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순한 금전 비교 의료질 저하 우려
경제 불황 여파 속에서 최근 치료비 할인을 요구하는 환자들이 늘고 있어 치과마다 남모르는 속앓이를 하고 있다.
강북의 A치과 A원장은 요즘 치료비 때문에 많은 스트레스를 받고 있다. 얼마전 임프란트를 하기로 한 환자가 치료비가 너무 비싸다며 노골적으로 할인해 줄 것을 요구하고 나왔기 때문이다. A원장은 고민 끝에 결국 치료를 포기하고 말았다. 환자는 여기 말고도 치과는 많다며 화를 내며 치과 문을 나섰다. A원장은 금전적 문제로 환자와 의사간에 불신이 생기는 것이 너무 허탈했다. A원장은 하루종일 힘이 쭉 빠져 그날 진료를 제대로 할 수 없었다.
경기도 B치과 B원장도 최근 치료비 때문에 환자와 실갱이까지 벌였다. 며칠 전 50대 남자 임프란트 환자가 방문해 처음부터 치료비를 흥정해 왔다. B원장은 우선 다른 치아가 아프다고 해서 3일 정도 신경치료를 하고 난 뒤 치료에 대한 자세한 설명을 하며 환자가 할인을 요구한 치료비에는 못해드린다고 하니 신경치료만 하고 갑작스레 신경질적으로 나왔다. 결국 다른 환자의 진료시간도 있고 해서 더 이상의 실갱이를 끝내고 환자를 돌려보내고 말았다.
최근 들어 의료 의식수준이 높아짐에 따라 임프란트, 교정 등 고가의 치료를 원하는 환자가 늘면서 치료비 할인을 요구하는 환자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는 치과가 늘고 있다.
서울의 C치과 C원장은 “언제부턴가 치과 치료비는 당연히 할인해 주는 것으로 인식하고 있는 환자가 적지 않다”면서 “이런 환자를 접할 때면 치과가 백화점도 아니고 치료비까지 바겐세일을 해야하는 건지 이런 현실이 참 답답하다”고 토로했다.
C원장에 따르면, 심지어 어떤 환자의 경우는 치료가 모두 끝날 때까지 치료비 지불을 차일피일 미루다 마지막에 정산하면서 본인이 타당하다고 생각되는 치료비만 지불하겠다고 생떼를 쓰는 경우도 있다고 밝혔다.
C원장은 또 이런 환자들 대부분은 타 치과 치료비 운운하며 의료의 질보다는 단순히 치료비로 치과를 선택하는 경향이 짙어 의료질 저하까지도 심히 우려된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C원장은 “한편으로 일부 치과의 ‘박리다매’식의 진료행태도 문제”라고 지적하면서 “치과 스스로 의료질 향상을 통한 적절한 치료비를 당당히 요구해야 한다”고 말했다.
신경철 기자 skc0581@kda.or.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