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3월 현재, 중동에서는 미국과 이스라엘의 대이란 군사행동과 이란의 보복이 맞물리며 전쟁이 확전되는 양상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이 충돌은 이미 수 주째 계속되고 있고, 이란은 호르무즈 해협과 주변 인프라를 둘러싼 압박으로 대응하고 있으며, 미국과 이스라엘도 추가 타격 가능성을 공공연히 언급하고 있는 실정입니다. 이 사태는 전쟁이 더 이상 한 지역의 비극에 머물지 않고, 곧바로 세계 경제와 일상생활을 흔드는 시대에 우리가 살고 있음을 여실히 보여줍니다. 전쟁이 일어나는 근본 원인은 단 하나가 아닙니다. 흔히 사람들은 “누가 더 나쁜가”만을 묻지만, 실제 전쟁은 안보 불안, 역사적 기억, 영토와 해상 통로, 자원, 경제 제재, 정치 지도자의 계산이 겹치면서 발생합니다. 특히 국가는 자신이 공격받기 전에 먼저 움직여야 한다고 믿기 쉬운데, 이런 사고방식은 상대에게도 똑같이 적용되기 때문이죠. 그 결과 한쪽의 방어는 다른 쪽의 위협으로 보이고, 결국 상호 불신이 전쟁으로 번지게 됩니다. 이번 중동 위기에서도 군사 충돌 그 자체뿐 아니라 호르무즈 해협, 에너지 수송, 역내 동맹 구도, 핵시설과 기반시설 문제가 모두 얽혀 있습니다. 사실 대부분의 평범한 사람들
지난 3월 10일 대한치과의사협회 제34대 회장단 선거가 마무리 되었다. 기호 1번 후보가 4,852표를 얻어 4,757표를 득표한 기호 3번 후보를 단 95표 차이, 0.83%포인트의 초접전 끝에 당선되었다. 투표율은 63.97%로 유효 선거인 18,012명 중 11,522명이 참여하였으니 적지 않은 관심이 있었다고 할 만 하다. 이번 선거는 결선투표제가 폐지된 후 치러진 첫 선거였고, 4명의 후보가 출마하여 그야말로 마지막까지 긴장을 놓을 수 없는 치열한 경쟁이 펼쳐졌다. 두 차례의 정견발표회에서는 불법 덤핑치과 척결, 의료기사법 개정안 저지, 보조인력난 해소, 건강보험 수가 현실화, 대의원 대표성 확대 등 치과계의 숙원 과제들에 대한 각 후보의 비전이 쏟아졌고, 직역 갈등과 단합, 의료계 내 치과계 위상, 치과의사 수급 문제, 자율징계권 및 사법 리스크 등 첨예한 의제들을 놓고 뜨거운 논쟁이 이어졌다. 승패는 갈렸지만, 숫자로 보면 이번 선거는 치과계 민심이 얼마나 팽팽하게 나뉘어 있는지 여실히 보여준다. 한 조직의 대표를 뽑는 선거는 훌륭한 리더를 뽑아 결국 조직의 안녕과 번영을 위한 것이다. 따라서 선거의 결과에 대한 방점은 결국 선출된 리더 개인이
어느 일요일, 여느날처럼 아침 일찍 일어나 산에 가려고 준비하면서 핸드폰을 들어 간밤에 온 메시지를 무심코 확인하는데 통상적인 문자들과는 다른 특별한 카카오톡 메시지가 눈에 띄었다. 다름 아니라 진료를 받던 16세 여자아이 어머니께서 저 멀리 콜롬비아에서 연락을 주신 것이었다. 이 가족은 아버지께서 회사 주재원으로 남미 나라들을 2년에 한 번꼴로 이동하면서 외국에서 지내는 시간이 대부분이고 한국에 가끔 나올 때 진료를 받았기 때문에 혹시라도 현지에서 치과적으로 문제가 있을 때 현지 치과방문이 힘들거나 자문을 구할 일이 있을 때 이용하시라고 메시지 친구로 등록을 해드렸었던 가족이었다. 메시지의 내용은, 아이가 평소에 이갈이가 있었지만 일상생활에 크게 불편감은 없어서 그냥 지내왔는데 어느 날부터 턱관절에서 소리가 나기 시작하더니 급기야는 입이 잘 안벌어지더라는 것이었다. 그래서 현지 치과에 방문해서 물리치료 등 여러 가지 처치를 받았는데 개선이 되기는커녕 오히려 더 심해저서 이제는 입이 1cm정도 밖에 안벌어지고 통증도 심해서 일주일째 미음을 흘려 넣어 겨우 식사를 하고 있는 중이고, 결국 현지 대학병원 치과까지 가보았는데 상태가 너무 심하니 전신마취하에 턱관절
미국의 심장이라 할 수 있는 백악관, 국회의사당, 워싱턴 기념비, 링컨 기념관 등이 모여 있는 광활한 공원 지역을 ‘내셔널 몰(National Mall)’이라 부른다. 이곳을 한눈에 내려다볼 수 있는 곳이 포토맥강 건너편의 알링턴 국립묘지다. 이곳에는 약 43만 명이 매장되어 있으며, 남북 전쟁에서부터 9·11 테러, 이라크 전쟁에 이르기까지 목숨을 잃은 수많은 군인이 잠들어 있다. 알링턴 국립묘지가 매우 넓은데도 불구하고 어떠한 음식물도 반입이 금지되어 있다. 알링턴 국립묘지는 완만한 언덕을 따라 조성되어 있는데, 언덕의 가장 높은 곳에는 ‘알링턴 하우스(Arlington House)’라는 베이지색 건물이 케네디 대통령 묘지 바로 위에 자리 잡고 있다. 알링턴 하우스는 외관이 웅장하지만 내부는 비교적 소박하다. 원래 이 집은 남북 전쟁 당시 남군 총사령관이었던 로버트 리(Robert E. Lee) 장군이 살던 곳이다. 리 장군의 아내 메리 애나 커스티스는 조지 워싱턴의 자손이었고, 워싱턴이 남긴 막대한 토지 중 일부가 리 장군의 아내 메리에게 상속되었는데 그곳이 바로 지금의 알링턴 국립묘지 부지 전체에 해당하였다. 리 장군 부부는 대가족이 모여 정원도 만들
방문치과진료는 병원 진료실을 벗어나 환자의 삶의 자리로 들어가는 의료이다. 환자의 집, 요양시설의 작은 방, 침대 옆의 좁은 공간이 진료실이다. 치과용 체어 대신 침상 가장자리에 앉고, 천장등 대신 형광등 아래에서 구강을 들여다본다. 의료는 더 이상 ‘내 공간으로 환자를 불러들이는 행위’가 아니라, ‘환자의 공간으로 들어가는 행위’가 된다. 그래서 방문치과진료는 단순한 “찾아가는 의료서비스”가 아니다. 의학적·기능적 이유 즉 거동이 어렵고, 전신질환이 복합적으로 얽혀 있으며, 이동 자체가 위험이 되는 사람을 위한 특별한 진료 형태이다. 치과 진료실에는 익숙한 장비와 인력, 응급 대응 체계, 감염관리 시스템이 갖추어져 있다. 하지만 방문 현장에서는 상황이 다르기 때문이다. 공간은 협소하고, 장비는 제한적이며, 응급 상황이 발생했을 때 즉각적인 대응 여건도 충분하지 않다. 그러므로 진료 환경을 정교하게 구축하지 않으면 더 위험해질 수 있다. “어떻게 준비하느냐”가 그 성패를 좌우할 수밖에 없는 이유이다. 이에 방문치과진료의 성공의 핵심은 다음의 세 가지 질문으로 정리할 수 있을 것이다. 핵심 I. 누구를 방문할 것인가? 안전한 대상자 선별의 문제 방문치과진료는
절실하게 느끼기 전에는 평소 누리던 것들에 대해 고맙다는 생각을 하지 않는다. 흔히들 말한다. 호흡하는데 필요한 공기를 고맙게 여기기는커녕 당연하게 여기는 것처럼, 대기오염이나 황사로 인해 호흡에 불편을 느끼고서야 맑고 신선한 공기의 소중함을 깨닫는다. 부모님의 사랑을 받고 살면서 마음에 들지 않는 것 하나라도 있으면 불만불평을 늘어놓기가 일쑤다. 나중에 결혼해서 애 낳고 살면서 어려운 현실에 직면해서야 부모님의 사랑과 고마움을 느낄 때가 많다. 고마움을 느끼기는커녕 그때가 되어서도 부모님이 도와주지 않는다고 원망하는 경우도 많다. 예전에는 나이가 들어 애 둘은 낳아야 철이 든다고 했는데 개인주의가 팽배해지면서 결혼연령도 늦어지고 여러 가지 이유로 비혼주의자도 많고 철이 들기 참 어렵다는 생각을 한다. 삶의 마지막 순간까지도 철이 안 든다는 우스갯소리를 많이 듣는다. 같은 공간에서 수십 년 근무하면서 보람을 느낄 때도 있지만 몸이 불편해서 쉬고 싶을 때도 있다. 벗어나고 싶다는 생각도 했지만 최근에 한 번 심하게 아파서 고생하고 난 뒤에야 비로소 평범한 일상이 정말 소중한 순간임을 깨닫게 되었다. 심하게 다치거나 아픈 후에 일상으로 돌아갈 수 있다는 희망,
우리는 타인의 시선 속에 살고 있습니다. 타인의 기대와 평가가 때로는 우리를 성장시키지만, 어떤 순간에는 한 사람의 삶을 무너뜨리기도 합니다. 러시아 후기 낭만주의의 거장 라흐마니노프(Sergei Vasilyevich Rachmaninoff, 1873-1943)의 삶은 그 과정을 선명하게 보여줍니다 (그림 1). 그는 러시아 노브고로드 지역에서 태어나, 말년에 미국 캘리포니아에서 생을 마친 작곡가이자 피아니스트, 지휘자였습니다. 그의 음악은 흔히 ‘낭만주의의 언어’로 기억되지만, 그 인생을 관통하는 더 뚜렷한 줄기는 타인의 시선이 한 사람을 무너뜨릴 수도, 다시 살릴 수도 있다는 사실입니다. 저는 라흐마니노프의 경험을 ‘타인의 시선’ 이라는 렌즈로, 다섯 단계로 나누어 살펴보고자 합니다. 첫 번째 단계는 ‘기대와 검증’의 시선입니다. 라흐마니노프는 어린 시절부터 재능 있는 소년으로 평가받았습니다. 그 시선은 곧 기대로 바뀌었고, 기대는 젊은 예술가에게 ‘증명해야 하는 과제’가 됩니다. 그는 17-18세 무렵, 이미 피아노 협주곡 1번(Op. 1)을 썼고, 자신이 단지 연주자가 아니라 작곡가임을 보여주려 했습니다. 이 작품은 지금 들어도 번뜩이는 패기가 느껴지
도날드 트럼프 대통령의 취임 이후, 전세계는 상식을 뛰어 넘는 그의 언행에 연일 술렁이고 있다. 공식적인 자리에서 주권 국가인 캐나다를 ‘미국의 51번째 주’라 부르는가 하면, 덴마크령의 그린란드를 상의도 없이 미국에 편입시키겠다고도 하고, 우크라이나 젤렌스키 대통령에게는 심지어 생방송 중임에도 ‘당신네 나라는 거지 신세’라고 모욕하며 백악관에서 쫓아내기도 했다. 오랜 동맹인 한국과 일본에 대해서도 ‘수십 년간 미국을 착취해온 대표적 나라들’이라고 하는 등, 천박(?)하게 자기 힘자랑에 열심인 세계 최강국의 대통령을 보고 있노라면 아무리 협상을 위한 계산된 언행이라고 하더라도, 전 세계인들에게는 충격이고, 지난 미국 대통령들은 그 누구 보다 점잖은 성자이고 신사였다는 느낌이다. 그간의 글로벌 정치, 외교가 비록 위선일 수는 있지만 그래도 겉으로는 체면과 예의를 갖추었다면, 이제는 아예 가면을 벗어 던지고 원래 그대로 ‘날’ 것의 원초적 욕망을 드러내는 게 자연스러워진 느낌이다. 섣부른 판단일지 모르지만, 돌고 도는 역사의 필연일까? 세계는 약육강식의 동물적 제국주의시대를 겪은 지 채 100년도 안되어 다시 그 시대로 회귀하고 있는 듯하다. 누구보다 아픈 제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