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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과계 고소고발…‘정의’인가 ‘갈등’인가

양영태 칼럼

사회의 진화는 다양성으로 이뤄진다. 인간 간의 각기 다른 가치, 개념, 이념, 생활방식, 문화적 코드 등이 다양하게 펼쳐지고 발전해 나가면서 이것이 때로는 통섭되어 사회적 공동의 문화와 가치 이념을 창출하기도 하고 분열되어 서로 간의 대립과 갈등을 불러일으키기도 한다. 그러면서 진화해 나간다.

 

오늘날 사회는 발전된 경제의 기반 아래 개인간의 다양성이 폭발하는 시대를 맞이하고 있다. 하나로 움직이기 보다 여러 이념과 가치를 중심으로 모이고 헤쳐진다. 그러면서 발빠르게 새로운 질서를 창출하는 시대로 나가고 있다.

 

치과계도 예외는 아니다. 과거 서울치대 출신들이 중심되어 하나로 뭉쳐갔던 치과계는 10여년 전 11개 치대 출신들이 중진이 된 이후부터는 다양한 가치와 이해관계가 충돌하고 대립하면서 갈등과 다툼이 일어나기도 하고 때로는 화합과 통합이 일어나기도 했다. 그러나 아직은 다양성의 초기 단계인지 갈등과 대립이 더 주를 이루고 있는 것 같다.

 

예전 치과계는 다같이 한마음으로 치과계 권익을 위해 모이는 것이 그리 어렵지는 않았다. 서로 의견이 달라도 안에서 해결해 나가는 모습이 다반사였다. 외부로는 좀처럼 갈등의 모습이 표출되는 일이 많지 않았다. 그러나 필자 생각으로는 십수년 전부터 각 치대 출신들의 부상(浮上)으로 인해 이해관계가 첨예해 다양해지면서 갈등과 대립이 외부로 노출되는 일이 허다해진 것 같다.

 

치협은 현재 내부적으로 고소고발로 점철되고 있다. 필자가 아는 고소고발만 해도 부지기수다. 불법네트워크 치과로 지적된 치과그룹과의 전쟁으로 서로 간의 고소고발이 난무한 시간이 지나자 그 이후부터는 전 현직 협회장 및 임원들에 대한 고소고발로 이어졌다. 현재 전임 협회장 및 임원 4~5명과 현 협회장이 고소고발로 곤욕을 치르거나 치뤘던 것으로 알고 있다.

 

이에 대해 사람마다 해석하는 시각이 다를 수 있다. 좋은 말로 하면 치과계의 다양성으로 인한 결과이며 이 과정을 통해 치과계가 더 정직하고 건전해질 수 있다고 진단할 수 있을 것이다. 반면 치과계 내부 진영 간의 권력 다툼에 지나지 않는다는 혹평도 있을 수 있다. 치과계 내부를 더욱 갈갈이 분열시킬 뿐 융합이 될 수 없을 것이라는 극단적인 평가를 내릴 수도 있다.

 

부정적인 평가에는 고소인들과 조력자들이 안고 있는 의혹들이 원인이 되고 있기도 하다. 전 현직 협회장에 대한 고소고발에는 대부분 소수의 동일 인물들이 주체가 되고 있는데 이들이 특정 진영에 속한 사람들일 것이라는 의혹과 이들에게 정관상 외부유출이 금지된 재무자료를 제공한 내부조력자들이 있지 않나 하는 의구심들이 갈등을 부추키고 있기는 하다.

 

그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쉬운 것은 이러한 대립과 갈등 현상들이 치과계 발전을 그저 저해한다기보다 도약을 위한 거름으로써의 긍정적인 영향력도 있을 것이라는 관점에서 바라보는 노력이 부족하지 않았는가 하는 점이다. 물론 차기 선거를 위해 정략적으로 고소고발 한다면 답은 없다. 그러나 만일 순수한 동기로 고소고발 하는 것이라면 적어도 답을 찾아갈 수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후자의 관점이라면 무엇보다 감사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본다. 치과계 내부의 갈등과 대립으로 인한 고소고발을 없애고 양측이 서로 믿는 관계가 되기 위해서는 필연적으로 감사의 역할에 기댈 수밖에 없다. 특정 대학, 특정 진영을 떠나 올바른 감사로 회무 및 회계에 있어 문제점이 있을 경우 사후에라도 수정할 수 있는 기회를 줄 때 불필요한 법정다툼을 피할 수 있을 것이다.

 

각기 다른 가치관과 철학을 가진 3만여 회원들이 현 집행부를 선출한 것은 치과계를 잘 이끌어줄 것이라는 공통된 믿음이 있었기 때문이다. 마찬가지로 감사 역시 회원들의 신뢰를 얻었기에 선출됐다. 그 점을 잊지 않는다면 회원들은 편하게 지낼 수 있다. 그렇게 해주는 일이 선출된 집행부와 감사의 역할이다.

 

 

※ 이 글은 본지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