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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요칼럼]치아의 조깅, 씹기 운동/최상묵 서울치대 명예교수

현대인들은 대체적으로 많이 씹지 않으려는 습관에 익숙해져 있다. 자연식품에서 인공, 가공식품들이 발달됨에 따라 음식물이 점점 부드러워지고 연하게 되면서 많이 씹을 필요가 없어진 것이다.
치아의 입장에서 보면 적게 씹어 치아가 혹사 당하지 않아 훨씬 편하고 건강해질 것이라 생각되기도 하겠지만 치아는 많이 사용하고, 씹는 일에 적당히 혹사(?) 당함으로써 더욱 튼튼해진다.


신체의 용불용설(用不用說)이론에 치아도 예외는 아닐 것이다. 걷기를 게을리 하는 현대인들이 건강을 위해서 조깅(뛰기운동)을 하는 것과 같이 치아도 평소에 열심히 씹는 운동이 필요하다.
 즉 ‘씹는다는 행위’는 마치 턱의 조깅과도 같은 것이다. 요즈음 어린이들이 옛날보다 치아가 삐뚤게 나서 소위 교정치료를 받고 있는 숫자가 늘어나고 있는 현상도 따지고 보면 많이 씹지 않아도 되는 연한 음식만을 선호하는 먹는 습관 때문에 생기는 문명병이라 할 수 있다.


어릴 때부터 씹는 훈련이 돼 있지 않으면 아래턱의 발육이 잘 되지 않아 자라면서 얼굴 전체의 균형이 일그러지게 되며 얼굴 생김새가 지나치게 턱이 갸름하고 좁은 안모를 만들게 된다.
턱뼈가 정상 크기로 발육을 못하면 턱뼈에 박혀있는 치아가 그 숫자대로 배열을 가지런히 할 수 없기 때문에 치아가 삐뚤게 나서 뻐드렁니, 덧니가 생겨 부정교합의 원인이 된다. 씹는 문제에 관한한 비록 어린이들에게만 문제가 되는 것만은 아니다.
성인의 경우에도 성인병의 대표적인 비만, 위장병, 고혈압 같은 병도 음식을 잘 씹지 않기 때문에 생기는 병이라 주장하는 학자들이 있다.


옛날 원시인들은 생식을 주로 했기 때문에 턱뼈가 잘 발달했으며 질병도 없었음은 물론이다. 인간들이 씹기를 게을리 하면서부터 이러한 질병이 생겨나기 시작했다고 주장해도 틀린 말이 아닐 것이다.
최근 연구에 의하면 씹는 운동을 철저히 해 줌으로써 뇌의 식용중추에 자극을 적당히 주어 호르몬 분비가 조절돼 흡수된 영양분을 고루고루 에너지로 전환시켜 주게 돼 비만현상을 막을 수 있다는 것이다.
씹는 운동은 침의 분비를 왕성하게 해줌으로써 침속에 함유되어 있는 소화효소가 많아져 소화기능에 도움을 주며 특히 이하선에서 분비되는 파로틴이란 호르몬은 뼈, 근육, 혈관 등을 강하게 해주는 역할을 함으로써 노화현상을 방지해 준다고 한다.


또한 씹는 운동은 뇌의 대뇌피질을 자극해 뇌의 기능을 활성화 시켜줌으로써 머리가 맑아지고 상쾌한 기분이 돼 두뇌를 맑게 해 준다는 학자들도 있다. 씹는 행위가 긴장을 풀어주고 스트레스를 해소시켜 준다는 본보기는 긴장을 많이 하는 운동선수들이 시합 도중 껌을 질근질근 씹는 광경을 흔히 목격 할 수 있다.


운동선수들이 치아의 부실함 때문에 운동기량이 떨어진다는 연구 보고가 스포츠 과학에서 입증됐다. 우리들이 어떤일에 집중할 때나 순간적인 순발력을 발휘할 때 이를 악무는 습관을 가지고 있다.
때문에 턱뼈가 건강하지 않으면 이를 악무는 힘이 떨어져 어떤 일에도 그만큼 성취욕구가 떨어진다는 사실을 입증할 수도 있을 것이다.
옛날 원시인들처럼 생활구조가 단순한 시대에 살았던 사람들은 튼튼하고 견고한 치아를 가진 반면 복잡한 스트레스 속에 살아가는 현대인들은 점점 부실하고 약한 턱과 치아를 지니게 됨은 아이러니컬한 일이다.


치아는 단순히 음식물을 씹어 먹는 최초의 소화기관으로서의 중요성도 있지만 치아의 건강이 곧 신체의 건강으로 이어지고 아울러 정신건강에까지 미치는 영향을 무시할 수 없는 일이다. 치아가 부실한 사람들의 성격이 대부분 소극적이거나 진취적이지 못하다는 사실은 근거가 전혀 없는 말은 아닐 것 같다.


건강한 치아라도 더욱 건강하게 유지시키기 위해서는 치아의 씹는 운동을 어릴 때부터 습관적으로 훈련시킬 필요가 있다.  단순히 치아의 기능적, 병리적 이상에 대한 치료도 물론 중요한 일이지만 모든 사람들이 씹는 운동에 관심을 가질 수 있도록 씹기운동 캠페인 같은 것이 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