고 생각해 왔었습니다. 그러나 이 책을 읽으며, 나 자신 역시 단순히 유전자를 전달하기 위
최근 지방행사 참석차 KTX를 타러 서울역에 간 적이 있었다. 아니 웬걸 이게 우리나라 역인지, 외국역인지 모를 정도로 외국인 관광객이 역사를 가득 채우고 있었고, 타고 가는 좌석 앞뒤 옆자리 모두 외국인 일색이었다. 뒤에서는 러시아말도 들리고, 옆에서는 영어, 기타 정체불명의 언어도 들린다. 부산행 열차이고 필자는 경주에 내리는데, 경주역에서 새로 탑승하는 사람의 대부분도 외국인인 듯 싶었다. 아마 서울을 거쳐 경주를 여행하고 부산으로 향하는 길 이었으리라. 필자 기억상 우리나라에서 이렇게 외국인이 넘쳐나는 풍경은 거의 처음인 듯 하였다. 이는 최근 십 수년간 K-culture유행을 필두로 우리나라의 이미지가 좋아진 탓도 있지만 최근의 급격한 해외 관광객수의 증가는 분명히 연일 해외 가요계와 영화계의 모든 기록을 경신중인 글로벌 메가히트 Neflix 애니메이션 “케데헌” 때문인 듯 하다. 필자도 이게 왜 그리 인기가 있나 싶어 늦게나마 보았는데, OST도 빌보드 차트를 휩쓸고 있는 곡들 답게 중독성도 있고, 스토리와도 잘 어울렸으며, 영화의 메시지도 괜찮았다. 무엇보다 우리 한국의 전통을 거부감 없이 적절히 융합하였고, 외국인들의 관점에서 매력적으로 느낄만
얼마 전, 교회 지인을 통해 외국인 환자 한 분에 대한 자문요청을 받았습니다. 우리나라에 거주 중인 여성으로, 수개월 전 앞니 임플란트 시술을 받았는데 보철단계에서 문제가 생겼다는 사연이었습니다. 저는 소아치과 전문이라 임플란트에 대해서 잘은 모르지만 어쨌든 세컨 오피니언으로 자문은 해줄 수 있겠거니 해서 병원으로 오시도록 하였습니다. 환자는 올 초에 앞니 한 개의 임플란트를 심은 후, 최종 보철물을 올리려던 과정에서 충격적인 결과를 마주했다고 했습니다. 인공치아를 만들어서 보여주는 과정에서 치아 길이가 너무 길어서 입을 벌리기가 부끄럽고, 그래서 웃을 수도 없는 모습이었다는 것이었습니다. 저희 병원에 와서 검진을 했을 때에는 인공치아는 없는 상태로서 심은 픽스쳐만 있는 상태였는데 임플란트를 잘 모르는 제가 봐도 한 눈에 픽스쳐가 원래 위치해야할 치조정 중심에서 크게 벗어나 심미적으로나 기능적으로 적절한 위치가 아닌 매우 상방에 위치해 있었습니다. 치아를 발치하고 그 날 바로 식립했다는 진료기록부를 봐서는 발치와가 치유되면서 높이가 달라진 것이 아닌가 여겨지긴 했지만 그것을 감안하더라도 많이 심했습니다. 그래서 웬만한 방법으로는 만족할만한 보철물이 만들어지긴
첨단 시설이 갖추어진 병원에서는 의료의 오류가 생길 리 없으며 의사의 숙련도가 더해지면 치료 결과에 결코 실패가 없어야 한다고 많은 사람들이 믿고 있다. 이 때문에 의료사고는 완벽해야 할 의료 행위에 완벽하지 않은 의사를 만났기 때문이라고 여겨진다. 하지만 의사도 인간이므로 의료 행위 도중 오류가 있을 수밖에 없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운 좋게 부작용이 생기지 않았거나, 이와 반대로 명백한 오류가 없었다 해도 부작용이 초래되는 경우도 있다. 예를 들어 항생제 전 투약을 하지 않고 발치했으나 술후 심내막염이 생기지 않은 경우도 있지만, 임플란트를 잘 식립하였으나 골유합에 실패한 경우도 있다. 우리가 자주 마주치는 수술 후유증이나 의료 사고는 이 두 가지 사이 어딘가에 있다. 여성 환자가 하악전돌증으로 어느 병원에서 통상적인 악교정 수술(하악지 시상골절단술)을 받았다. 수술 직후 한쪽의 입술 감각이 좀 더 둔하였고, 3개월 정도 되었을 때 점차 돌아오는 경향을 보였다. 하지만 입술 감각이 완전히 돌아오지는 않았다. 환자가 인터넷에 검색하여 보니 그것이 하치조 신경 손상이라는 것으로 알게 되었다. 수술 후 1년이 경과한 후, 환자는 다른 병원에서 구강안면통증 검사,
기존의 치과진료가 대부분 구강의 국소적 병인에 대한 반응적(reactive)·환원적(reductive) 치료에 머물렀다면, 초고령화사회의 도래로 개인과 지역사회의 구강 및 전신 건강을 통합적으로 고려하는 전인적(holistic)·다학제적(multidisciplinary) 치과진료가 필요한 시대가 되었다. 이는 치아 우식, 치주염, 임플란트 주위염 등 구강질환이 구강에 국한된 요인만이 아닌 전신질환(당뇨, 심혈관질환 등), 생활양식(lifestyle) 등과 긴밀히 연계되어 있기에 통합적으로 접근해야 한다는 의미이다. 다시 말해 치과질환도 보다 근원적, 전인적 및 다학제적으로 치료하고 관리해야 하는 비전염성질환(NCDs, non-communicable diseases)이라는 의미이다. 이런 관점에서 내원 및 방문 치과진료의 자연스러운 연계는 물론 장기적으로 구강 및 전신 건강의 개선과 유지가 가능한 ‘생활양식치의학 진료’라는 새로운 패러다임에 대해 약술해보고자 한다. 라포(Rapport) 기반한 근원적 진료 ‘생활양식치의학 진료’란 구강 내 증상에 대해 그들의 전신병력과 약물복용, 생활양식(식이, 수면, 스트레스, 흡연과 음주 등), 심리사회적 요인, 직업적 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