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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협은 그동안 장애인 구강보건사업을 중점사업으로 선정, 전국의 장애인 진료망을 구축하고 장애인 치과진료구강보건 홈페이지 개설, 장애인 치과진료 임상연수회를 개최하는 등 장애인들의 구강보건 향상을 위한 사업에 박차를 가해왔다.
그리고 지난 12일에는 ‘장애인에게 환한 웃음을’ 이란 모토로 장애인먼저실천중앙협의회와 공동으로 장애아동들을 위한 치아 건강잔치를 성공적으로 치러냈다.
그동안 각 시·도지부 치과의사회에서는 매년 구강보건 주간을 이용 건치 아동, 건치 노인, 건치 연예인 등 비장애인을 대상으로 하는 행사를 지속적으로 해 왔으나 장애인을 대상으로 하는 행사는 처음으로 이번 2001 치아건강잔치는 더욱 의미가 있었다.
이번 2001 치아 건강잔치를 시작으로 장애아동을 위한 치아 건강잔치가 전국의 모든 장애아동들이 참여할 수 있는 규모로 확대, 매년 꾸준히 개최되며 장애아동들의 치아 건강관리에 대한 중요성을 인식시키고 장애인들을 위한 정부의 정책개발 및 제도 개선에 적극 반영될 수 있기를 간절히 바래본다.
“미국이 공격당했다” 미국 전지역의 테러 공격을 받는 사상 초유의 사건으로 어수선한 아침을 맞은 날.
청와대에도 비상이 걸려 행사에 참석키로 했던 이희호 영부인과 국회의원 등 초청인사들이 참석이 대거 취소되면서 치아건강잔치의 행사진행이 갑자기 변경되는 등 아침부터 행사 준비요원들이 발걸음이 바빠졌다.
여기 저기 우려하는 목소리가 들렸으나 다행히 주최측의 신속한 대처로 행사는 11시 예정대로 진행이 됐다.
손범수 아나운서의 사회로 1부 행사 시작.
이기택 협회장과 이수성 대표는 인사에 앞서 미국 테러 사건에 대해 유감을 표하고 지금 이 순간 의미 있고 따뜻한 이 자리에 장애아동들과 함께 있을 수 있음을 감사했다.
또 이번 치아 건강잔치를 계기로 장애인들의 구강건강과 삶의 질 향상에 대한 국민적 인식이 전환되고 실제적인 도움을 줄 수 있는 장애인 구강보건 복지제도가 실현되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채 2~3분을 집중하기도 어려운 정신지체아들은 벌써부터 지루한지 인사말을 하는 동안 잠시도 가만있질 못한다.
테이블 보에 얼굴을 묻고 있는 아이. 손가락을 입에 집어넣고 쉴 새 없이 고개를 두리번거리는 아이. 벌써부터 선생님 손에 이끌려 화장실로 가는 아이. 소리를 질러대는 아이. 테이블 한쪽 귀퉁이에서 꾸벅 꾸벅 졸고 있는 아이.
잠시 아이들을 위해 마련된 이 자리가 과연 아이들에 눈에는 어떻게 비쳐질지. 자신들을 위해 마련된 잔치인 줄은 알고있는지. 자칫 행사만을 위한 잔치가 되는 건 아닌지 하는 생각들로 마음 한편이 편 칠 않았다.
그러나 이들의 얼굴에선 별로 근심 걱정이 없어 보인다. 오로지 맑고 깨끗한 미소를 머금은, 당장이라도 장난을 칠 것 같은 동심만이 있어 보인다.
이어 VJ 치과의사 김형규 씨, 개그맨 치과의사 김영삼 씨, 미스경기덴탈 박현민 씨, 개그맨 김미화 씨의 도움으로 건치 아동들에 대한 시상이 이어졌고 각 언론사와 방송국에서 몰려든 취재진들로 무대가 북새통을 이뤘다.
특히 시상무대에서는 개그맨 김미화씨 가 노련한 애드립과 말솜씨로 자칫 지루할 수 있는 시상식 분위기를 재미있게 리드하며 아이들의 관심을 집중시켜 역시 최고의 개그맨이구나 하는 찬사를 자아내게 하기도 했다.
시상이 진행되는 동안 객석에 앉아 있던 어머니들은 자기 아이건 아니건 간에 흐뭇해 하는 표정. 특히 시상후 단체로 인사할 때 몸도 제대로 못가누어 비틀거리는 아이들과 시선이 천장과 바닥을 헤매는 아이들을 보며 뜨거운 박수가 이어졌다.
그러나 정작 이번 시상은 이들 장애아들을 밝고 건강하게 키우려고 수십, 수백번 눈물을 삼켜온 어머니들에게 돌아가야 할 듯.
시상에 이어 장애 피아니스트 이희아 양의 피아노 반주에 맞춰 방송 광고 출연으로 유명세를 타고 있는 민병진 박사가 ‘마법의 성’을 독창, 참석한 아이들에게 노래 선물을 전했다.
짧아 보이는 다리로 피아노 의자에 앉아 두 손가락만으로 남들보다 두세 배는 더 바삐 피아노 건반을 눌러대는 희아양. 자신과 같은 장애를 가진 아이들을 위해 공연하는 자리라 더욱 의미가 깊었으리라.
그런 희아양이 당당하게 무대로 올라서서 연주하는 모습에서, ‘장애는 몸 일부가 다소 불편한 것 뿐 정상인과 다를 것이 무엇인가’고 아직 편견이 많은 이 사회에 질문을 던지는 듯 했다.
2부를 알리는 삼성학교 장애인 난타 공연단의 시원한 타악기 소리에 덩달이 흥이 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