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테크시리즈 7
치과의사를 위한 주식 투자 전략
동원산업(006040) - 보물찾기형 기업
바다로 세계로 미래로
우리나라는 자원빈국이다. 그런 까닭에 자원(commodity) 가격 상승은 기업들의 원가 부담으로 이어져 늘 우리 경제에 신음을 안겨준다. 특히 한정된 자원과 줄지않는 수요 때문에 장기적으로 자원 가격상승이 예상되는 경우 답답한 마음은 이루 말할 수 없다. 하지만 우리나라에도 세계 1위의 자원 생산 기업이 있다. 바로 동원그룹의 모태가 된 원양어업 기업 동원산업이다.(참고로 동원그룹 김재철 회장은 참치어선 선장 출신이다.)
캔용과 횟감용으로 쓰이는 참치는 금 또는 석유와 같이 글로벌 자원시장에서 거래 시세가 존재하는 자원이다. 실제로 참치 가격은 다른 자원들의 가격과 유사한 흐름을 보인다. 단순한 식품이 아니라 희소한 자원이기 때문에 라이선스가 있어야만 조업을 할 수 있고, 그 라이선스 또한 자원보호 명분과 기존업체들의 입김으로 신규 발급이 거의 되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또한 라이선스를 추가적으로 딴다하더라도 참치잡이 어선을 건조하는 비용도 만만치 않기 때문에 진입장벽도 매우 높은 편이다. 그런 반면 식량으로서의 참치 수요는 지속적으로 늘고 있다. 또한 석유 등 여타 자원과 같이 중국에서 참치를 먹기 시작할 경우 폭발적인 수요 증가가 예상된다.
우리나라 정유회사들이 광구 지분 취득을 통해 자원을 확보하는 노력을 기울이고 있지만 전세계 시장에서 그 비중은 너무나 미미하다. 하지만 동원산업은 비록 한국이란 작은 국가에 속한 회사지만 단일 참치회사로 세계 최대 규모를 자랑한다. 그런데 동원산업의 영향력이 더욱 더 확대되는 사건이 2008년 일어났다. 1,700억원을 들여 미국 1위 참치캔 회사 스타키스트를 인수한 것이다. 동원산업은 자회사로 이미 동원 F&B라는 캔회사를 두고 있었는데 미국 1위 캔회사마저 인수하여 협상력이 증대된 것은 불문가지다.
스타키스트가 동원산업의 숨겨진 자산(자회사)인 이유가 단지 협상력의 확대 때문만은 아니다. 스타키스트를 인수했던 2008년은 금융위기 상황이었기 때문에 동원산업은 스타키스트를 거의 장부가 수준에서 인수할 수 있었고 인수대금의 대부분(1억5천만달러)을 외화부채로 조달했는데 이후 환율이 하락하면서 실제 갚아야 하는 원화 금액은 크게 감소했다. 또한 스타키스트는 공정상 비효율적인 부분이 많았는데 동원산업에서 인수한 직후 오랜 참치 사업의 경험을 전수하면서 효율성이 크게 개선되어 인수 첫 해에 적자 회사를 476억원 이익 내는 회사로 변모했다. 단 한 번의 의사결정을 통해 본업의 경쟁력도 강화하면서 그 자체로도 빛나는 보물을 갖게 된 것이다.
많은 대기업들이 자원의 확보와 세계 최고 회사의 인수를 외치지만 정작 가시적인 성과를 올린 곳은 찾아보기 힘들다. 오히려 지나친 값을 지불해 상처뿐인 영광을 얻은 기업도 있다. 많이 알려진 대기업은 아니지만 묵묵히 자신의 길을 가는 동원산업을 보며 산업적 콤플렉스를 날려버릴 수 있어 투자자로서 무척 기쁘다.
최준철 대표이사
·서울대 경영학과 졸
·VIP투자자문창업(2003년)
·VIP투자자문공동대표이사(현)
·저서 : ‘한국형가치투자전략’,‘가치투자가쉬워지는V차트’(공저),‘워렌버핏의실전주식투자(번역)’, ‘Buffet’(감수) 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