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사기
베트남 해외진료를 다녀와서 (상)
열치 창립 10주년 첫 해외봉사
1991년까지 우리나라가 해외원조를 받았다는 것을 알고 있는 이는 드물 것이다.
국민소득 2만불 시대에 다가가는 즈음 해외로부터 받은 해외원조의 총액은 130억불인데 반해 우리가 원조한 액수는 30억불이 채 안된다고 한다. 이제는 우리도 과거에 받았던 수혜를 이웃의 어려운 나라에게 돌려줘야 할 것이다.
사)열린치과의사회가 남동공단 이동진료차를 이용한 외국인 근로자를 위한 무료봉사를 모태로 시작하였으니, 창립 10주년이 된 열린치과의사회로서는 해외진료봉사가 큰 의미가 있다고 할 수 있겠다.
해외진료봉사에 있어서 진료지의 선택과 더불어 현지코디네이터가 전적으로 중요하다. 현지에서 적극적으로 도와줄 수 있는 공무원이나 군부책임자와 선교사, 종교인, 기업인들의 도움 없이는 봉사가 불가능하다고 생각된다.
따라서 이번 해외진료봉사는 이러한 루트와 해외봉사의 경험이 없는 열린치과의사회로서는 단독으로 움직이기 힘들기 때문에 몇 년 전 부터 본인이 함께해 온 HOW의료팀과 같이 하기로 했으며, 해외진료지 설정과 설치를 위한 경험의 기회를 가지는 것에 의미를 두기로 했다. 이번 진료봉사에서 열린치과의사회는 치과의사 이수백 회장님과 신덕재 고문님, 이용근 원장님, 본인이 치과기공사는 김용희 소장님과 김창헌 소장님 그리고 김학만 기공사님, 치과위생사는 차은미, 김서희, 박은영, 장현남, 황영은 선생님이 참여했다.
■ 베트남 타이웅엔성으로 출발
우리가 봉사활동을 위해 출발하는 곳은 베트남 ‘옌락’ 마을이라는 곳으로 하노이에서 2시간 거리로 80km 떨어진 타이웅엔성에서 다시 30km로 1시간 정도 더 들어가는 시골마을로 인구 6000명 정도 되는 전형적인 시골마을이다.
인천공항에서부터 전쟁이다. 치과진료는 다른 파트와는 달리 진료장비가 많고 무거운 편이며 치과 진료재료(화기성액체, 엑스레이 검색대에서 걸리는 것들이 많음)들 자체가 공항 보안 검색에서 통과하기가 힘들다.
2시간 훨씬 전부터 수속을 준비했는데도 아니나 다를까 올해도 많은 양의 짐과 보안검색대를 왔다 갔다 하다 보니 오전 10시20분 비행기 탈시간이 빠듯하다. 봉사활동 간다고 편의를 많이 봐준 공항 직원들이 고마울 따름이다. 가능하면 공항관리공단에 협조공문을 미리 보내면 수월하다.
4시간이 걸려 하노이공항에 도착하니 문제가 발생했다. 수화물이 하나 도착하지 않았다. 몇 개의 짐은 험하게 다뤄져 파손된 것도 있다. 해외진료 시 짐은 분실 등의 사고를 염두에 두고 항상 분산 시키는 것도 중요하다. 하노이공항 직원들과 실랑이를 하다 보니 예정시간보다 두 시간이나 늦어졌다. 항상 약간의 여유시간을 가지는 것이 필요하다.
하노이 공항에서 타이웅엔 까지 가는 길은 예전에 갔던 캄보디아보다는 경제적으로 나아 보인다. 두시간 넘게 길을 달려 타이웅엔에 도착해 여장을 호텔에 풀자마자 선발대는 다시 예락마을로 출발했다. 진료장비를 미리 설치하고 진료 일정이 3일 밖에 안돼서 틀니환자들의 인상채득을 미리 해 두기 위해서다. 예정시간인 오후6시30분에 겨우 맞추어 도착해서 짐을 풀고 장비를 설치하는데 땀이 비 오듯 쏟아진다.
벌써 저녁 7시 30분, 어둠이 내리고, 전등불을 밝히고 미리 약속한 환자들의 틀니를 위한 인상을 채득했다. 덕분에 회장님을 비롯한 선발대는 현지시간으로 저녁 9시가(한국 시간 오후11시) 돼서야 숙소로 돌아왔고 점심때 햄버거 하나 먹고 12시간 만에 겨우 식사를 했다. 땀 흘린 후의 시원한 맥주 한 잔과 하는 월남식은 꿀맛이었다.
<다음호에 계속>
김민재
진료봉사이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