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여갑 회장 <대한치의학회>
존중하는 마음
존경하는 사람이 누구냐고 물으면, 아버지, 어머니 등 가까이 계신 분을 말하는 경우를 많이 본다. 우리는 내리 사랑을 말하는데, 내리 사랑의 바탕은 바로 우리들의 부모님 사랑이라고 생각한다. 나를 있게 하셨고, 키워주시면서, 아무런 조건 없이 정신적으로 물질적으로 모든 것을 주시는데 주저하지 않으시는 이 같은 부모님을 존경하지 않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특히 남자들은 군대에 있을 때 어머니 소리만 들어도 눈물이 핑 돌고, 시집 간 여자들은 친정어머니를 말하는 것만으로도 눈물을 머금는다. 바로 얼마 전 대통령님도 TV에서 대담 중 어머니에 대하여 말씀하시면서 목이 메셨고, 끝내는 눈물을 보이셨다.
우리는 살아가면서 많은 것을 보며 느끼는데 슬픈 일로 눈물을 흘리기도 하지만 자신도 넉넉하지 않으면서 도움이 필요한 이웃에게 무엇이든 해주려고 노력하는 사람들을 보면서도 눈물을 흘리기도 하고, 자신의 일을 열심히 하는 사람들의 모습을 보면서도 벅차오르는 감동으로 고개를 들어 먼 하늘을 쳐다보면서 눈물을 감추기도 한다.
대한치과의사협회에서는 건강사회 만들기 사업을 하고 있다. 평소 이 사업의 기본은 서로를 인정하고 존중하는 일이 먼저 있어야 한다고 생각하였다. 치과계 자체 내에서 이같이 서로 존중하는 마음이 없다면 이 운동이 성공할 수 없을 뿐만 아니라 치과계의 이름도 허명이 될 수밖에 없을 것이다.
존중하는 마음, 존중심이란 남을 높이어 귀중하게 대하는 마음이라고 하였다. 존중하기 위하여서는 대상이 있어야한다. 우선 자기 자신일 수 있다. 물론 병이 될 정도로 자신을 너무 존중하게 되어서는 안 되겠지만 자신을 아끼지 못하는 사람은 남을 아낀다는 것도 어려울 것 같다. 일반적으로는 역사 속에 훌륭한 업적을 남기신 분들을 존경하기도 하고, 현재 부귀 또는 권위를 갖고 있는 사람을 존경하기도 한다. 성경에 권위는 하나님에 의하여 주어지는 것이기 때문에 권위를 가진 사람을 존중해야 한다고 했는데, 성경에서 의미하는 권위와 세속적인 권위와 차이가 있을 것인지 단적으로 말하기는 어렵지만, 권위를 갖고 있는 사람이 그 권위가 하나님이 주신 것이라고 생각하고 올바르게 사용한다면 존중할 수 있을 것이다.
누구를 존중하든 자신이 추구하는 목표에 따라서 달라질 수 있으나, 그 바탕에 깔려있는 것은 긍정적인 마음이라고 생각한다. 다른 사람을 받아들이고자 하는 마음이 있을 때 가능하다고 생각한다. 고로 매사 부정적인 생각을 가진 사람이 존중심을 갖기란 매우 어려울 것이라고 본다.
얼마 전에 ICD(회장 정재영)에서 치과계 3대 지도자 초청음악회를 개최한 바 있다. 대한치과의사협회 회장, 대의원 총회 의장, 그리고 대한치의학회 회장을 지칭하였다. 치의학회 회장으로 필자는 담임을 맡았던 학년의 졸업생들이 치과대학졸업 10주년 사은회가 있어서 못 갔었다. 초대한다는 연락이 어느 경우보다 빨리 거의 두 달 전에 왔었는데 사은회가 필자의 날짜에 맞춰서 그 이전에 결정되어 있어서 도리가 없었다. 다녀오신 분이 말씀하시는데, 지금까지 치과의사를 해오는 동안 이번처럼 대접받아보기는 처음이라고 하셨다. 참석은 못 하였지만 그 말씀을 듣는 순간 필자도 함께 그때의 감사한 느낌을 알 수 있을 것 같았다. 이전을 되짚어 보아도 이 같은 명칭으로 모임을 가졌던 일은 없었던 것 같다. 서로 존중하고 그것에 감사할 수 있는 토대를 만들어 준 ICD에 지면을 통하여 감사함을 전한다.
정말로 존경 받을 수 있는 자격을 가진 사람은 남을 존중할 줄 아는 사람이 아닐까 생각해보았다. 이글을 쓰는 이유도 협회 일을 하다 보니 여러 사람들과 만나면서 일을 해왔는데 마음대로 되지 않아 원망도 하면서 마음속으로 몇 번을 곱씹어 보기도 했지만 나는 과연 상대편에게 존중 받을 만큼의 행동을 했나? 하는 생각이 들어서 반성하는 마음이 들었기 때문이기도 하다.
치과대학에 입학할 때부터 우리는 봉사자의 길을 들어섰다고 생각한다. 필자는 치과대학 1기로 입학하여 선배가 없어서 우리가 하는 모든 일이 새로 시작하는 것이었기 때문에 무엇인가 만들어야한다는 마음으로 예과 때에는 환자진료가 어려웠었기 때문에 근로봉사를 먼저 시작하였고, 본과 2학년 때부터는 여름방학과 겨울방학 장기여행이 가능한 때이면 버스를 밀고 올라가야하는 고개를 넘으면서 전국의 구석구석 무의촌 진료봉사를 다녔다. 물론 우리와 마찬가지로 학생 때 장, 단기 진료봉사 한 번해보지 않은 치과의사는 없을 것이다.
이처럼 치과의사인 우리는 천생 봉사하는 직업을 갖게 된 것이다. 시간이 지나면서 더 열심히 하는 치과의사가 있는 반면에 그렇지 못한 치과의사도 있지만 참여하지 못하는 치과의사도 마음 한 구석에는 언젠가는 다시 봉사하는 생활을 하려고 하는 마음을 가지고 있을 것이다.
바로 얼마 전에 치의신보에도 보도되었지만 김남수 감사님이 범죄예방위원 광주지역협의회 의료지원분과위원장으로 범죄 예방 활동과 보호관찰대상자 및 가족 갱생 보호자들에게 의료 활동을 열심히 하여 국무총리상을 수상하셨다. 의, 치, 약계 여러분들이 도와서 모두 함께 봉사하신 것이라고 겸손하게 말씀하셨지만 대표로서 일한다는 것의 어려움을 우리 모두 잘 알기에 이것은 치과의사인 우리 모두의 자랑이라고 생각한다.
이미 봉사할 수 있는 전문분야의 능력을 갖춘 우리 치과의사들은 스스로 존중하는 자세를 가지고, 긍정적이고 올바른 생각으로 서로 존중하고 또한 존경할 수 있는 사회의 선두주자 되었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