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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상묵 월요칼럼]의학에 있어서 진화생물학적 의미

찰스다윈의 ‘종의 기원’ The Origin of Species를 필두로 자연선택설을 바탕으로 한 진화론은 많은 논쟁을 거치면서 지금에 이르렀다. 그동안 종교적, 사회학적 이유 때문에 진화라는 개념이 받아들여지는데 많은 시간이 걸린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지금의 이 진화론은 현대 생물학뿐만 아니라 사회, 경제학, 인류학, 심리학 하물며 예술분야에까지 폭넓게 영향을 미치면서 현대인들의 사고체계에 어떤 기본틀을 제공하고 있다. 그런데 유독 의학분야만은 진화생물학적 이론을 거의 받아들이지 않은 체 독자적인 길을 걸어왔다. 의학만큼 생물학과 깊은 관련이 있는 학문도 없을진데, 가장 빨리 진화이론을 의학에 접목을 했어야 할 분야에서 진화론의 수용에 소극적 혹은 배타적인 자세를 취해 왔다는 사실은 매우 흥미로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창세기 1장 27절에 ‘…하나님이 자기의 형상, 곧 하나님의 형상대로 사람을 창조하시되…’라는 구절이 있다. 기독교적인 관점에서 인간과 다른 동물을 분리하여 생각하는 이원론적 견해(dualistic)이다. 지구상의 모든 생명체들은 모두 자연의 선택을 받았는데 유독 우리 인간들만이 신의 선택을 받았다고 하는 주장은 지나치게 인간중심적인 사고이며 다윈의 개념에는 벗어나는 것이다. 인간도 엄연히 진화의 산물이라는 사실을 겸허하게 받아들인다면 다윈의 진화개념을 의학에서 수용하고 적용해야 한다는 사실은 지극히 당연한 일일 것이다.


물론 진화적인 어떤 ‘가설’을 질병에 대입시켜 의학적으로 검증하는데 어려움이 있었을 터이다. 그리고 진화생물학에 대한 관심도 사실은 최근에야 부쩍 생겨난 탓도 그 이유는 될 것이다. 무엇보다 진화론을 의학에 적용하는데 인색했던 까닭은 의학자들은 오로지 실험방법에 의한 결과에 신뢰와 검증을 우선으로 생각하는 독특한 성향 때문이라고 하는게 옳다.


오랫동안 의학에서는 생명체 자체가 어떤 신비로운 생명력(life forces)을 가지고 있다는 생기론(生氣論. vitalism)을 거부하려는 몸짓을 해왔지만 그것이 잘못된 생각이었다는 판명이 난 지금에도 그와 유사한 현상에 대해서는 무조건 거부반응을 보이려고 하는 경향이 짙다. 진화이론도 바로 이런 거부반응의 일환으로 의학분야에서 뒤로 밀려나 있었던게 아닌가 생각된다. 그러나 생명의 기원과 본질에 대한 근본적인 이해가 없이 의학의 진정한 발전을 기대하기는 어렵다. 생명현상이 너무나 심오하고 다양하기 때문에 생명의 변화와 능동적인 작용에 대해서 과학적으로 분석하기가 곤란하다는 이유로 무시해 버리려하는 경향도 없지 않았다. 어떻게 생명체가 지금의 모습을 갖추게 되었는지에 대한 이해를 하는 것만이 왜 인간이 질병에 대해 취약하게 만들어졌으며 또는 선택되어졌는지를 이해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다. 우리의 몸을 자연선택의 산물로 이해함으로써 질병의 기원은 물론 그것을 예방하고 치유하는 방법도 거기에서 비롯되어 찾을 수 있기 때문이다.


다윈주의(Darwinism)가 의학발달에 기여할 수 있는 이유는 인간도 엄연히 진화의 산물이라는 사실을 인정하면서 자연선택(The theory of natural selection)에 의한 적응(Adaptation)의 개념으로 질환의 본질을 풀어 가야 할 부분이 있기 때문이다. 즉 질병을 일으키는 또는 질병을 방어 대응하는 매커니즘은 무엇이며, 어떤 유전적 성분에 의해서 질병이 항구성을 지니게 되며, 환경적 요인이 질병에 어떤 영향을 미치고 있으며, 어떤 질병에 대해 인간이 근본적으로 취약하게 만들어진 역사적 유산은 무엇인가? 등에 대한 끊임없는 진화적 의문과 탐구를 하는 일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진화의학(Exolutionary Medicin)은 질병에 대한 새로운 시각을 얻게 해줄 수 있으며, 서로 관련이 없어 보이는 사실들은 한데 묶는 통합적 구성체제를 얻어 일관성을 제고해줄 수 있는 학문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우리는 개개인이 왜 특성질병에 걸리는가에 대해서는 많이 알고 있지만 왜 병에 걸리며 왜 질병이 존재하는 것일까에 대해서는 아는바가 없다. 질병이란 단지 무작위적이고 잘못