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06.20 (금)

  • 흐림동두천 23.5℃
  • 흐림강릉 30.0℃
  • 서울 24.7℃
  • 대전 24.5℃
  • 대구 28.9℃
  • 흐림울산 27.3℃
  • 광주 26.0℃
  • 부산 23.5℃
  • 흐림고창 25.6℃
  • 흐림제주 29.7℃
  • 흐림강화 22.9℃
  • 흐림보은 24.4℃
  • 흐림금산 25.4℃
  • 흐림강진군 26.3℃
  • 흐림경주시 28.5℃
  • 흐림거제 24.1℃
기상청 제공
기사검색

치협고문변호사 법률칼럼(26)
안녕하세요 전현희입니다

의료과오에서 입증방해에 대한 민사소송법상 효과
의료과오 소송에서 입증방해이론이란 무엇인가요? “가장 중요한 증거인 진료기록에 의사측이 삭제, 변개, 추가기재 등을 하는 변조행위, 즉 입증방해 행위가 있었을 때 의사측에게 불리한 평가가 내려질 수 있다는 것” 1. 들어가며 의료소송에 대한 입증책임에 관련하여서는 이미 말씀드린 바가 있는데, 의료과오사건에 있어서 그 승·패소 여부는 이 입증책임에 의해서 결정된다고 할 수 있습니다. 요즘의 판례들을 살펴보면 의사쪽 보다는 환자들쪽의 승소가 늘어가는 추세입니다. 이런 결과가 발생하게 되는 것에는 환자들쪽에게 부담되어 있는 입증책임이 완화되어 간다는 것이고, 이와 함께 또 하나의 원인으로 볼 수 있는 것이 바로 입증방해이론입니다. 오늘은 이러한 입증방해이론과 그 효과에 대하여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2. 의료과오 소송에서 입증방해 이론 입증방해이론이란 입증책임을 부담하는 사람의 입증이 그 상대방의 유책한 방해행위로 인하여 곤란 또는 불가능하게 된 경우에 그 상대방에 증거법상 어떤 불이익을 줌으로써 공평을 기한다는 이론입니다. 즉 의료소송에 있어서 증거가 될 수 있는 의사들이 작성한 진료기록 등 모든 자료에 대하여, 상대방의 입증을 어렵게 만들게 될 경우, 이에 따른 법적인 제재를 받게 하여야 한다는 것입니다. 3. 의료과오소송에서 입증방해의 효과 의료과오소송에 있어서 의사인 피고가 작성한 진료기록 등 모든 기록은 증거로 제출되는 것이 보통인데, 의사로서는 장래 소송에서 증거가 될 진료기록이 자기 수중에 있다면, 또 그 기록에 자기의 의료상의 과실을 시사하는 기재가 되어 있거나 당연히 취했어야 할 조치에 대한 기재가 없다면 그 삭제, 변개, 추가기재 등 그 변작의 유혹을 느낄 수 있습니다. 그러나 소송당사자로서 이러한 행위를 한다면 이는 입증방해행위로 인정되어 입증상의 불이익을 받을 수 있게 됩니다. 즉 민사소송법 제 321조는 “당사자가 상대방의 사용을 방해할 목적으로 제출의무 있는 문서를 훼기하거나 이를 사용할 수 없게 한 때에는 법원은 그 문서에 관한 상대방의 주장을 진실한 것으로 인정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이는 모든 민사소송에 있어서 적용되는 것으로서 비단 의료과오소송에만 한정되는 것은 아닙니다. 하지만 위와 같은 진료기록의 특수성에 비추어 볼 때 의료과오소송에서 진료기록 변작에 의한 입증방해가 특히 문제가 됩니다. 진료기록은 의료사고가 발생할 경우 가장 중요한 증거로 제시되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 진료기록은 의사, 즉 피고쪽에서 전문적으로 자신들의 의학지식을 토대로 작성되는 것이고, 그 진위여부에 대하여 의학지식에 문외한인 원고들은 이 진료기록에 대한 진실성에 이의를 제기하는 경우가 많이 있습니다. 그리하여 의료사고가 발생한 경우 환자나 그 가족들은 진료기록을 확보하기 위하여 이를 탈취하거나, 제시받아 환자측의 간인을 하는 경우가 실제로 많이 발생하고 있습니다. 그 반대로 의사들이 진료기록 중 자신들에게 불리한 부분에 대하여 이후에 손을 대어 시비거리가 되기도 하고, 이 사실이 입증되어 불이익을 입는 경우가 있습니다. 실제로 “의료분쟁에 있어서 의사측이 가지고 있는 진료기록 등의 기재가 사실인정이나 법적 판단을 함에 있어 중요한 역할을 차지하고 있는 점을 고려하여 볼 때, 의사측이 진료기록을 변조한 행위는 그 변조이유에 대하여 상당하고도 합리적인 이유를 제시하지 못하는 한 당사자간의 공평의 원칙 또는 신의칙에 어긋나는 입증방해행위에 해당한다 할 것이고, 법원으로서는 이를 하나의 자유로운 심증에 따라 의사측에게 불리한 평가를 할 수 있다"고 판시한 바 있습니다. 4. 마치며 의료과오소송에 있어서 불리한 입장에 있는 환자측의 입증곤란을 해소시킴으로써 증거법상의 이상인 이른바, 무기평등성을 실현시키느냐 하는 것이 학자와 실무가의 오랜 관심사였습니다. 그러나 한편 현대의학으로도 그 기전을 충분히 해명할 수 없는 병리현상이 많아 의사에게 모든 사실해명책임을 지우기도 곤란한 것이 사실입니다. 이러한 양측의 입장들은 이제 어느 정도 판례를 통하여 그 입장이 정리되어 가고 있는 실정입니다. 먼저, 입증책임의 문제는 환자들에게 그 입증책임의 부담을 경감하게 된 것이고, 민사소송법에 적용되는 입증방해이론은 의료과오소송에서 중요한 증거자료로 제출되는 진료기록 등은 의사측의 진료기록 변조행위가 있고, 이것이 타당한 이유를 가지고 있지 않는 한은 입증방해행위로 인정되고, 불이익을 받게 되는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