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우리 사회의 커다란 문제인 건강보험 재정위기는 바로 국민 건강의 위기이다. 이 위기는 지금까지의 잘못된 의료체계에서 비롯되었다.
이윤을 추구할 수밖에 없는 민간의료가 의료공급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질병의 예방보다는 고비용의 치료중심의 의료가 성행하고 있으며 국가와 사회가 국민건강을 책임지는 모습은 거의 보이지 않는다.
국민의 건강은 국민 개개인의 노력만으로는 지켜질 수 없으며, 국가와 사회가 공동의 책임을 인식하고 노력을 기울일 때 보장받을 수 있다. 국민은 누구나 건강한 육체와 정신으로 건강한 사회에서 살아갈 권리를 갖고 있으며 국가와 사회는 이를 보장할 당연한 의무가 있다.
우리사회의 의료위기는 바로 근본적으로 국민건강문제가 사회적 책임보다는 국민 개개인에게 떠맡겨져 있으며 예방중심의 보건의료시스템이 갖추어지지 못한 데 있다. 질병이 생긴 후에 치료하는 것보다 예방을 통하여 질병 자체를 없애는 것이 인간의 고통, 그리고 시간과 비용을 현격하게 줄여 준다는 것은 너무도 당연하다.
따라서 질병을 미리 예방하는 공중보건 사업에 국가와 사회가 적극 나서는 것이 국민건강을 지키고 국민의료비를 줄이는 지름길임도 명백하다.
공중보건사업 중 수돗물불소화 사업은 20세기 인류가 이룩한 공중보건분야 10대 업적에 선정될 정도로 효과적이고 안전하며 경제적인 충치예방법으로, 우리 국민에게 가장 많은 만성질환인 충치를 절반 이상 예방할 수 있는 주요 사업이다.
최근 20년 사이에 우리 국민의 충치가 5배로 증가했다는 사실과 65세 이상 노인의 절반 이상이 틀니가 필요한 상태로 살아가고 있다는 사실은 충치가 얼마나 무서운 질병인지를 말해주고 있으며, 수돗물불소화사업이 우리에게 얼마나 필요한지를 웅변해주고 있다.
대부분의 우리의 이웃, 특히 스스로 설 수 없는 장애우들, 보호시설의 어린이들, 맞벌이 부모의 어린이들, 보호자 없는 노인들, 저소득 근로자들은 지금 이 순간에도 충치로 인해 고통을 받으면서도 병원을 찾지 못하고 있다. 수돗물불소화사업은 특히 이들에게 더욱 절실한 사업이다.
2001년은 우리나라에서 수돗물불소화사업이 시작된 지 20년이 되는 해이다. 20년의 기간을 통하여 우리나라에서도 이 사업의 효과와 안전성은 충분히 검증되었으며 인구의 15%가 불소화된 수돗물을 마시게 되어 충치예방효과를 보게 되었다.
몇 년 전부터 일부의 반대자들이 외국의 수돗물불소화에 대한 왜곡된 주장들을 검증없이 유포하여 국민건강권을 위한 노력에 찬물을 끼얹고 있지만, 우리는 이런 주장을 유포하는 사람들이 공중보건사업을 통해 건강을 증진시킬 수 있다는 사실을 부정하는 극단주의자들과 무사안일주의에 빠져 이 사업을 회피하고자 하는 일부 공무원이라는 사실을 잘 알고 있다.
50년이 넘는 수돗물불소화의 역사는 몇몇 사람이 혼란을 일으킬 수는 있지만 진실을 영원히 속일 수 없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수돗물불소화사업은 건강이 개인의 책임으로 내몰리고 국민의 의료비가 급증하는 이 시기에 구강건강을 위한 필수적이고 중요한 보건사업이다.
우리는 오늘 전 국민의 건강권에 대한 열망을 모아 수돗물불소화 20주년을기념하고 수돗물불소화의 전국적 확대를 위해, 우리와 우리 이웃의 건강을 지키기 위해 이 자리에 모였다.
우리는 이 자리를 계기로 국민의 구강건강을 지킬 뿐 아니라 건강에 대한 국가와 사회의 책임강화를 위해 더욱 노력해나아갈 것을 결의한다.
수돗물불소화로 이웃에게 해맑은 미소를 되찾아 주자!
2001년 6월 7일 수돗물불소화 20주년기념 조직위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