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교때부터 시작, 바닷속으로 넓혀
각종 수중 촬영대회서 상 휩쓸어
“물 속에 들어가서 처음 보는 수중 생물들을 보았을 때의 느낌은 이루 말할 수 없이 기쁩니다. 나도 모르게 카메라 셔트를 누르곤 하죠."
지난 94년부터 수중에서 촬영을 해오고 있는 金寅榮(김인영·52세·김인영치과) 원장. 주로 수중 생물들을 카메라에 담는다.
金 원장은 평소 수중세계에 대해 동경을 갖고 있었으나 세 번이나 디스크 척추수술을 하는 등 초기에는 수중 촬영을 엄두도 내지 못했다고 했다. 하지만 金 원장은 곧 마음을 고쳐 먹었다. 수영장에서의 훈련부터 체계적으로 스쿠버 다이빙을 배워 나갔다. 수중 촬영을 위해서는 스쿠버 다이빙은 필수적인 절차이기에.
사진 촬영은 金 원장이 고교시절부터 취미로 활동해 와서 그런지 큰 어려움은 없었지만 수중에서의 촬영은 사진기를 비롯해 산소탱크, 기타 관련 기구 등 40여kg에 달하는 무게가 조금 버거울 때가 있다고 말했다.
실제 수중 촬영에서의 어려움에 대해 묻자 金 원장은 사진에 담고싶은 물고기가 金 원장 자신보다 빠르게 도망갈 때, 수중 촬영의 특성상 물 속에서 렌즈나 필름을 갈아 끼울 수 없다는 것, 물 속에 있을 수 있는 시간이 수심에 따라 짧게는 15분, 길게는 1시간 정도로 제한돼 있다는 것 등이 기본적으로 어렵다고 토로했다.
“다양한 수중 사진을 찍기 위해서는 피사체의 종류가 대체로 풍부한 수심 15∼20m 정도에서 주로 활동을 하는 편입니다. 가장 깊이 들어 가본건 수심 42m 정도죠. 그러나 수중에서의 돌출행동은 절대 금물입니다. 반드시 두 명이 한조가 돼서 들어가야 됩니다."
일부 몰지각한 다이버들이 안전수칙을 무시하고 개인행동을 하다 사고를 내는 경우도 많으며 심지어 사망까지 이르는 경우도 종종 있다고 金 원장은 말했다.
金 원장이 주로 가는 곳은 제주도를 비롯해 소매몰도와 영덕, 울진 등 동해안 등지. 국외로는 필리핀과 일본 등을 다녀왔다. 특히 필리핀에 갔을 때 깨끗한 물과 탁 트인 시야, 수없이 널려있는 피사체 등을 잊을 수 없다고 했다.
또 울릉도에서 다이빙할 때 시야 전체를 꽉 채웠던 ‘방어떼"와 남해 미조 앞바다에서 작은 굴속에 꼼짝도 않고 빤히 쳐다보며 눈싸움하던 ‘쑥감펭", 그리고 한번에 수십만 마리나 됨직한 ‘멸치떼" 등도 기억에 선명하다.
金 원장의 수중 촬영 실력은 8년의 경력만큼이나 화려하다. 지난 98년과 올해 생활체육 수중협회가 주최한 수중 촬영 대회에서 연거푸 금상을 수상했으며 이밖에도 동상 등 많은 상을 수상해 왔다.
金 원장은 “8년동안 나름대로 정말 열심히 찍고 또 찍었습니다. 저도 제가 정확히 얼마나 찍었는지 알 수 없을 정도니까요. 하지만 내보일 수 있는 사진은 50장도 안되는 것 같아요"라며 겸손을 내비쳤다.
이제 나이 쉰줄을 훌쩍 넘긴 金 원장에게 수중 촬영은 결코 쉽지 않게 보였으나 金 원장은 오히려 탁 트인 바다 속을 보고 있으면 새로운 세상에 대한 경험으로 피곤함을 생각할 겨를도 없다며 웃는다.
그러나 때론 바다 밑바닥에 버려진 각종 쓰레기와 백화현상(바위에 수중생물이 전혀 붙어있지 않아 바위 자체가 흰색으로 변하는 현상) 등으로 인해 물고기들이 죽어가는 모습이 시야에 들어올 때는 정말 안타까워 측은할 때도 한 두 번이 아니라고 했다.
金 원장은 현재 대구의 ‘물빛 사진 동호회"와 부산의 ‘바다와 색깔" 등의 사진 동호회 회원으로 활동하면서 매년 갖는 전시회에 작품을 전시하고 있다.
金 원장은 “수중 촬영에는 접사부문(60mm, 105mm 렌즈 사용)과 광각부문(20mm, 16mm 또는 그 이하의 광각렌즈 사용)이 있는데 지금까지는 접사렌즈를 사용해 주로 작은 수중 생물들만 찍어왔다"고 말하면서 “앞으로는 광각렌즈도 구입해 넓은 부위의 수중 경관들도 사진에 담을 생각"이라고 밝혔다.
<신경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