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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집행부는 붕(朋)이 되어 진료 보조인력 부족을 즉(則)시 해결하여 주기를 바라며

박병기 칼럼

나는 4개의 독서모임을 가지고 있다. 13년 전통을 자랑하는 토행독(토요일의 행복한 독서)은 400페이지 전 후 분량의 책을 읽고 매주 토요일 7시 30분부터 9시까지 책에 대한 소감을 간략하게 말하는 모임이다. 보통 15~20명 내외가 참석하기 때문에 개인에게 할당되는 시간이 짧다. 다른 모임은 다양한 직업을 가진 5명이 2주에 한번 출근하기 전 아침 7시에 논어 1장을 읽고 1시간 동안 토론하는 모임이다. 그리고 3명의 치과의사들이 1달에 한번 서양과 동양의 역사와 고전을 읽고 토론하는 모임이다. 마지막 모임은  책을 매개로 문화계에서 활동하는 10명 내외의 사람들이 한 달에 1번 편하게 모여 그동안 자신의 활동과 책에 대해 이야기를 나눈다.


6년 전 토행독에서 ‘마흔 논어를 읽어야할 시간’이 선정되었다. 저자는 논어 한 구절을 가지고 자기의 생각을 정리하고 그 내용으로 책을 만들었다. 나도 저자처럼 논어 498장을 가지고 그동안 살면서 나에게 하고 싶었던 말들을 글로 표현하고 싶었다. 10월에 쓰기 시작한 논어 글쓰기가 만 5년이 지나간다. 쉬지 않는 꾸준함의 결과는 스스로를 감동 시킨다. 논어 글쓰기를 마치고 대학(大學) 그리고 지금은 중용(中庸)을 가지고 글을 쓰고 있다.


환자가 없는 진료 시간에 공부할 한자를 찾아보고 고등학교 시절 먹지를 쓰던 경험으로 한자를 써본다. 한자가 익숙해지면 문장 전체를 쓴다. 운전을 할 때도 저녁에 집사람과 걸을 때도 지인들과의 술자리에서도 그 문장을 가지고 대화를 한다. 어느 문장은 하루에 생각이 정리될 때도 있지만 정리가 안 될때는 페이스북에 질문을 던진다.


學而時習之 不亦說乎 有朋自遠方來 不亦樂乎(배우고 익히면 또한 기쁘지 아니한가 벗이 먼 곳에서 찾아주니 또한 즐겁지 아니한가) 논어 학이편 1장이다. 공자님은 다양한 수준의 제자들을 한곳에 모아 놓고 교육하였다. 제자들은 공자님의 가르침을 받은 후 자신이 이해한 부분에 대해 논쟁을 하였다. 나와 생각이 다른 붕(朋 벗 붕)을 설복시켰을 때 배움에 대해 기쁨(說)을 느꼈으리라. 그리고 답을 얻지 못하였을 때는 공자님께 질문을 하였다. 學而時習之 不亦說乎라 하였다. 열(說)이라는 단어는 言(말씀 언)과 兌(바꿀 태)로 구성되어 있다. 토론의 과정이 정당하였다면 설복당한 붕(朋) 또한 기쁨을 느꼈으리라. 有朋自遠方來 不亦樂乎에서 朋(벗 붕)은 같은 스승 아래서 說(기쁠 열)을 하였던 관계이다. 朋(벗 붕)이라는 단어는 月(달 월)이 두 개로 구성되어 있다. 태양은 하나로서 세상을 밝히지만 달이 밤을 밝히기 위해서는 그믐달과 보름달, 상현달과 하현달 두 개가 모여야 한다. 벗이란 자신에게 부족한 부분을 갖고 있음을 인정한 관계이기에  멀리서 찾아오면 열(說)이 아니라 같이 있음을 락(樂)을 하여야 할 것이다.


논어(論語) 학이(學而)편 6장에 子曰: “弟子, 入則孝, 出則悌, 謹而信, 汎愛衆, 而親仁. 行有餘力, 則以學文. (젊은이들은 집에 들어가서는 부모님께 효도하고, 나가서는 어른을 공경하고, 말과 행동을 삼가고 신의를 지키며, 널리 사람들을 사랑하되 어진 사람과 가까이 지내며, 이렇게 행하고 남은 힘이 있으면 학문을 하는 것이다.) 6장에서 則(즉시 즉, 즉시 법 규칙)자가 내게 다가왔다. 則(즉시 즉)자는 貝(조개 패, 재물)와 刀(칼 도)로 구성되어 있다. 貝는 부수로 쓰일 때 재물이라는 의미를 나타내는 경우가 많다. 재물과 칼이 왜? 즉시라는 의미를 갖을까 생각해 본다. 논어 읽기를 하는 5명에게 “당신 앞에 재물과 칼이 놓여 있다면  즉시 무엇을 할 것인가?” 라는 질문을 하였다. 


나는 재물이 보이면 바로 칼로 즉시 뺏어야 한다고 말하였다. 아직도 재물에 대한 욕심이 많은가 보다. 다양한 의견들을 적어 본다. 재물이 있으면 누가 빼앗기 전에 즉시 칼로 지킨다. 재물이 있으면 즉시 칼로 두 조각내서 두 배로 만든다. 재물이 보이면 나에게 재물이 오지 않도록 즉시 칼로 막는다. 재물을 즉시 두 조각 내서 한 조각은 자신을 위해 사용하고  다른 한 조각은 필요한 사람에게 나누어 주겠다. 재물을 즉시 조각조각 내서 많은 사람에게 나누어 주겠다. 재물과 칼은 권력과 힘이므로 즉시 나의 욕망을 채우겠다. 조개를 칼로 쪼개어 그 안에 있는 진주로 목걸이를 만들어 사랑하는 이의 목에 걸어주겠다. 정말 다양한 답들이 나왔다.


31대 이상훈 회장이 사퇴하고 치룬 치협 회장 보궐 선거에  3분의 후보가 경쟁을 하여 박태근 회장이 32대 치협 회장이 되었다. 선거 과정이 열(說)의 과정이라면 선거를 마치고 회무를 할 때는 락(樂)의 과정이 되어야 하지 않을까 라고 생각해 본다. 32대 박태근 집행부는 이유 불문하고 선거 관정에서 서로 경쟁관계에 있던 이사들을 받아들여 구성되었다. 32대 집행부 이사들은 보궐선거 과정에 서로서로 치열하게 경쟁하였지만 이제는 서로에게 부족한 부분을 채워 어두운 밤길을 밝혀주는 붕(朋)이 되었으면 한다. 서로 입장이 다른 이사들을 하나로 만들어 집행부를 꾸린 회장님의 포용력에 박수를 보낸다.


32대 집행부가 하나(貝)가 되었을 때 힘(刀)이 생기는 것이다. 하나가 된 집행부는 회원이 새로운 집행부에게 즉(則)시 하였으면 하는 바람이 무엇인지 선거 과정을 통해 알게 되었다. 현재 개원을 하고 있는 대부분의 원장들은 인력수급에 대해 고민을 토로하고 있다. 지역 구인구직 신문이나 치과 전용 구직구인 사이트에  비용을 들여 광고를 내도 연락이 없다. 한 두 달은 금방 지나간다. 어쩌다 연락이 오면 내가 면접을 하는 것인지 면접을 받는 것인지 알 수가 없다. 근무시간, 근무조건, 임금 등 많은 질문을 한다. 치과 원장 1명당 치과위생사 수가 1.65명이란다. 기존의 치과위생사 인력에서는 불가피한 현상이다. 32대 치협 집행부는 하나가 되어 치과위생사 수를 늘리는 지혜를 발휘해 주기를 간절히 바란다.

 

 

※ 이 글은 본지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