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김영수 서울대 명예교수
“다양한 케이스·장기적 통계
연구결과물 신뢰하는 잣대”
“아직도 환자를 보느냐고 묻는 사람들이 많은데 나는 그것이 내가 할 수 있는 일 가운데 가장 쉬운 일이라고 대답합니다. 아직 10년은 더 해야 할 것 같아요. 새로운 재료, 기법 등을 시도해 보고 싶은 욕망이 계속되거든요. 그래서 아직도 이 일을 계속하고 있어요.”
김영수 서울대 명예교수(73세)는 2004년 정년퇴임 후 부인인 구옥경 원장(구옥경 치과)과 함께 치과를 운영하며 지속적으로 임플랜트 시술 및 연구에 매진해 왔다.
서울치대 재직 당시인 2003년 4000례 시술 기록을 달성했던 그가 퇴임 후에도 꾸준히 임플랜트 시술 및 연구에 매진하며 지난 4월 임플랜트 5000례 시술을 돌파 할 수 있었던 것은 그의 말 그대로 ‘새로운 재료, 기법 등을 시도해 보고 싶은 욕망’ 때문이었고 그가 할 수 있는 가장 쉬운 일이었기 때문이다.
일부에서는 시술 기록을 기념하는 것이 무슨 의미가 있냐고도 하지만 그의 생각은 다르다.
“의과 쪽에서는 심장수술, 시험관아기 등의 시술 횟수를 의미 있게 생각하고 기념하는데 치과에서는 스스로가 치과 시술 자체를 별 것 아니라고 생각해서 하질 않아요. 그런 생각부터 버려야 합니다. 특히 연구에 있어 ‘수량’과 ‘기간’이 주는 의미는 매우 중요하지요. 치과에서도 장기적으로 누적된 연구내용을 모아 기념할 수 있어야 합니다.”
그는 세계 임플랜트계 대부로 불리는 브레네막 교수를 비롯해 세계적인 석학들이 장기적인 연구에 매진하는 모습을 보면서 ‘장기적인 연구데이터’야말로 가장 신뢰 할 수 있는 결과를 도출해 낼 수 있는 ‘황금 열쇠’라는 확신을 갖게 됐고 그 의미 또한 중요하다는 사실을 몸소 깨달았다고 했다.
김 교수가 30여년간 시술한 5000케이스의 종합적인 성공률은 94~95% 정도다. 약 5~6%의 실패율을 보인 셈이다.
“처음 시술할 때는 좋은 케이스만 골라서 시술했기 때문에 거의 성공했어요. 이후에 골질이 안 좋은 고령 환자 등 난 케이스 시술을 하면서는 성공률이 다소 떨어지더군요. 때문에 나중에는 실패율을 줄이기 위해서 부단히 노력했죠.”
김 교수는 임플랜트 등 일부 제품들의 경우 양호한 케이스에 시술한 좋은 데이터만을 가지고 통계를 내기 때문에 100% 신뢰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다면서 나이, 성별 등 다양한 케이스가 고루 포함된 장기간의 통계만이 신뢰성 있는 데이터가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김 교수는 특히 “저도 본의 아니게 실패를 하게 되는 경우가 있다”면서 “그럴 땐 최선의 방법으로 극복하려고 노력할 뿐이다. 양심껏 장기적인 예후를 생각하면서 시술 하는 것만이 최선”이라고 동료 후배들에게 조언했다.
한편 김 교수는 지금껏 연구해 온 임플랜트 증례들을 책으로 엮는 작업을 지속적으로 해오고 있는데 어려움이 많다면서도 앞으로 이를 정리해 후학들에게 남겨주고 싶다고 전했다.
강은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