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등 그리고 분배
세계치과의사연맹(FDI)이 오는 8월 15일이면 100주년을 맞이한다.
FDI는 그동안 세계 치의학의 발전과 인류의 구강건강증진에 수많은 노력을 기울여 왔다.
FDI는 치의학 연구와 각종 정책개발을 통해 인류가 건강한 삶을 누릴 수 있는 토양을
마련해 왔으며 저개발국가의 구강보건 향상 프로그램 개발과 구강암 퇴치 및 흡연금지운동
등 다양한 캠페인을 통해 인류에게 건강한 삶을 유지 개선토록 노력해 왔다. 이러한 FDI의
탄생 100주년을 맞이하여 본지는 수회에 걸쳐 FDI의 이모저모를 알아본다.
<편집자 주>
총회 개최지 불평등 현상 뚜렷
FDI 스스로 모순극복 의지 보여야
바람직하지 않은 유럽 독주
1 국가 1 투표주의를 꿈꾼다
지난 1백년간 세계치과의사연맹(FDI)은 명실공히 세계 치과의사들을 대표하는 기구로서
자리매김되어 왔다. 각 나라를 잇는 의사소통 수단이 현재와는 비교도 할 수 없을 정도로
낙후되었던 그 1백년 전부터 이어져온 FDI의 세계적 기구로서의 위상은 누구도 부인하지
못할 굳건한 것임에 틀림없다.
그러나, "세계화"라는 말조차 무색할 만큼 국가간 경계가 없어지고 세계가 하나의 카테고리로
연결되어 가는 현재를 살고있는 치과인으로서 FDI가 세계적 기구임에도 불구하고 갖는
한계와 모순점은 한번쯤 짚고 넘어가야 할 필요가 있다.
유럽 독주 반발 심해
총회 개최 50% 차지
FDI는 그 뿌리를 유럽 지역에 두고 있다. 제1회 FDI 총회가 개최된 곳은 프랑스의 파리였고,
현재 FDI 본부는 영국 런던에 위치하고 있다. 두 차례의 세계대전을 겪으면서도 FDI가 그
전통을 면면히 이어올 수 있었던 것은 유럽 지역 치과의사들의 희생과 노력이 바탕이 됐다.
이러한 과거와 현재의 노고를 보상받으려는 심리일까. 유럽 지역의 FDI 독주는 종종 타지역
국가들로 하여금 반감과 원성을 사곤 한다.
FDI 총회를 개최하기 위해서는 컨벤션센터와 일류호텔 여러 개를 갖추고 있어야 한다지만
1984년부터 올해인 2000년까지 그리고 이미 개최지가 확정된 2004년까지 총 21년간 총회
개최국의 분포를 보면 유럽 지역에서 10회,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 6회, 북미 지역에서
4회, 남미 지역에서 1회를 개최했거나 할 예정이고, 아프리카 지역에서는 현재까지 단 한번도
개최된 적도, 개최할 예정도 없는 실정이다. 즉, 총 21회의 총회 중 10회를 유럽에서
치름으로써 거의 50%의 개최권을 유럽 국가에서 가져간 셈이다.
정회원 총 1백개 국가 중 유럽이 42개국, 아시아·태평양이 25개국, 북미가 4개국, 남미가
14개국, 아프리카가 15개국이라는 전체 분포도와 비교해 보면 매우 불균형하고 불평등한
현상이 아닐 수 없다.
기여도에 따른 투표권
국가간의 위화감 유발
유럽의 독주는 총회(General Assembly)에서의 투표권에서도 여실히 드러난다. FDI는
연회비를 납부하는 국가, 즉 정규회원국에 대해 총회에서의 발언권과 투표권을 부여한다. 이
투표권은 각국의 회원 수와 FDI 기여도에 따라 결정되고 있어 여기서도 불균형 현상은
두드러져 보인다.
즉 총 투표권 1백58표 중 유럽에서 75표(48%), 아태 지역에서 37표(23%), 남미 지역에서
20표(13%), 아프리카 지역에서 16표(10%), 북미 지역에서 10표(6%)를 각각 갖고 있다. 전체
회원국 중 42개국(42%)이 분포된 유럽에서 48%의 투표권을 갖는다는 것은 얼핏 보기엔 큰
차이나 모순이 없어 보이지만 실제 투표로 들어갔을 땐 시각이 달라진다.
지난 98년 바르셀로나 총회에서 유럽은 총 투표율 중 55%를, 99년 멕시코 총회에서는 56%를
차지했다. 한 사안에 대해 유럽 전체 국가가 뜻을 같이하기로 하고 방향을 결정하면 그
상황에서의 투표결과는 유럽쪽 의견으로 과반수를 훌쩍 넘기는 상황에 이른 것이다.
이에 따라 여러 의사결정 과정에서 유럽의 영향력을 둘러싸고 경제력이나 회원 수 등에서
열악한 타지역기구 국가들의 불만이 고조되기 시작했다. 이들 국가들은 자국의 경제력이
나아지기 전에는 언제나 FDI의 아웃사이더로 유럽의 들러리로 밖에 존재할 수 없다는 점에
허탈감마저 드는 것이다. 역으로 말해 유럽국가 회원을 제외하고는 아무리 능력있는
사람이라도 FDI내에서의 입지를 위해서는 유럽의 눈치와 후원을 얻어야 가능하다는 것이다.
이러한 상황과 다른 차원이지만 미국치과의사회(ADA)가 FDI에서 탈퇴하는 해프닝을 빚은
것도 유럽의 독주 때문이었다. ADA의 경우 1996년 다시 FDI에 합류하긴 했지만 FDI내에서
유럽 국가들과의 세 다툼에서 밀리자 탈퇴하게 됐다는 설이 유력했다. 그만큼 유럽의 독주에
대한 불만은 여전히 논란거리가 되고 있다.
한국인 FDI회장 가능한가?
FDI 총회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