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세기 들어 시민단체들의 활약은 대단하다. 권력의 핵심인 행정, 사법, 입법 등
3부 권력에서 언론이라는 제4부 권력이 존재하는가 했더니 이제 시민단체라는 5부 권력이
상존하는 시대로 접어들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러한 시대적 흐름답게 요즘에는
시민들이 자신의 권리찾기에 적극 나서고 있다. 민주사회로 나가는 매우 바람직한 현상이
아닌가 한다. 물론 일부에서는 이러한 주체못할 추세 속에서 사이비 시민단체들의 횡포를
지적한 일이 있기는 하지만 전체적으로 볼 때 시민들이 자신의 목소리를 적극적으로
내세우고 있는 일련의 일들은 사회정의를 실현시키는데 크게 일조하리라고 기대한다.
그러나 모든 것이 그렇지만 어떤 일을 추진하고 계획함에 있어 무지와 오판으로 인해 자칫
정확한 판단이 결여될 때에는 잘못 사용된 권력(?)으로 인해 또다른 선의의 피해자가 나올
수 있다는 점도 간과해서는 안된다. 최근 소비자보호단체에서 의료 관련 불만 민원
접수상황을 공개한 적이 있다. 과거 의료불만에 대해 어디에다 호소할 길이 없었던 시민들의
입장에서 보면 매우 반가운 현상이 아닌가 한다. 그러나 시민들의 의료 불만 민원을 접수한
결과를 공개할 때는 보다 세심한 주의를 기울였어야 했다. 이 단체에서 공개한 내용이
공중파를 통해. 신문을 통해 전국에 퍼져가는 영향력을 고려한다면 더욱 신중을 기했어야
했다. 이 단체 결과보고에 따르면 치과가 가장 많은 의료불만 대상이라고 한다. 그러나
이같은 보고는 의료계의 구조를 너무나도 모르고 나온 결과이기에 아연해 질 수밖에 없다.
물론 치과에 대한 시민들의 불만을 무시하거나 겸허히 받아들이지 않는 것은 아니다. 단지
분석결과 상대적으로 의과의 다른 일개 과보다 치과가 더 많다는 식은 결국 치과가
국민들에게 가장 신뢰를 못받는 집단으로 비쳐지기에 신중을 기했어야 했다는 뜻이다.
치과를 의과의 일개 과 정도로 분류 비교한 것은 참으로 어처구니 없는 일이었다. 의과와
치과는 엄연히 다른 교육체계를 가진 의료분야의 두 축이라는 점을 몰랐다면 더욱 문제이다.
의료체계에 대한 기본적인 소양을 갖추지 못한 인력이 고발창구에 배치됐다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에 더욱 곤란하다. 이러한 점을 보강하기 위해서는 앞으로 소비자보호단체에서는 의료의
기본 소양을 갖춘 인력을 배치하고 이들로 하여금 민원에 대한 분석을 맡겨야 할 것이다.
그러나 치과계도 이같은 일을 통해 반성해야 한다. 치과에 대한 시민들의 인식이 별로
좋아보이지는 않는다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된다. 보다 철저한 의료서비스 정신으로 하나씩
불식시켜 나가야 할 것이다. 그리고 또 한편으로는 좁은 울타리에서 벗어나야 한다. 시민단체
등 사회 여러 단체에 많은 치과의사들이 진출하여 활동을 펼쳐야 하며 진정으로 그들과
호흡을 같이해야 한다. 이러한 노력이 있을 때 치과분야는 시민과 호흡을 같이 하는 시민을
위한 의료인으로서 존경과 대우를 받을 수 있을 것이다. 이번 기회를 통해 치과계는 보다
넓은 시야를 갖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