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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배님!! 어떻게 하면 성공한 삶을 살 수 있을까요?

Relay Essay 제2468번째

제가 페이할 때 치의신보에 글을 한번 적은 적이 있다. 한 12년 전의 일인데, 참으로 오랜 세월이 지났다. 그때 기고한 글의 제목도 아마 “선배님 어떻게 하면 성공한 삶을 살 수 있나요?” 였을거다. 인생의 성공에 대한 이야기를 물었는데 선배들은 한결같이 소위 말하는 대박 치과에 대한 이야기만 늘어놓으셨다. 어떤 선배는 환자들한테 카리스마 있게 대해야 하고 말수를 줄여야 성공할 수 있다는 선배도 있었고, 어떤 선배는 친절하게 환자에게 사근사근 말을 많이 해야한다는 선배도 있었다. 또 직원들한테 잘해줄 필요는 없다는 선배와 직원들을 인간적으로 대해주어야 그 병원도 잘된다는 선배도 있었고 되게 다양했었다.

 

그때 내가 내린 결론은 ‘선배들이 인생의 성공 기준을 병원 매출로 생각하는구나’, ‘자본주의 사회에서 돈을 얼마나 버는 게 성공의 척도가 될수 있겠구나’, ‘선배들 입장선 내가 이렇게 하다보니 병원이 잘되니 너도 이렇게 하면 성공할 수 있다고 생각하시는구나’ 즉 심리학적으로 내가 이렇게 해서 성공했으니 나와 같은 방식으로 해야지만 너도 성공할수 있어! 아니면 실패할거야! 이런 기본 전제가 깔린 마인드라고 분석했다. 성급한 일반화의 오류이기도 하다. 그 말인 즉 상당히 주관적인 기준을 다들 말했다고도 볼 수 있었다.

 

그 질문을 던지고 12년 정도가 흘러 나도 어느덧 개원의가 되었다. 이후 치의신보에서 연락이 와서 그때 기고했던 글이 떠올랐다. 지금 제 후배가 저 질문을 저에게 물어본다고 한다면 저는 뭐라고 대답해줄까요?

 

우선 이 질문에 대답하기 위해선 대답하는 사람의 인생관이 중요하지 않을까 싶다. 인생관이 그 답변에 고스란히 묻어날 것이기 때문이다. 인생의 성공을 물어본다면 현재 본인이 처한 상황에 대해 만족하면 그게 바로 성공한 삶이지 않겠나라고 대답해줄거 같다. 상당히 포괄적이고 추상적인 답변 같긴한데, 본인이 생각할땐 성공한 삶이란 만족하는 삶과 같은 뜻이고 그 만족은 결국은 소위 말하는 자기 만족이며 그 자기 만족은 긍정적인 사람은 더 잘 느끼기 마련이다. 즉 긍정적인 사람은 본인이 현재 성공한 삶이라고 생각할 확률이 높은거다. 그런 의미에서 나는 성공한 사람이다. 그 이유는 번듯한 직업도 가지고 있고, 너무나도 귀여운 복숭아 같은 5살 딸래미와 코믹한 밤톨같은 3살 아들래미가 있고, 사랑하는 와이프가 있기 때문이다.

 

성공을 치과와 관련해서 후배에게 말해준다면 성공한 치의란 자본주의 사회에서 이것이 직업이니 어느 정도 경제적 여유를 얻으면서 본인의 진료 컨셉 진료 퀄리티에 어느 정도 만족하며 환자와 원장이 어느 정도 윈윈하고 있는 원장이 성공한 개원의라고 대답해주고 싶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자기 심리적 만족만 얻으면 가족들은 굶어죽기 때문에 돈이 무척이나 중요하다. 소위 말하는 덴트포토, 국세청 평균 매출 정도만 된대도 만족할만하지 않을까 싶다. 살면서 느끼는게 평범하게 또는 평균으로 살아가는게 사실 생각보다 쉽지 않은 일이라고 본다.

 

예를 들어 이혼 안 하고 결혼생활 유지하는 것, 주변 원장과 비슷하게 버는 것, 건강에 큰 문제없이 무탈하게 사는 것 등 말이다. 평균이 아니고 매출 하위권이라도 본인이 만족하고 가족들 건사할만큼 된다면 그것 또한 성공한 치의다. 하지만 곳간에서 인심이 난다고 그 말도 맞는 말이다. 경제적인 풍요로움이 있어야 타인을 바라보는 시선, 나를 바라보는 시선이 부드러워진다.

 

남과의 비교는 비교를 부르고 욕심은 욕심을 나을 수밖에 없다. 우리가 성공하지 못했다고 생각하는 이유 중에 하나는 남들 동기 선배 후배와 나를 비교하기 때문이 크다고 본다. 하지만 그게 인간입니다 성인군자가 우리나라 국민 중 몇 명이나 될까? 0.0001%도 안 되지 않을까. 인간 심리가 사촌이 땅사면 배아프고 그런거다. 결국 내가 하고 싶은 말은 그런 본인을 인정하고 돈을 좋아하면 좋아한다, 인정하고 굶어죽어도 진료 퀄러티가 세상에서 가장 중요하다 라고 생각하는 본인이라면 사실대로 스스로를 인정하고 삶을 바라보면 훨씬 더 만족하는 삶이 될 거다. 그건 확실하다.

 

남들과 비교하니 배 아프고 우울해지고 나는 그동안 뭐했나? 느끼는 게 정상적인 인간의 감정이다. 그 감정을 이해하고 인정하고 당연한 감정이라는 걸 인지하고 모든 걸 바라봐야 삶이 만족스럽지 않겠나 본다. 남과의 비교에서 벗어나려고 노력하지 말고, 비교하면 상대적 박탈감 기분이 다운되는 걸 당연한 심리라 받아들이고 그러려니 넘기는 게 더 중요한 자세이지 않나 싶다.

 

어머니께서 “영원한 불행도 영원한 행복도 없다”라고 말씀하셨다. 불교 경전에 나오는 이야기라 한다. 나는 무교이자 무신론자이지만 인생에 있어 참으로 새겨들어야할 말이지 않나 싶다. 성공도 영원한 성공 영원한 실패도 없는거다. 이 문구에 인생을 대입한다면 현재 바로 이 순간 만족감을 느끼는 삶이라면 성공한 삶이라고 보면 된다. 장인어른께서도 “일희일비 하지 말라”라고 일갈하셨다.


우리 치의들이 이 부분이 참으로 안 된다. 환자와의 관계에서 처음 접하는 문제들이 끊임없이 생긴다. 그때마다 마취가 풀리길 기도하고 퇴근해서도 신경쓰이고, 내일 수술 걱정에 잠도 설치고 그런다. 세월이 지나면 익숙해지기도 하지만 그게 참으로 쉬운 일이 아니다. 어느 달은 매출이 좋아서 기쁘나 어느 달은 매출이 저조해서 우울하고 이게 바로 일희일비다. 항상 평정심을 지키는 것이 중요하다고 본다. 개인적으로 평정심을 유지하며 중용을 지키는 것과 겸손한 것이 인생에 있어 제일 중요한거라 본다. 그래서 내 아들 이름에 겸손할 ‘겸’자 까지 넣었다. 겸손하라고. 겸손하면 작은 일에도 감사할 수밖에 없고 긍정적일 수밖에 없다고 본다. 일희일비 하지 말고 현재 본인 삶에 만족하고 있으면 이미 그 사람은 성공한 사람이다. 우리 지금 현재 라잇놔우! 만족하면서 삽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