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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상묵 월요칼럼]치과의사의 자존심

꽤 오래된 일이긴 하지만 모 방송국 프로그램에서 치과의사를 모델로 한 코미디 프로그램이 방영된 일이 있었다. 그것을 본 어느 치과의사 한 분이 격분해 방송국에 항의전화를 하고 사과성명을 내라고 흥분을 했던 사건이 있었던 기억이 난다. 기실 그 코미디 내용은 그렇게 격분할 정도의 파렴치한 내용도 아니었던 것 같다(필자도 보았다). 아마 그 결과는 방송국의 묵살로 매듭지어졌고 그 후에도 모르긴 하지만 치과의사가 소재로 된 코미디가 자주 만들어졌을 것이라 생각된다. 모든 직업에 종사하는 사람들이 자기직업에 대한 약간의 천박한 풍자를 한다고 모두가 격분한다면 이 세상에 코미디의 소재를 어디에서 찾을 수 있을 것인가? 코미디의 가장 좋은 소재는 사람이기 때문에 누군가가 모델이 돼주어야만 우리들에게 순간적인 천박한 웃음이라도 나누어주지 않겠는가?

 

사람들은 때때로 천박한 웃음을 웃음으로써 카타르시스를 얻게 되기 때문이다. 지금 코미디 소재의 필요성에 대한 의견을 피력하려는게 아니라 왜 어느 치과의사가 그렇게 격분하고 흥분하게 됐는가를 한 번 생각해 보자는 것이다. 그냥 웃어넘겨 버릴 수도 있는 일을 자기의 자존심을 손상한 심각한 일로 받아들인 그 치과의사가 대범하지 못하고 옹졸했다고도 생각할 수도 또한 없는 일이다. 그러나 코미디에서 다룬 치과의사의 소재는 어느 특정한 치과의사 개인을 지칭한 것은 물론 아니며 치과의사란 직업의 대표성을 내세워 어떤 직업에 대한 허구성을 설정하고 그것을 소재로 다루었을 뿐이다. 그런데 그것을 보고 있는 당사자 개인들은 자기 자신에게 주는 모욕감으로 주관화시켜 나를 모욕하는 것 같은 착각에 사로잡히게 되는 것이다.


미국 같은 나라에서 대통령도 코미디 주인공으로 자주 등장하고(우리나라에서도 요즘은 등장한다.) 재미있는 모습으로 만화도 그려지기도 하며 간호사들은 흔하게 섹스의 심벌로 그려지기도 한다. 그런데도 아무도 항의를 하거나 흥분하는 일은 없다. 대통령 누구누구가 아니고 간호사 누구가 아니었기 때문이다. 그냥 대통령이란 인물, 간호사란 일반적인 개념으로 다루었기 때문에 개인하고는 아무런 관련이 없는 그냥 웃으면 그만이지! 하는 그런 태도일 뿐이다.


그들이 그만큼 매사에 대범하고 자신만만한 태도에서 나타나는 아량일 것이다. 자기 자신에게 자신만만하다면 누가 뭐래도 소신대로 생각하고 살다보면 대수롭지 않은 일은 무시하고 하찮은 일은 아량으로 웃어넘길 수가 있을 것이다.
우리 치과의사들은 모두가 가족적 분위기(?)같아서인지 조그만 일이 치과계 안에 발생하면 매우 과민한 반응을 하면서 신경을 곤두세우는 경향이 없지도 않다. 치과의사들과 그들을 도와주고 있는 에이전트(Agent) 즉 기공사나 치과위생사들과의 간혹 불미스러운 분쟁을 신문지상을 통해서 접하게 될 때가 있다. 마치 집안에서 어른과 아이들이 싸움을 하는 듯한 인상을 풍겨 볼썽 사납기조차하다.

 

그 다툼의 내용이야 어쨌든 우리 입장에서 좀 더 대범하게 처신했어야 할 일이었는데도 지나치게 주종관계를 내세워 그들을 윽박지르며 우리가 누군데 너희들이 감히 ~하는 식으로 그들을 대한다면 우리는 결코 그들로부터 존경 받을 수 없을 것이다. 설령 그들이 약간 코믹스러운 행동을 했을지라도 우리들은 그냥 웃어넘겨 주거나 무시해 버리는 대범성을 보일 수 있을 때 오히려 우리들의 자존심을 지키는 일이라 생각된다. 지나치게 격분하거나 흥분한다면 오히려 우리 꼴이 더 초라해지게 마련이다. 우리 치과의사 주위에서 우리를 도와주고 있는 para-dental agent들인 치과기공사, 치과위생사들은 우리들이 부리는 하인이나 부하직원이 아니란 점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그들은 엄연히 자기분야에 전문적인 일을 수행하고 있는 엄연한 전문직업인 들이다.

 

그들이 공교롭게 치과의사들의 일을 돕고 있는 일을 하고 있을 뿐이다. 돕는 일을 하고 있다고 해서 그들과 우리들이 주종관계에 놓여있는 것은 아니다. 설령 그들이 우리들로부터 보수를 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