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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기고]김여갑 대한치의학회 회장 존경받는 선배와 믿고 따르는 후배

WBC 선수단이 귀국했다. 김인식 감독을 비롯한 코치들 그리고 선수들의 얼굴에 아쉬움이 가득하였다. 김인식 감독은 일본에 진 아쉬움으로 잠을 제대로 자지 못했다고 하였다. 한 선수는 실력으로 복수하고 싶었는데 못했다고 하면서 말끝을 맺지 못하였다. 그가 도루를 할 때는 표범과도 같아서 누구도 막을 수 없을 것 같았다.


필자도 야구를 누구보다도 좋아한다고 생각하고 많은 시합을 봤지만 도루하다가 상대 선수와 부딪쳐 헬멧이 깨지는 것은 처음 봤다. 작은 몸집에 무지무지하게 대단한 투지라고 생각하였다. 이렇게 열심히 하는 모습을 봐서라도 꼭 이겼어야했는데 말이다. 평시에도 생각하고 있기는 했지만 공 하나, 하나가 얼마나 중요한지 알 수 있었다.


또한 힘이나 오기만으로 되는 것도 아니라는 것도 새삼 알게 되었다. 많은 수고가 한순간에 헛되이 될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하지만 개인적으로도 이길 수 있는 게임을 졌다는 아쉬움이 있기는 하지만 아주 잘 했다. 이제는 우연이 아니고 우리의 실력이 세계 정상에 와 있다는 것을 보여준 계기가 되었다. 진심으로 축하한다.


떠나기 전에는 선수단을 구성하기도 어려웠다는 것을 우리는 잘 안다. 감독을 맡을 사람도 없었고, 시간은 지나가는데 세계 무대에서 힘쓸 수 있는 주전급 선수가 하나, 둘 빠지면서 선수단의 구성이 엉성해보였다. 지난 번 WBC에서의 4강, 베이징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딴 것이 부담이 된 것 같다. 어쩌면 우리가 가지고 있는 객관적인 실력보다 그 동안 성적이 너무 좋았는지도 모르겠다.


우리는 당연한 결과인 듯 환호성을 지르며 좋아했지만 어쩌면 기적 같은 결과인지도 모르겠다. 우리나라와 베네쥬엘라와의 연봉 비교, 우리나라와 일본과의 기초적인 야구환경을 비교해보면 사실 이것은 기적 같은 결과가 아니고 진짜 기적이었다. 기적이란 것이 그렇게 자주 일어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2회 WBC에서 다시 한 번 기적 같은 결과가 나타나기를 기대하기 어렵다는 것을 야구인들은 알았을는지도 모른다.


여담으로 벼락을 두 번 맞아봤다는 사람이 있다고 들어봤지만 세 번 맞았다는 사람은 아직 못 들어봤다. 아마 있었다고 해도 사망했을 것이다. 하지만 이번 WBC를 통해 지금까지의 우리의 야구 성적이 기적에 의한 것이 아니고, 그들이나 우리가 잘 몰랐을 뿐이지 본래 우리의 실력이라는 것을 세계에 알리는 계기가 되었다. 올림픽 금메달을 따고도 세계 랭킹 3위였는데, 이번에 일본과 미국을 누르고 2위가 된 것만 보더라도 세계가 우리의 실력을 인정한 것이다. 세계에 알린 것도 중요하지만 우리에게도 확신을 주었다.


이 같은 결과는 김인식 감독과 전에 감독과 코치로 일했으나 현재 팀을 맡고 있지 않은 코치들, 그리고 불타는 투지를 가진 우리의 젊은 선수들이 이루어낸 것이다. 아무도 책임지지않고, 자신의 안위만을 생각하고 있을 때 국가가 없는 야구가 무슨 소용이 있느냐고 하면서 뇌졸중 후유증의 불편한 몸으로 김인식 감독이 나섰으며, 이전 같으면 현직 감독들이 맡아야 할 최전선의 지휘를 전직 감독과 코치들이 맡아 전념을 다 하였고, 국가대표를 자랑스럽게 생각하는 젊은 선수들로 새롭게 대표팀을 구성하여 어느 팀 하나 만만치 않은 세계대회에 나서서 얻은 값진 것이다. 떠나기 전에는 5~6위 정도를 생각했다고도 한다.


WBC 우리 대표팀의 승리 원동력은 여러차례 이야기 나왔지만 게임에 대한 집중력과 어렵게 모인 팀인 만큼 우리도 한번 해보자는 응집력, 이 같은 마음을 하나로 모을 수 있는 지도력에 있었다고 생각한다. 물론 지도자에 대한 무조건적인 신뢰와 존경심도 함께 했다고 본다.


치과계에도 지금 해결해야할 중요 안건들이 몇 가지 있다. 조금의 양보도 허락하지 않는 팽팽한 긴장 속에 누군가 백기를 들지 않으면 풀리지 않을 것 같은 답답하고 어려운 문제들이다. 이유 불문하고 백기를 들어야 한다는 것은 원점으로 되돌리거나, 자폭하자는 것과도 같을 수 있다. 어쩌면 백기를 들기도 어렵다는 뜻이다. 아직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