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전원생이 말하는 치전원 문제
주입식 교육·실습 부족 불만
검증안된 선입견 마음 무거워
치전원생들이 학제 한 가운데서 직접 피부로 느끼는 불만과 걱정은 보다 구체적이고 현실적이다.
우선 새로운 학제에 대한 대학들의 준비가 부족했다는 지적이다. 기존 치대와 변함없는 교육과정으로 인해 이미 학부에서 배웠거나 DEET 등을 준비하며 정리된 생물, 화학 등의 기초과목이 반복되고 있다는 불만들이 나왔으며, 암기위주의 주입식 교육방법을 개선해야 한다는 의견도 제기됐다.
또한 지방소재 치전원의 경우 원내진료과정에서 보철이나 보존 등의 케이스를 실습해야 할 경우 치전원생 스스로가 환자를 확보해야 하는 고충이 있어, 이 부분에 대한 제도적 보완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나왔다.
그러나 무엇보다 학생들에게 부담으로 작용하는 것은 치대생과 비교해 길게는 5~6년씩 늦어지는 교육과정이었다.
대학에서 생명공학을 전공한 한 여학생은 “대학에 진학할 때부터 치전원을 목표로 공부하는 학생들이 많다. 이들이 처음부터 치대에 진학했다면 더 많은 시간을 임상수련에 투자할 수 있었을 것”이라며 “치전원 출신들은 아무래도 수련과정을 선택하는데 치대생보다 많은 부담을 안고 있는 것이 사실”이라고 밝혔다.
이와 더불어 또 하나 치전원생들의 마음을 무겁게 하는 것은 앞서 언급된 내용들처럼 개원가 혹은 교수사회가 자신들에 대해 갖고 있는 선입관과 검증되지 않은 우려들.
온라인상에서 의·치전원 관련 기사만 뜨면 네티즌들 사이에서는 대학사회의 순혈주의와 의·치전원 진학생들의 자질 문제를 놓고 격론이 벌어지곤 하는데, 치전원생들은 대학이나 선배들이 더 이상 편견 없이 자신들을 평가했으면 좋겠다고 한목소리를 냈다.
익명을 요구한 한 치전원생은 “열려 있는 문이 있어 들어왔을 뿐이다. 새롭게 진로를 바꾼 만큼 누구보다 새로운 환경과 조직에 더 잘 적응하고 싶은 것이 우리들”이라며 “치과계라는 공동체에 해가 되는 일을 누군들 하고 싶겠는가. 다만 치과의사라는 직업이 바깥 사회에서 보는 것과는 또 많이 다르다는 것을 느끼고 있다”고 말했다.
전수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