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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 추천도서 - 휴가와 책

김동석 원장


·치의학박사
·춘천예치과 대표원장
<세상을 읽어주는 의사의 책갈피>,

<이짱>, <어린이 이짱>, 
<치과영어 A to Z>, <치과를 읽다>,

<성공병원의 비밀노트> 저자

 

 

 

 

 

 

 

휴가 때 읽으면 좋은 책들에 대한 정보가 이맘쯤 늘 나옵니다. 휴가를 떠나는 유명인들의 여행 가방에 어떤 책이 들어있나 궁금해하기도 합니다. 책을 좋아하는 오바마 대통령이 휴가 때 읽은 책은 베스트셀러가 되기도 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책과는 친하지 않은지 추천하는 책이 잘 검색되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트럼프가 제발 읽었으면 좋겠다는 책이 검색되어서 웃었던 기억이 있습니다. 평상시에 책을 읽을 기회가 적어서 모처럼 휴가를 맞아 읽는 책은 여유와 휴식을 주는 양념 같은 맛이 있습니다. 물론 밀린 책을 읽어야 한다는 강박으로 휴가를 망칠 수는 없습니다. 하지만 여유와 휴식을 안길 수 있는 책을 잘 선정한다면 힐링을 받는 휴가가 될 수도 있음을 그 경험을 해본 사람이라면 잘 알고 있을 것입니다.

 

휴가 때마다 가방에 책이 없으면 허전하다고 느낍니다. 저마다 휴가 때 읽는 책을 선정하는 기준은 다릅니다. 하지만 책 읽는 여행이 아닌 이상은 무겁고 어려운 책은 짐이 됩니다. 그마저 읽지 못하고 휴가를 끝내면 아쉬운 여행이 될 수도 있습니다. 휴가 때 어떤 책을 읽었는지에 대한 궁금증이 갈수록 사라지고 있습니다. 힐링을 얻을 방법이 더 다양해졌기 때문이지만, 다 읽은 책을 가방에 넣고 집으로 돌아오는 휴가의 여운이 늘 기분 좋습니다.

 

 

그리스로마신화 속 연관된 클래식 음악과의 만남
신화와 관련 곡 체계적으로 이해할 수 있는 기회

『신화와 클래식』 시공사, 2021

 

읽어야 하는 고전 필독서를 볼 때마다 그 책을 꾸준하게 읽는 사람이 과연 있을까 생각합니다. 내용이 방대하고 스토리가 생각보다 지루한 것들이 많기 때문입니다. 오래전 써진 책은 지금의 우리가 이해하고 받아들이기에는 어려운 사회적 배경과 시대차가 있기 때문입니다. 저는 고전에 대한 길지 않은 해설과 새롭게 재해석한 책들을 오히려 좋아합니다. 적어도 해박한 지식이 있는 사람이 할 수 있는 작업이고 그 결과물은 현대의 우리가 접하기에 덜 지루하고 이해도 잘 되기 때문입니다. 그리스로마신화는 그나마 아주 대중적인 고전에 속합니다. 하지만 여전히 방대한 내용과 등장인물은 쉽게 다가가기 어렵게 만듭니다. 어쩜 고전과 클래식의 만남이 더없이 지루하지 않을까 생각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그러한 염려는 이 책의 초반부만 읽어봐도 사라집니다.

 

이 책은 신화를 먼저 다루고 여기 관련된 곡을 소개하는 구성을 취하고 있습니다. 덕분에 체계적으로 신화와 그와 연관된 음악을 이해할 수 있고, 음악가의 해석과 곡의 탄생 배경, 또 저자가 이야기하는 이 음악만의 개성과 매력까지 담았습니다. 1부 ‘신화의 탄생’은 전체적인 개관에 이어 2부 ‘신의 시대’는 올림포스 12신을 중심으로 중요 신들의 이야기입니다. 3부는 책의 중심이기도 한 ‘영웅의 시대’로, 다양한 인간군상이 등장합니다. 신화와 클래식의 미로에 빠져들어서 길을 잃어버리는 경험도 나쁘지 않습니다.

 


‘82년생 김지영’의 조남주 작가가 펴낸 단편소설집
초등생부터 노인까지 여성이 겪는 삶 경험 담아내
 

『우리가 쓴 것』 민음사, 2021

 

조남주 작가의 『82년생 김지영』은 현재까지 27개국 25개 언어로 번역된 밀리언셀러입니다. 그 책이 1982년생을 중심으로 한 여성 서사였다면 『우리가 쓴 것』은 여든 살 노인부터 열세 살 초등학생까지, 다양한 나이대의 여성들이 겪는 삶의 경험을 이야기합니다. 10년에 걸쳐 다양한 지면에 기고했던 「여자아이는 자라서」, 「가출」, 「현남 오빠에게」 등 8편의 단편소설을 묶은 소설집입니다. 각각의 작품은 가스라이팅, 불법촬영, 돌봄 노동, 가부장제, 여성 노년의 삶, 페미니즘 내 세대 갈등 등 그동안 여성의 삶을 이야기하는 데 주요한 화두로 등장했던 문제들을 관통합니다.

 

『82년생 김지영』 이후 한국 사회의 젠더감수성은 커져 보입니다. 하지만 여전히 예민한 화두입니다. 이 책이 페미니즘을 이야기하거나 그런 의도로 써진 것은 아닙니다. 오히려 밀리언셀러의 여파로 작품의 순수성이 반감되지는 않을까 걱정이 되기도 하는 이유입니다. 관심을 가지면 주변에 보이는 이웃에 관한 이야기에 묘한 여운을 계속 남기는 내용은 좌표가 없는 우리의 인생에 어떤 지도를 보여주고 있는 것 같기도 합니다.

 


마케팅에 관심있다면 반드시 읽어야 할 필독서
미래는 휴머니티 지향한 기술활용 마케팅 시대

『마케팅 5.0』 더퀘스트, 2021

 

마케팅에 대해 조금만 관심을 가졌던 사람이라면 들어봤던 이야기들이 있습니다. 제품만 좋으면 팔리던 시대(1.0)를 거쳐 눈높이가 올라간 소비자를 분석해야 하는 시대(2.0)를 지나 우리는 마켓 3.0에서 품질은 기본이고 차별화된 가치를 어필해야 살아남는 ‘인간 중심의 마케팅’을 고민한 바 있습니다. 정리해 보면,


마켓 1.0 - 제품 중심의 마케팅 시대
마켓 2.0 - 소비자 중심의 마케팅 시대
마켓 3.0 - 인간 중심의 마케팅 시대(가치와 스토리 중심)
마켓 4.0 - 디지털 마케팅으로의 전환 시대(전통적 마케팅에서 디지털 마케팅으로)
                                                   마켓 5.0 - 휴머니티를 지향한 기술 활용 시대


다시 한번 ‘인간다움(휴머니티)’을 외치는 마켓 5.0은 언뜻 3.0의 가치와 비슷해 보입니다. 하지만 그 안을 들여다보면 훨씬 높은 난이도의 과제가 생긴 것을 알 수 있습니다. 4.0이 촉발한 디지털 시대로의 전환 즉, 인공지능(AI), 증강/가상현실, 자연어처리(NLP), 블록체인 등 중요한 변화가 더해졌기 때문입니다. 디지털 기술이 본격화한 제품과 마케팅에 지극히 ‘인간적인’ ‘인간을 위한’ 모습까지 띠어야 하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마케팅을 이야기한다면 읽어야 할 필독서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