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부보험·나눔MOU 등 기부문화 ‘새 장’
장애인 올림픽 등 사회체육 발전 앞장
2만여 치협 회원 재단 후원자 ‘바람’
보철지원 대상자 없는 날까지 뛰겠다
김 이사장은 “당시 일본치과의사협회의 후생성 로비사건이 발생한 것을 보고 치협도 이와 관련한 사전대비가 필요하다고 판단했고 무엇보다 회원들이 낸 회비가 투명하게 사용되도록 해야 한다는 기본원칙아래 사업을 추진했다”고 회고했다. 또 대한치과(임프란트)이식학회 및 대한장애인치과학회 감사로서 치의학 및 장애인 치과학 발전에도 앞장서 왔다.
서울치대시절부터 치대 산악회와 서울대 스키부 활동을 통해 만능 운동선수로 이름을 날렸던 그는 지난 72년 대한스키협회 이사로 체육계에 발 담근 이후 대한체육회 및 대한스키협회, 대한장애인스키협회, 대한장애인올림픽위원회 활동 등을 통해 한국체육회 발전과 홍보에 앞장서고 선수들의 부상방지와 실력향상을 위해 노력해 왔다.
특히 올 초 열린 밴쿠버 장애인 동계올림픽에 선수단장으로 참가해 치과의사 출신인 김우택 감독과 함께 장애인 퀄링 종목에서 은메달을 획득하는 쾌거를 올려 전 국민의 관심을 한 몸에 받았다.
김 이사장은 대한장애인올림픽위원회 부위원장 자격으로 이달 12일부터 19일까지 열리는 광저우 장애인아시안게임에도 참가할 예정이다.
#스마일재단 발기인… 치과계 나눔문화 확산 견인
이와 더불어 그를 설명하는데 있어 빼놓을 수 없는 직함이 바로 ‘스마일재단 이사장’이다.
그는 지난 2003년 창립된 스마일재단의 창립 발기인을 시작으로 상임이사를 거쳐 2009년 이사장에 오르기까지 재단의 성장과 발전을 견인하면서 치과계 진정한 나눔 문화 확산에 불을 지피는 전기를 마련했다.
스마일재단은 치과진료의 사각지대에 놓여 있는 장애인의 구강건강증진을 위해 치과의사들이 자발적으로 주축이 돼 설립된 재단법인으로 지난 8년여간 총 16억원 이상의 치과진료비를 지원하고 예방교육 등을 실시해 왔다.
특히 재단이 지출한 장애인보철지원치료비가 치료를 담당하는 치과의사 및 치과계로 선순환 된다는 점에서 치과계에 시사하는 바가 남다르다.
재단은 또 사망보험금의 일부를 도네이션하는 기부보험 등 그동안 없었던 새로운 형태로 치과의사들의 나눔 참여를 독려하는가 하면 폐금사업, 사랑나누기 바자회, 사랑의 스케일링 등 일상적인 진료를 통해 재능을 기부하는 다양한 기부방법으로 치과계의 기부문화를 이끌어 왔다.
대내외적으로 마당발인 김 이사장 취임 후에는 강원복지랜드, 인터알리아공익재단, 한국마사회 등 외부기관과의 MOU를 통한 공동사업 규모와 각종 치과진료비 지원사업 규모가 눈에 띄게 늘었다.
하지만 이처럼 사업비가 늘어난 데는 김 이사장의 숨은 고충(?)이 있었다.
그는 사업에 필요한 주요 인사들에 대한 무료 치과 진료는 물론 재단 사업비 마련을 위해 치과업체의 기부를 받는 조건으로 개인적으로 각종 치과재료와 임플랜트들을 구입해 포장도 뜯지 않은 채 치과 한편에 수북하게 쌓아 놓고 있다.
재료 구입 이외에도 그동안 재단 사업을 위해 개인적으로 기부한 액수만도 엄청나다.
김 이사장은 “주변에 자녀들을 외국으로 유학 보낸 지인들의 경우 1년에 최소 6천만원에서 1억원 가까이 쓰는 것 같더라”며 “두 아이들 모두 유학을 보내지 않고 국내서 학교를 마쳤기에 그만큼 절약이 됐다고 생각한다. 그만큼은 기부하고 봉사활동을 하는데 쓰겠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고 했다.
#전국 누비며 모금·봉사…보철지원 사업비 크게 늘어
김 이사장의 이 같은 노력에도 불구 앞으로 스마일재단이 가야할 길은 아직 멀기만 하다.
임기 중 외부기관과의 활발한 MOU를 통해 사업비를 확보, 각종 사업들을 추진했지만 이 같은 사업은 해당 MOU가 끝나면 언제든 중단될 수 있는 단발성 사업들이기 때문이다.
현재 스마일재단은 이사진들의 개인 기부와 일반 소액 기부금, 후원금, 이벤트 사업, 외부기관 MOU 사업비 등으로 운영되고 있는데 안정적인 사업을 위해서는 정기 기부 회원 수의 증원이 절실한 실정이다.
2010년 12월 현재 1만원 이상 정기후원자는 700여명선.
전체 치과의사 회원수가 2만여명이 넘는다는 점을 감안한다면 턱없이 적은 수치다.
치과계에 스마일재단을 알리고 정기후원을 늘리기 위해 치협은 물론 지부 학술대회 전시부스를 뛰어다니며 다양한 이벤트 행사를 진행하고 심지어 지부총회 시 전국을 돌며 방문까지 해 봤지만 정기후원자를 늘리는 일은 결코 쉽지 않았다.
김 이사장은 “치과의사들이 스마일재단을 치협 산하의 재단법인이라는 인식을 가지고 회비를 의무적으로 내듯이 매달 1만원에서 5천원씩만이라도 정기적으로 후원해 줬으면 좋겠다. 요즘 젊은이들이 즐겨 마시는 커피 한잔이 5천원 정도 하는데 한 달에 한 두 잔을 아낀다는 생각으로 만원만 기부하면 주변 소외계층에 더 많은 사랑과 온정이 갈 수 있다”며 평소 입버릇처럼 달고 다니는 ‘커피 한 잔의 봉사 철학’을 수차례 강조했다.
김 이사장의 활동은 모금활동에만 머물지 않는다. 장애인 보철치료, 폐광지역 저소득 진폐 재해자 및 오지마을 주민 대상 구강검진 등을 위해 주말은 물론 평일에도 치과 스탭들을 모두 데리고 전국을 누비기가 일쑤다. 예정됐던 봉사자가 불가피하게 빠지게 될 땐 대타를 뛰는 것도 부지기수. 때문에 그의 치과는 상시 휴무다.
김 이사장은 “한번에 4~50여명의 보철지원 사업 대상자를 모집하는데 보통 신청자가 400명이 넘는다. 문제는 신청자들 모두가 수십년간 치료를 받지 못해 죽만 먹고 생활했을 정도로 구강건강상태가 열악하다. 여력만 된다면 신청자들 모두를 치료해 주고 싶을 정도로 안타까운 마음이 든다. 이 같은 절실한 마음이 내가 더 열심히 뛸 수밖에 없는 이유이자 원동력”이라며 “2만여 치과의사들 모두가 이들의 진정한 후원자가 되어 주셨으면 한다. 아마 이들 모두를 치료해 주기 전까지는 앞으로도 활동을 멈추지 못할 것 같다”고 밝혔다.
한편 김 이사장은 올해의 치과인 상 수상금으로 받은 1천만원 전액을 지난 7일 스마일재단에 기부했다.
강은정 기자 human@kda.or.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