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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영태 칼럼
<자유언론인협회장·전 치협 공보이사>
영원한 리비도, 음악이여!
나의 불씨, 나의 열정은 음악속으로 승화작업을 벌인다.
나의 영원한 리비도는 음악이다. ‘융’이나 ‘프로이드’의 개념을 뛰어넘는 에너지 원천-바로 창조의 샘이 음악이란 뜻이다.
생명의 불씨 그리고 이상을 향한 열정이 내 영혼 속에 음악과 함께 뛰놀고 있다.
열정은 생명을 확인하는 인간의 활성화된 몸부림의 미학이며 불씨는 인간이 인간으로서 존재하는 힘의 시작이자 생명의 근원이다.
어언 치과대학을 졸업하고 치과의사가 된지 40년이 되었다.
우리가 어렸을 적에 적어도 치과대학을 졸업한 후 졸업 30주년, 졸업 40주년 행사를 한다는 뉴스를 접할 때면, 우리는 언제쯤 30, 40주년 졸업 행사를 맞이하게 될까하고 남의 일처럼 멀리 있던 상념들이 세월이 흘러 바로 내가 졸업 40주년을 내 품에 안게 된 것이다.
그런데 세월에 관계없이 인간에게는 불가해(不可解)한 신비함이 인간 내면에 내재하고 있다. 그것은 다름 아닌 인간 개체는 각기 다른 많은 ‘차이점’을 감성과 외형에 의해 차별화되고 비교되어진다는 사실이다. 삶을 파노라마처럼 펼치며 그만의 고유한 영혼을 탐색해 가는 우리들의 작업이 곧 삶의 모습인 것이다. 나이를 먹어갔어도 어떤 이는 20, 30대처럼 에너지가 충만하여 모든 세상을 집어 삼킬듯이 앞을 향해 돌진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어떤 사람은 좋게 말해서 나이가 20, 30대나 또 나와 같은 연령대인데도 너무 늙고 또 겉 늙은이가 되어 인생을 달관(?)하다 시피 하므로써 죽음을 초연하게 해석하며 반쯤은 인생 철학자가 되어있다는, 그리하여 인생을 즐기며 여행 다니며, 노후(?)를 즐기겠다는 평안한 생각 외에는 아무것도 원치 않는(?) 바로 그런류의 낙천주의자 들도 있다.
그런데 요즘 들어 불행인지 다행인지, 많은 이들이 나이를 의식하지 않고 강인하게 살아가는 모습들이 우리 앞에 전개된다. 아는 지인들이 나를 만나면, 이런 말을 자주 묻곤 한다. ‘왜 그렇게 에너지가 펄펄 넘치냐고…’
나는 왜 부쩍 근래에 그런 질문을 자주 받게 되었는지 그 이유를 잘 모른다. 아마도 나이가 들었는데 에너지가 강하게 느껴진 모양이다. 그래서 에너지의 비결이 무엇이냐, 무엇을 먹느냐 등등의 질문을 받게 되면 그냥 난감해질 수밖에 없다. 나의 대답은 딱 한마디다. “음악과 열정뿐”이라고… 나는 치과의사로서 충실히 병원을 지키면서 임플랜트 수술도 하고 휴먼 브릿지도 하고 보철 치료도 하고 간단한 구강외과 수술이나 치주 수술도 하고 페이닥터를 두지 않고 손수 신경치료를 모두 실행하는 전형적인 만능 의사 그리고 토요일, 일요일이면 가볍게 찾아가는 즐거운 ‘세미나’ 참석 치과의사다.
결국 치과의사로서 충실한 생활, 월화요일부터 토요일까지 6일을 치과 진료에 몸과 마음을 바친다.
또 시국, 리더십 강연 연자로서 가끔 언론에 이름이 오르내린다.
또 일주일에 4, 5회 이상 글을 써대는 정도로 꽤 잘 알려진 정치 칼럼니스트로써 활동한다.
빼놓을 수 없는 인간 작업은 수십 년을 계속 해왔던 나의 생명과도 같고 나의 ‘리비도’라고 할 수 있는 ‘서울 글로리아 합창단’의 위대한 합창 음악과 그리고 내가 영혼을 따라 열정 속에 파묻히는 합창 지휘의 준비이자 선율이 퍼져나가는 순간이다. 또 가끔은 무슨 공공성을 띤 직책을 맡아 보지 않겠느냐는 제의를 받기도 했다. 그러나 나에게는 그런 “자리”들이 별로 구미에 당기지 않는다.
실컷 사랑하고 부여된 삶을 진실하게 살고 싶어 하는 순수 아마추어 음악 애호가들 60, 70여명이 모여서 1년마다 KBS홀 등 A급 음악당에서 ‘나라 사랑 음악회’를 정기 연주회라는 이름으로 연주하고 또 틈틈이 작은 연주회 참여를 일상으로 진행해 왔다. 합창단과 음악, 바로 음악이야말로 많은 사람들이 본인에게 질문해왔던, 즉 에너지가 넘치는 비결이 무엇이냐에 대한 명백한 나의 대답이다. 지휘 전공 석사 학위를 받고, ‘한국 지휘자 아카데미’에서 훌륭한 대한민국의 최고 지휘 교수님들로부터 교육을 받았고, 또 음악 속에서 끊임없는 열정을 불태우며 열락하고 있는 나의 삶이 나에게 불같은 리비도를 쏘아 주고 있는 셈이다.
음악을 향한 집요한 열정, 그 속에서 펼쳐지는 음악의 향연, 그리고 아름다운 선율이 나에게 가져다주는 영혼의 깊은 격동은 곧 나의 삶 자체를 활성화시켜 새로운 에너지의 심연으로 나를 침잠시킨다.
들새이자 야생마인 나는 오늘도 어디를 향해 달리고 있다. 아무도 모르는 어딘지를 향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