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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의 출신 ‘1호’ 판사 탄생“치의출신이라 책임감 더 막중”

 

치과의사 출신 1호 판사가 탄생했다.

영광의 주인공은 서울치대 95년 졸업동기인 양승욱(33)변호사와 함께 지난 2001년 제43회 사법시험에 나란히 합격하면서 세간에 집중을 받았던 하태헌(35) 씨.

 

교정과 출신인 하 씨는 현재 첫 부임지인 서울지방법원 서부지원에서 판사의 길을 걷고 있다.

양 씨인 경우, 치과의사 출신인 전현희 변호사가 대표로 있는 ‘대외법률사무소’에 입사, 변호사의 길을 걸음으로써 자연스레 행로가 알려졌지만 하 씨는 판사로 임관했다는 소식만 전해 졌을 뿐 행방이 묘연해 궁금해하는 사람이 많았다.

판사라는 자리가 공직이라 그 동안 몸가짐에 신중을 기하다보니 외부로 소식을 알리는 것도 내심 조심스러웠다는 것이 하 판사의 설명이다.

 

치의학도의 길을 가던 하 판사가 갑작스레 법조인의 길로 방향을 선회 한 연유를 묻자 자연스레 지난 98년 공보의 시절로 얘기가 거슬러 올라간다.

“공보의 시절 처음 1년간을 이렇다하게 해놓은 일없이 보내고 나니 시간이 아깝단 생각이 들더라고요. 남은 2년 동안은 뭐라도 해봐야겠다는 생각에 공부를 시작하면서 당시 아내하고 합의를 봤죠. 2년 안에 시험에 합격하면 법조인의 길을 가고 그렇지 못하면 절대 미련 갖지 말고 깔끔하게 그만 두기로…”

주변 친구나 선·후배, 대학시절 진료하던 환자 중 법조인 출신들이 많아 막연히 법조인을 선망해 오긴 했지만 “남는 시간을 알차게 보내고자 뭔가 해야겠다”고 다짐한 것이 사법고시에 실질적으로 도전하게 된 계기라니, 오로지 고시합격을 위해 몇년간을 공부에만 메 달려 온 고시생들에게는 다소 배가 아플만도 한 대목이다.

 

어쨌든 아내와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단기간 집중해 공부한 덕분인지 하 판사는 공보의 기간동안 최상위 성적으로 사법시험 1, 2차를 모두 패스했다.

“지금 생각해보니 당시 법 관련 공부가 재미있었던 것 같아요. 아마 적성에 맞아서 쉽게 패스 한 것 같아요. 특히 치대 시절 많은 공부를 하면서 익힌 학습 노하우가 사법고시를 준비하는 동안 많은 도움이 된 것 같단 생각이예요.”

 

하 씨는 법조계 입문을 꿈꾸는 후배들에게 “행여 판·검사가 되면 모든 것을 다 할 수 있고 이뤄질 것이라는 일종의 환상을 버리라”고 강하게 조언했다.

많은 후배들이 법조계에 대한 이러한 환상을 가지고 판·검사를 꿈꾸는 경우가 많은데 실상은 외부서 바라보는 것과 많이 다르다는 것이 하 판사의 설명이다.

 

과거 판·검사는 특권계층의 신분으로 인식돼 온 것이 사실이지만 이제는 하나의 직업으로 인식돼야 할 때이며, 개인적으로도 판·검사라는 직책에 대한 ‘특권의식’은 사라져야 한다는 것이 하 판사의 소신이다.

 

현재 서울지방법원 서부지원 항소부에 소속돼 각종 항소사건들을 처리하는 일을 맡고 하 씨는 치과의사 출신이라는 꼬리표 덕분(?)에 최근 서부지원내 의료관련 대부분의 소송들이 자신의 몫이 되고 있어 이 때문에 오히려 신경 써야 할 게 더 많아졌다고 설명했다.

 

의사 출신이라는 꼬리표가 따라붙어 처음에 시선을 끌기는 좋지만 순수법조인 출신과 은연중에 비교의 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