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테크시리즈 10
치과의사를 위한 주식 투자 전략
진로발효(018120) - 고배당형 기업
초저금리 시대의 확실한 대안
이제 은행에 맡겨봐야 1년에 2%밖에 이자를 받지 못하는 초저금리 시대다. 경제성장 속도에 비해 금리 수준이 너무 낮다보니 장기적으로 금리인상이 불가피해 보이지만, 그리스발 재정위기 등 글로벌 불확실성 증대 및 정책당국의 신중함을 감안한다면 당분간은 이와 같은 낮은 금리수준이 유지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때 예금보다 나은 확실한 대안이 바로 배당주 투자다.
배당은 기업이 1년간 벌어들인 순이익에서 일정 부분을 떼어 주주들에게 현금으로 돌려주는 것이다. 그런데 일부를 돌려줬을 뿐인데 배당수익률(주당배당금/주가)이 8%에 이른다면 이것은 어떤 의미일까? 첫 번째로 생각해볼 수 있는 건 그만큼 주가가 싸다는 뜻이다. 분모에 해당하는 주가가 낮으면 당연히 배당수익률이 상승한다. 두 번째는 이 회사가 현금장사를 하고 있다는 의미다. 배당지급액은 회사의 예금통장에서 현금으로 지급되는데 현금이 없다면 배당할 재원도 없다.
초저금리 시대에 높은 배당수익률을 지급하는 기업의 대표적인 예로 주정업체인 진로발효를 들 수 있다. 이 회사는 ’07년에 주당 750원, ’08년과 ’09년엔 각각 1,000원의 배당금을 지급했다. 현재 주가가 12,500원 수준이니 배당수익률이 정확하게 8%가 나온다. 즉 이 회사에 투자하면 주가가 하나도 오르지 않는다 해도 매년 원금의 8%에 해당하는 현금을 배당금으로 받을 수 있다는 얘기다.
이것이 가능한 원인은 진로발효의 비즈니스모델에 있다. 우리나라의 소주업체들은 소주를 만들기 위해 알코올덩어리인 주정을 구매해야 하는데 법적으로 대한주정판매라는 곳을 통해서만 구매가 가능하다. 대한주정판매의 지분은 몇 개의 주정업체들이 나눠 가지고 있고 지분율만큼 생산량을 할당하는데 진로발효는 대한주정판매의 지분을 가장 많이 가지고 있어 안정적인 원재료 확보 및 판매가 가능하다. 실제 ’06년부터 ’09년까지 진로발효의 매출액은 651억, 695억, 714억, 759억, 782억원으로 안정적인 성장을 기록하였다.
제조방법도 무척 간단하다. 해외에서 수입한 타피오카나 국내에서 조달한 쌀보리를 끓여서 발효시키면 그만이다. 그런 까닭에 매년 설비를 위한 투자도, 연구개발을 위한 예산도 필요가 없다. 현금은 안정적으로 들어오는데 쓸 곳이 없으니 배당을 하더라도 다음 해 사업을 하는 데 아무 지장이 없다. 진로발효가 순이익의 70% 가량을 배당하지만 주주들이 이 회사의 다음해 장사를 걱정하지 않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주식회사 제도가 처음 도입되었을 때 주주들이 기대했던 보상은 배당이었다. 하지만 계속기업으로서의 관점이 강화되면서 이제 주식투자자는 배당보다는 큰 폭의 성장에 따른 시세차익을 기대한다. 하지만 성장에는 수많은 변수, 다시 말해 리스크가 따르기 마련이다. 숲 속의 열 마리 새보다 손 안의 새를 원하는 위험회피적 투자자들에게 고배당주는 저금리 시대의 파고를 넘을 수 있는 좋은 대안이 될 것이다.
최준철 대표이사
·서울대 경영학과 졸
·VIP투자자문창업(2003년)
·VIP투자자문공동대표이사(현)
·저서 : ‘한국형가치투자전략’,‘가치투자가쉬워지는V차트’(공저),‘워렌버핏의실전주식투자(번역)’, ‘Buffet’(감수) 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