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의신보가 1966년 12월 15일 ‘칫과월보’라는 이름으로 첫걸음을 내디딘 지 59년이 되었다. 59년이라는 긴 세월은 단순한 시간의 흐름이 아니라, 대한민국 치과계의 발전상을 곁에서 지키고 기록해온 ‘신뢰의 역사’ 그 자체다. 치과계 유일의 정론지로서 쌓아온 이 신뢰를 바탕으로, 치의신보는 이제 눈앞에 다가온 AI 시대의 대변혁을 선도할 미래 비전과, 치과계가 함께 해결해야 할 산적한 숙제들을 명확히 제시하고 있다. 치의신보가 그리는 미래는 ‘첨단 미디어’로서의 확고한 자리매김이다. 급변하는 시대 변화를 직시하며, 우리는 더 이상 단순히 정보를 전달하는 역할에 머물지 않을 것이며 3대 지향점과 지속 발전을 위해 풀어나가야 할 숙제들을 인식하고 있다. 첫째, 치의신보는 AI 진단, 디지털 치료 등 첨단 기술과 정부 정책 변화를 가장 빠르게 분석하고 예측하여, 치과계 가족들이 미래를 대비할 수 있는 ‘지식 게이트웨이’ 역할을 수행할 것이다. 둘째, 치과산업계와의 긴밀한 협력을 통해 국내외 동향, 신기술 정보를 깊이 있게 제공하고, 임상과 산업이 함께 성장하는 상생 플랫폼을 구축하는 데 앞장설 것이다. 셋째, 지면신문뿐만 아니라 ‘치의신보 TV’와 e-
넷플릭스에서 서울자가에 대기업에 다니는 김부장의 스토리를 그린 드라마가 인기를 끌며 방영하고 있다. 평생 대기업 문턱이라고는 밟아본적도 없고 스타트업에서 마케팅 인턴한게 전부인 나도 괜시리 공감하며 눈물 찔끔 하게 될 정도로 스토리가 흡입력 있다. 요즘 같은 아파트 신고가 시대에 서울 자가 보유라 하니 자랑인건가 싶었는데 야심차게 노리던 임원 승진에 실패하고 인사팀에 의해 지방 한직으로 좌천되는 과정이 꽤나 눈물겹다. 에이 요즘 저런 경우가 어딨어~ 하는 반응도 있었는데 얼마 전 삼성바이오로직스 인사팀에서 저성과자 및 사내 정신과 상담을 다녀온 직원들을 조직적으로 관리하며 불이익을 주고 있었다는 사실이 밝혀진걸 보니 현실이 드라마보다 더 냉혹한 드라마인 것 같다. 지방으로 발령나고 본사 복귀에도 실패한 김부장은 점입가경으로 10억원의 상가 계약 사기를 당하게 되는데 몇 년 전 부모님이 실제 몇 억원의 사기를 당한 경험이 있는 나는 식은땀이 흘러 차마 웃으면서 볼 수 없었다. 예금과 적금만이 가장 좋은 것이라 믿으시던 부모님은 주변인의 투자 권유에 큰 돈을 덥석 투자했다 막대한 손실(내 개원자금)을 입으셨는데 실제로 직장에서 퇴직한 4-50대가 상가나 부동산
<The New York Times>에 오랫동안 연재되고 있는 칼럼으로 “The Ethicist”가 있습니다. 현재 뉴욕대학교 철학과 교수인 윤리학자 콰매 앤터니 애피아가 맡은 이 칼럼은 독자가 보내는 윤리 관련 질문에 윤리학자가 답하는 방식으로 꾸려지고 있습니다. 치의신보에서 매월 1회 의료윤리 주제로 같은 형식 코너를 운영해 치과계 현안에서부터 치과 의료인이 겪는 고민까지 다뤄보려 합니다.<편집자주> 김준혁 치과의사·의료윤리학자 약력 연세대학교 치과대학 졸, 동병원 소아치과 수련. 펜실베이니아대학교 의과대학 의료윤리 및 건강정책 교실 생명윤리 석사. 연세치대 치의학교육학교실 교수 저서 <누구를 어떻게 살릴 것인가>(2018), 역서 <의료인문학과 의학 교육>(2018) 등. 최근 화제와 함께 마무리된 “은중과 상연”이라는 드라마를 보셨는지요. 드라마에서 안락사가 다루어지는 방식을 보면서, 치과의사로서 그에 대해 무언가 말을 해야 한다는 생각은 들었지만 딱히 입이 떨어지진 않더라고요. 그냥 좋더라는 아닌 것 같은데, 한번 살펴봐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익명> 본 칼럼에서 존엄사 및 안락사와 관련한 내용
얼마 뒤면 벌써 2년 차를 바라보는 봉직의로서 현재 내가 가장 많이 하는 술식을 꼽으라면 단연 근관치료가 압도적인 것 같다. 환자의 치아를 치료할 땐 실수가 용납되지 않기에, 학부 시절 수도 없이 반복했던 근관치료와 관련한 이론과 실습 경험을 바탕으로 매일 진료가 끝나면 혼자 남아 발거치를 열심히 치료했던 것 같다. 그리고 난 뒤에야 약간의 자신감과 대표원장님의 응원을 등에 업고 직접 환자의 치아를 맡기 시작했다. 처음엔 단근치 증례로 감을 익혀가며 자신감이 점점 붙었지만, 문제는 다근치였다. 천공, 기구파절, 과충전 등과 같은 실수는 다행히 한 번도 없었지만, 다근치 근관치료는 매번 치료할 때마다 변수가 참 많은 것 같다. 사실상 근관치료가 계획된 치아다 보니 치관이 멀쩡하지 않은 경우가 많았기에, 교과서에서 언급되어 있는 ‘삼각형’ 또는 ‘직사각형’ 모양의 친절한 접근와동은 거의 없다시피 했다. 그보다는 결손된 치질의 원래 부피를 상상하며 근관으로 접근해야 하다 보니 임상적 경험이 부족한 나로서는 근관치료의 매 순간순간이 긴장의 연속으로 다가왔다. 특히 제일 난감한 경우는 석회화가 심하게 일어난 다근치의 근관치료인데, 접근도 쉽지 않을 뿐 아니라 근관을
대한치과의사협회 자재·표준위원회에서는 국제표준화기구 치과기술위원회(ISO/TC 106)에서 심의가 끝나 최근 발행된 치과 표준을 소개하는 기획연재를 2014년 2월부터 매달 게재하고 있습니다. 환자 진료와 치과산업 발전에 많은 도움이 되기를 바랍니다. 회의장이 열리기 전, 로비를 가득 채운 다양한 언어의 인사말 속에서 먼저 뛰기 시작한 것은 머리가 아니라 마음이었다. 장비와 소재, 소프트웨어의 성능을 한 뼘 더 밀어 환자에게 돌아갈 이익을 키우겠다는 생각이 자연스레 집중을 불러왔다. 서울에서 만난 세계의 동료들은 각자 다른 배경을 지녔지만, 더 나은 진단과 치료라는 목표 앞에서는 한 방향을 바라보고 있었다. 총회는 표준의 초안을 다듬는 자리이자, 임상 현실을 더 정밀한 언어로 옮겨 적는 과정이었다. 개인적으로 서울은 오래 묵은 아쉬움을 덜어 준 장소였다. 2013년 인천 송도에서 총회가 열렸을 무렵, 나는 구강스캐너 성능평가 국책과제와 협회 단체표준 작업을 하며 표준의 문턱을 두드리던 초보자였다. 그러나 정작 회의장에는 들어가지 못했다. 2017년 홍콩에서 처음 총회에 참여한 뒤 국제표준의 매력에 빠져 매년 발걸음을 이어왔고, 이번 서울총회는 그 초심을 다시
지난 11월 13일, 치의신보 기획 4차 포럼의 주제였던 ‘AI 물결 속 치과계 현재와 미래’는 우리에게 AI가 더 이상 먼 미래가 아닌, 생존을 위한 필수 전략임을 분명히 일깨워주었다. 패널들의 일치된 의견처럼, AI는 거대한 강물의 격류와 같아 이를 거스를 수 없으며, 이제 치과 경영의 핵심 요소로 깊숙이 자리 잡았다. 진료실 내 AI 영상 진단 보조 솔루션부터 환자 응대, 마케팅에 활용되는 챗봇 및 데이터 분석까지, AI는 이미 우리 곁에 와 있다. AI 리터러시: 진단과 치료를 넘어선 ‘새로운 눈’ AI 기술이 치과의사의 일을 완전히 대체할 수는 없다는 것이 중론이지만, AI를 잘 쓰는 치과와 그렇지 못한 치과 사이에 극명한 차이가 생겨날 것이라는 현실적인 경고는 간과할 수 없다. 이는 곧 AI 리터러시와 경영 능력이 생존 경쟁력이 되는 시대가 도래했음을 의미한다. AI 리터러시는 단순히 인공지능이 무엇인지 아는 것을 넘어서서 AI가 생성하는 데이터를 비판적으로 해석하고, 이를 임상 의사 결정 및 경영 전략 수립에 통합할 수 있는 능력으로 볼 수 있다. 우리는 머신러닝, 딥러닝의 기본 개념을 이해하고, 치과 특화 AI 솔루션의 작동 원리를 파악하여 A
필자는 치과의사라는 진로를 선택했을 때부터 국제기구에서 일하고 싶다는 꿈을 품고 있었다. ‘국제기구에서 일하는 치과의사’가 되는 것이 목표였고, 그래서 언어 공부에도 많은 시간을 쏟았다. 세계치과의사연맹(FDI)에서 활동하는 일은 오랫동안 품어온 바람이었다. 그런 FDI 총회에서 최연소 상임위원으로 선출되었을 때 놀라움이 먼저였고, 동시에 커다란 책임감이 뒤따랐다. 전혀 예상하지 못했던 결과였기에, 회원국들의 직접 투표로 만들어진 이 자리가 더욱 무겁게 다가왔다. ‘최연소’라는 수식은 영광이지만, 부담도 크다. 임상 경험과 조직 경험이 풍부한 분들이 많은데 왜 나를 선택했을까. 여러 대표단의 답은 단순했다. “젊은 치과의사의 목소리가 필요하다.” 국제회의에 참석하다 보면 문화와 환경은 달라도, 많은 나라가 비슷한 문제를 안고 있음을 느낀다. 그중 하나가 바로 젊은 치과의사들의 협회 이탈 문제다. 대부분의 국가에서 젊은 치과의사들의 협회 가입률은 낮은 편이다. 미국치과의사협회(ADA)도 이 문제를 심각하게 인식하고 있으며, 신입 치과의사들로 구성된 위원회를 신설하고 이사회 투표권을 부여하는 등 여러 대안을 모색 중이다. 단순한 통계가 아니라, 치과계 전체가 세
각 학회나 연구회들의 추계학술대회나 컨퍼런스들이 10월, 11월에 집중되어 있는데 참여 치과의사들의 표정은 밝아 보이지 않는다. 현재 치과계는 내부적으로 저수가 경쟁 심화와 공급 과잉의 이중고에 직면해 있고 국가적으로는 저성장 패턴이 지속되고 있는 환경에서 단순한 전략으로는 지속 가능한 성장을 기대하기 어렵다. 우리는 치과의료의 본질적인 가치를 재정립하고, 능동적인 진료 영역 확장을 통해 위기를 극복해 나가야 한다. 그 방법으로 치과의사가 구강을 넘어 전신건강관리의 핵심 역할을 수행하는 미래, 이것이 우리가 만들어갈 새로운 지평이다. 학문적 근거로 우리의 몸은 전신이 근막, 혈관, 신경, 체액으로 연결되어 있고 순환, 호흡되므로 계통이나 부분에 집중한 진료와 더불어 통합적(전신) 진료를 중시하는 경향이 강해지고 있다. 초고령화 시대에 진입한 2025년을 지나 2026년에는 통합돌봄지원법이 시행됨에 따라, 전신건강관리의 한 축 역할을 치과계가 할 수 있다. 이미 일본에서는 방문진료가 정착되어 있어 우리 현실에 맞게 적용해 나가는데 치과계가 능동적으로 참여하고 리드해야 한다. 고령 환자는 필연적으로 다수의 전신 만성질환을 동반하며, 이들 질환과 구강건강 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