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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타버스

배광식 칼럼

이동통신이 장족의 발전을 하여, 최대 속도가 20Gbps에 달하는 5세대 이동통신(5G, 공식용어 IMT-2020) 기술이 우리나라에서 2019년 4월 3일 세계 최초로 상용화되었다. 이는 초고속, 초저지연과 초연결성이 강점이고, 4세대(LTE)까지와 달리 휴대폰의 영역을 넘어 모든 전자 기기를 연결하는 기술이 특징이다. 이를 통해 4차 산업혁명의 핵심 기술인 가상·증강현실(VR·AR), 자율주행, 사물인터넷(IoT) 기술 등의 구현이 가능한데다, 코로나19 팬데믹의 영향으로 대면접촉이 어려워지고 비대면접촉이 강제되는 환경에서, 사회적 관계 맺기 욕구를 가상공간에서라도 충족시킬 수 있는 메타버스(Metaverse)가 화두로 떠오르고 있다.


메타버스는 가공, 추상, 초월을 의미하는 메타(Meta)와 현실 세계를 의미하는 유니버스(Universe)의 합성어이다. 현실세계와 같은 사회·경제·문화 활동이 이뤄지는 3차원 가상세계를 일컫는 말로, 1992년에 출간된 미국 작가 닐 스티븐슨(Neal Stephenson)의 공상과학소설 ‘스노 크래시(Snow Crash)’에 처음 등장한 용어이다. 스노 크래시는 가상세계의 개념을 처음으로 대중에게 소개한 기념비적인 공상과학소설로, 아무나 제한 없이 들어갈 수 있는 인터넷 공간과 달리 스노크래시 속 현실세계에서는 극소수의 인간들만이 메타버스로 접속할 수 있고, 아바타 역시 재력이든 실력이든 능력에 따라 차등적으로 만들어진다. 이는 린든 랩이 2003년 선보인 인터넷 기반의 가상현실공간 ‘세컨드 라이프(second life)’의 모티브가 되었다. 세컨드 라이프는 사이버 공간을 통해 또 다른 삶을 사는 것을 뜻한다. 닐 스티븐슨의 소설들은 역사, 언어학, 인류학, 고고학, 암호해독술, 종교, 밈(meme, 모방을 통한 문화 요소) 연구, 컴퓨터 과학, 정치, 철학 등을 내포하며 미래사회를 예견하고 있다.


아바타(Avatar)는 원래 산스크리트어로 화신(化身), 분신(分身), 입주(入住), 시현(示現), 강림(降臨) 등의 뜻이 있다. 컴퓨터 용어로는 ‘가상세계의 나’이다. 메타버스에서는 현실 속 ‘나’를 대체한 가상의 ‘나’ 인  아바타가 ‘나’이다.


2009년 12월에 국내에 개봉되어 1,300만 명 이상이 관람한 제임스 카메론 감독의 공상과학 영화 ‘아바타’는 지금도 기억에 생생하다. 때는 2150년대, 상온 핵융합 발전이 가능한 초전도체 자원인 언옵태늄(Unobtanium) 채취가 가능한 위성 ‘판도라’는 거대 암석이 공중에 떠 있고, 거목 밀림이 있는 신비한 위성이다. 이곳 대기는 미량의 유독물질이 있고, 이산화탄소가 지구의 6,000배인 18%에 달해 인간이 여기에 노출된 상태로 호흡하면 4분만에 과호흡으로 사망한다. 그래서 자원채취를 위해 이곳에 온 인간들이 판도라 원주민 ‘나비족’과 인간의 DNA를 혼합해 만든 인공육체 분신인 아바타를 만들어 접속해 판도라 대기 중에서 활동한다. 판도라 생물들의 특이점은 모두 하나로 연결되어있고 교감을 통한 의사소통을 한다는 사실이다. 모두가 동체(同體)요 동포(同胞)인 셈이다.


7인조 보이그룹 방탄소년단( Bulletproof Boy Scouts, 약칭: BTS)은 지난해 11월 신곡 ‘다이너마이트’ 안무 버전 뮤직비디오를 게임 플랫폼인 ‘포트나이트(Fortnite, https://www.epicgames.com/fortnite/ko/home)’에서 가상 공연회를 열어 공개했다. 오늘날의 비틀즈로 불리는 세계 최정상급 방탄소년단은 콘서트도 하이브(HYBE)의 자회사 베넥스(beNX)에서 개발한 팬 커뮤니티 플랫폼 ‘위버스(Weverse, https://www.weverse.io/)’에서 가상 공연으로 열었다. 이 콘서트는 세계 동시 접속자 270만 명을 기록하며 메타버스 경제의 성공 가능성을 확인했다.

 

메타버스를 구현하는 유형은 4종으로 대분될 수 있다. 현실을 증강시키는 쪽의 1)증강현실(Augmented Reality) 및 2)라이프로깅(Lifelogging)과 모의모방(simulation) 쪽의 3)거울세계(Mirror worlds) 및 4)가상세계(Virtual worlds)가 그것이다.


1)증강현실(增强現實)은 사용자의 현실 세계에 컴퓨터 기술로 만든 3차원 가상물체 및 정보를 융합, 보완해 주는 기술이다. 현실 세계에 실시간으로 부가정보를 갖는 가상 세계를 더해 하나의 영상으로 보여준다. 만화 [드래곤볼]에서 안경처럼 눈에 착용하고 상대를 바라보면 그의 전투력 정보와 상대 거리, 위치 등을 실시간으로 보여주는 ‘스카우터’라는 기기가 등장하는데, 이것이 증강현실 기술의 사용 예다.


2)라이프로깅(Lifelogging)은 라이프(Life)와 로그(Log)가 합쳐진 단어로 ‘일상의 디지털화’라 할 수 있다. 개인의 일상을 인터넷 또는 스마트 기기에 기록하는 것으로, 취미, 건강, 여가 등에서 생성되는 개인 생활 전반의 기록을 정리·보관해 주는 서비스이다. 카메라와 마이크를 내장한 다양한 기기의 보급으로 누구나 손쉽게 라이프로깅 서비스에 접근할 수 있게 되었다. 특히 다양한 콘텐츠를 활용해 자신만의 취향과 감각을 표현하는데 익숙한 엠지(MZ) 세대를 중심으로 자아표현의 창구 역할을 하고 있다. 카카오스토리, 페이스북, 트위터, 네이버밴드, 인스타그램, 블로그, 유튜브, 사이월드 등의 예가 있다.


3)거울세계(Mirror worlds)는 현실세계의 확장판으로 현실세계의 모습이나 정보, 구조 등을 가지고 거울에 비춘 듯 그대로 복제해서 만든 메타버스, 예로 구글지도, 카카오맵, 줌(Zoom) 화상회의 등이 있다. 


4)가상세계; 가상현실(VR: virtual reality) 기술이 컴퓨터그래픽이 만든 가상환경에 사용자를 몰입하도록 하는 것으로 스노 크래시의 메타버스는 엄밀하게 말해 가상세계이다. ‘세컨드 라이프’는 가상현실 속에 아바타로 참여하는 가상세계이다.


곰곰이 생각해보면, 우리의 현실세계는 지금 여기뿐이다. 과거는 이미 사라졌고 뇌의 기억이라는 가상공간에만 존재하며, 미래는 아직 오지 않았고 뇌의 예측과 상상이라는 가상공간에만 존재하며, 지금이라고 하는 순간에 지금은 머물지 않고 과거로 밀려난다.


우리가 현실이라고 여기는 이것이 다만 현실이라는 믿음일 뿐이고, 더 깊은 현실에 입각해서 보면 가상현실이 아닐지?

 

 

※ 이 글은 본지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