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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메일 못날리는 컴맹 치의 많다
전체회원 절반인 8500명 넘을 듯

아랫사람 시키기 일쑤 컴퓨터 사용 기회 잃어 개원 17년째로 50대에 접어든 S원장. S원장은 컴퓨터라고는 켜지도 끄지도 못하는 컴맹이다. 매일 반복되는 진료시간에 쫓기어 생활하다보니 밖에서는 컴맹탈출이다, 인터넷이 세상을 바꾸고 있다는 등 난리법석이지만 S원장은 남의 일이었다. 큰 불편이 없었기 때문이다. 의료보험이야 똑똑한 위생사가 EDI로 청구 해주고 재테크나 금융일은 알뜰한 처가 도맡아 해주며, 세무와 법률관련은 변호사가 처리해주니 불편함이 있을 수 없다. 그러던 어느날 컴맹아빠가 창피하다는 큰딸아이의 면박에 S 원장은 컴퓨터를 배우려고 서점에 들렀다. 저마다 왕초보를 위해 제작됐다는 수 십종이 넘는 컴퓨터 서적. 대부분이 150페이지가 넘는 분량이었고 전문적인 용어는 왜이리 많은지 읽어도 모르겠고 손도 따라주지 않는다. 작심하루라고 할까? 서너 페이지 책장을 넘기던 S원장은 결국 책장을 덥고 말았다. 나는 내식대로 산다! 컴퓨터 모르면 어때! 한국 최고 엘리트 계층인 치과의사들 중 E메일도 못 날리는 컴맹이 많다. 대한정보통신협회 원덕희 총무이사에 따르면 “치과계에 아직 정확한 통계가 나온 것이 없어 컴맹비율이 어느 정도인가 는 확실히 알 수 없다”면서 “그러나 여러 경험을 비추어 추정해 볼 때 35세 이상을 기준으로 컴퓨터를 할 줄 아는 30대 비율이 60%이고, 40대는 20%, 50대 이후에는 10%가 채 안될 것” 이라고 밝혔다. 원 총무이사 말대로라면 2000년 9월말 현재 1만7000여명 치협 회원들 중 절반인 8500명 정도가 아직 컴맹수준에 머물러 있는 것으로 추정해볼 수 있다. 특히 지방으로 갈수록 통신 인프라가 충분치 않아 컴맹 비율은 높아질 것으로 유추되며, 가사 일을 병행하는 여자 치과의사 일수록 컴맹 수치가 높다는 것이 원 총무이사의 분석이다. 이같이 엘리트 집단인 치과의사들의 컴맹비율이 높은 것과 관련 강주일 치협 정보통신위원회 위원은 “교수나 병원원장 등 사회적 기반이 탄탄한 인사 일수록 오히려 컴퓨터를 멀리 하는 경우가 많다”며 “밑에 조교나 치과위생사에게 필요한 일을 시켜서 정작 본인은 컴퓨터를 사용할 기회를 잃고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