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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 기획] “자살·파산 등 불안소식 두렵다” 하소연

치전원 도입 단점

 

·교육기간 연장으로 의사 고령화
·치전원 도입후 등록금50% 상승
·이공계 대학원기피 치전원입시준비로
    대학생 사교육 대두
·수도권 학생 증가로 지방대학 인턴 부족 현상
·여학생, 군필자 늘어 공보의 군의관
    수요 정책 흔들
·대학원 수준의 교육질 향상 기대 물거품 

 



“자살·파산 등 불안소식 두렵다” 하소연
 쟁쟁한 선배들과 경쟁 현실 부담감 커


이 같은 이유로 치전원 출신 치과의사들은 임상 수련과 생활비를 벌수 있는 취직전선으로 뛰어드는 숫자가 많아졌다.
치전원 출신 치과의사들마다 개인차가 있지만 의사 수가 어느 정도 확보된 치과병원급 페이닥터 취직을 선호하고 있다.


1~2명이 진료하는 개원 병원보다는 여러 치과의사 선배들로부터 임상은 물론 병원 경영시스템 등을 배울 수 있다는 기대감 때문이다.
그러나 진료 질이 높고 규모가 큰 병원 일수록 중요한 치료는 개원 원장들이 도맡아 하고 있어 기대만큼 임상 실력을 쌓지 못하고 있다.              
이에 따라 치전원 출신 치과의사나 졸업 5년 이내 치과의사들이 임상실력 배양을 위한 자구책으로 사교육 시장으로 몰리고 있다.
 
“배워야 산다” 임상 세미나장 “북적”

 

토요일인 지난 7월3일 오후 레진 관련 핸즈온 코스 연수회가 개최 된 서울 신사동 소재 모 업체 세미나실은 25명의 젊은 치과의사들의 임상 실습 열기로 가득 찼다.
교육을 받고 있는 치과의사들 대부 분(20명)은 학교졸업 후 5년 내인 새내기 치과의사들이나 치전원 출신들이다.


이중에는 멀리 부산, 광양, 광주 등에서 교육을 받기 위해 4~5시간 걸려 상경, 적지 않은 연수비를 지불하며 실력 배양에 힘쓰는 모습도 다수 눈에 띄었다.
세미나를 주최한 학회 관계자는“같은 주제로 연수회를 3회 째 운영 중인 데 마땅히 배울 곳이 없는 젊은 치과의사가 몰리고 있다”면서 “아직 일정이 확정되지 않은 4회 연수회를 미리 등록 하겠다고 문의 할 정도”라고  밝혔다.
그는 또 “임상지도 중에 아주 초보적인 질문이 많아 당황한 적이 많았다”면서 “젊은 치과의사들의 임상교육에 문제가 있다는 생각이 많이 든다” 고 말했다.

 

“한 건물 한 치과” 현실에 기죽어

 

졸업 후 개원입지를 한번이라도 둘러본 치전원 출신 치과의사라면 누구나 기가 죽는다는 전언이다.
‘한 건물 건너 한 치과’라는 현실을 눈으로 확인하고 기라성 같은 기존 치과의사 선배들과 경쟁해야 하는 현실에 부담감을 크게 느끼고 있다.
치과 병의원 증가 수는 지난 2000년 1만607곳에서 2009년 현재 1만4395곳(병원 195곳)으로 10년 새 3788개가 급증했으며 매년 400개 씩 늘어나는  추세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입지가 좋은 역세권 사거리 등 개원이 잘될 만 한 장소에는 어김없이 7~8개의 치과병원이 들어 서 있다.
임대료가 비교적 저렴한 수도권 등 변두리 지역도 사정은 마찬 가지로 곳곳 마다 치과 병의원이 즐비하다.


A치과의사는 “목 좋은 개원 입지가 없어 개원을 포기하거나 좋은 자리가 날 때를 기다리는 동기들이 많이 있다”며 “개원 입지 문제도 개원을 막는 주요 원인의 하나”라고 말했다.
여러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용감히 개원을 감행하는 이들도 있다.
약 1년 여간 페이닥터 생활 등을 통해 수련을 마친 치전원 졸업 치의들은 주로 인수를 통해 개원의 길에 들어서고 있다. 


보증금 5~7천만 원을 끼고 약 1억 원에서 1억5천만 원을 들여 유니트체어 2~3개의 소규모 치과의원을 인수, 환자진료를 실시하고 있다.
인수 자금은 은행권에서 현재 약 3억 원까지 대출을 지원하고 있는 점을 활용하고 있으나 치전원 시절 진 대출금 까지 포함해 개원 시작부터 위생사 1명 인건비 정도의 금융비용을 안고 개원하고 있다.
개원한 치과의사 대부분은 병원을 겨우 유지하는 정도의 경영 성과를 내고 있으며 위생사 구인 문제라는 ‘복병’에 부닥쳐 진료에 애를 먹는 경우가 많다는 전언이다.

 

치과 경영 갈수록 악화 장래 불안

 

과당경쟁으로 인한 수가 하락 등 현재 개원 악화 문제도 치전원 출신 치과의사들에게 심적 압박을 주고 있다.
안정되고 명예도 있는 전문 직업인인 치과의사가 되고 싶어 치전원을 선택했지만 치과의사의 경영난에 따른 자살부터 파산소식도 종종 듣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는 힘들지만 희망이 있어 치과의사로의 선택을 후회하지 않고 있었는데 불안한 소식을 접할 때 마다 두렵다는 생각이 자주 든다는 하소연이 나오고 있다.
지난 4월 발표된 보건사회연구원 연구 결과에 따르면 올해부터 최소 303명부터 최대 1089명 까지 치과의사 인력 과잉이 시작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2025년에는 과잉인력이 5000명 선에 육박할 것이라는 예측이다.
현재 같이 매년 400여개 씩 치과가 문을 연다면 15년 뒤에는 6000 곳 이상의 치과 병의원이 늘어나 2만개가 넘는 치과 병의원이 환자 진료에 나서게 된다.    
기존 치과의사들도 해당 되겠지만, 치전원 출신 치과의사들의 경우 개원가 포화 현상이 심각해지는 시점에서 개원현장에 진입 하게 되는 셈이어서, 안정된 전문 직업인으로서의 희망이 밝지 만은 않다.


또 다른 치전원 출신 치과의사는 “치전원 재학시절 개원 후 많은 어려움이 있을 거라는 선배 및 교수들의 이야기를 들어 어느 정도 면역력을 갖고 개원가에 나왔지만 현실에서 느끼는 강도는 생각보다 크다. 안정된 전문직 치과의사로서의 희망이 꿈으로 끝날까 우려 된다”면서 “그래도 젊음이 있고 미래에 대한 희망이 있어 당당하게 생활하고 있다”고 밝혔다. 
박동운 기자 dongwoon@kda.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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