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테크시리즈 17
치과의사를 위한 가치투자 전략
주주를 좋아하는 기업을 찾아라
기업의 주인은 주주다. 그러나 정작 회사들을 보면 주주를 위한다는 말을 하기는 쉬워도 이를 적극적인 주주정책으로 옮기는 회사를 보기는 쉽지 않은 일이다. 대주주와 CEO의 이해관계, 장기적 전략의 문제, 법적인 문제 등 여러 가지 고려사항이 개입되기 때문이다.
기업이 얼마나 적극적인 주주정책을 하는지 판별할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은 그 기업의 배당과 자사주정책을 살펴보는 것이다.
배당은 기업 수익의 일부를 주주들에게 그 지분만큼 나누어주는 것을 의미한다. 배당률은 두 가지로 나뉘는데 액면 배당률은 액면가에 대해 얼마의 배당인가를 나타내고, 시가 배당률은 현재 주가에 대해 얼마의 배당인가를 나타낸다. 이때 흔히 배당률이 높다라는 것은 후자인 시가 배당률을 뜻한다. 이를 다른 말로 배당수익률이라 하고 배당수익률이 높은 기업을 ‘高배당률형 기업’이라 한다. 여기에서 의미하는 배당은 주식배당이 아닌 현금배당을 의미한다.
현재에는 발행시장보다 주식을 매매하는 유통시장이 더 커져 시세차익이 더 중요해지고, 세금 등의 이유로 배당금을 회사에 재투자하는 것이 더 낫다는 인식이 있지만 그래도 배당은 투자자에게 현금을 창출해 주고, 주가의 안전판 역할을 하며, 기업 내용에 대한 신호를 제공한다는 점에서 투자자들에게 큰 의미를 갖는다. 또한 배당은 실질적인 현금을 창출해 준다는 의미에서 선물, 옵션 같은 금융기법과는 달리 주식을 진정한 자산으로 만들어 주는 개념이다. 특히 배당에 대해 적극적인 정책을 취하는 기업들이 늘어가고 저금리 상황이 지속되면서 배당은 투자에 있어 중요한 키워드가 되고 있다.
자사주 매입은 기업이 이미 발행되어 유통되는 자기 주식을 매입하는 것을 말한다. 자사주 매입 여부는 뉴스에 나오는 공시나 전자공시시스템에서 파악할 수 있다. 흔히 자사주를 매입하면 기업이라는 매수세력이 더 생겨서 수급이 좋아지기 때문에 주가에 긍정적이라 하지만 가치투자자는 그런 관점에서 접근하지 않는다. 가치투자자는 자사주매입을 통한 주주가치의 증대나 기업이 주는 신호를 더 긍정적으로 생각한다. 특히 자사주 소각을 중요하게 생각하는데 이는 주당순이익(EPS)의 증가를 통해 주주의 부를 증진시키기 때문이다.
자사주는 배당과 마찬가지로 투자자에게 기업 내용에 대한 신호를 제공한다. 우선 자사주를 매입하려면 현금이 필요하기 때문에 회사 내부의 잉여 현금 흐름에 자신이 있어야 한다. 그래서 좋은 기업은 증자를 하기보다 자사주를 매입한다. 또한 자사주 매입은 자기 회사의 주식이 저평가되었다는 경영자의 판단 하에 이루어진다. 기업 내용을 가장 속속들이 잘 아는 사람은 투자자가 아니라 회사 내부에 있는 경영자라는 관점에서 자사주 매입은 기업이 저평가되었다는 강력한 신호다. 자사주 매입은 절세효과 측면에서도 좋다. 배당소득에 대해서는 16.5%의 세금이 붙지만 자사주매입에는 세금이 붙지 않는다. 즉, 절세효과를 내면서 주당이익을 높여 주주에게 돈을 돌려주는 방법이다. 결론적으로 자사주매입은 절세효과를 최대한 이용하여 주주가치를 증대 시키는 강력한 주주정책이자 기업의 이익을 주주에게 돌려주는 또 다른 형태의 배당이라 할 수 있다.
최준철 대표이사
·서울대 경영학과 졸
·VIP투자자문창업(2003년)
·VIP투자자문공동대표이사(현)
·저서 : ‘한국형가치투자전략’,‘가치투자가쉬워지는V차트’(공저),‘워렌버핏의실전주식투자(번역)’, ‘Buffet’(감수) 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