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영 속에 길이 있다
‘치과경영·자가진단 매뉴얼’ (1)
변화냐, 도태냐 그것이 문제로다
치협 경영정책위원회(위원장 지영철)는 지난해 10월 약 1년6개월 간 준비 끝에 180페이지 분량의 ‘치과경영 및 자가진단 매뉴얼’책자 1만5000부 발간을 완료하고 전국지부에 배포했다. 치과 경영 매뉴얼과 자가진단 매뉴얼로 크게 구분, 구성돼 있는 ‘치과경영 및 자가진단 매뉴얼 책자’는 치과병의원 특성에 맞게 환자 전화응대법, 신환 응대법 및 정보수집, 치료비 설명과 치료 후 상담법, 화가 난 환자 응대하기, 치과재료 관리법, 직원채용방법, 병원회계, 치과마케팅(광고 포함)법 등 치과경영에 필요한 핵심사항이 자세히 소개돼 있다. 이에 치의신보와 치협 경영정책위원회는 개원가 경영에 도움을 주고 책자 발간을 널리 알린다는 의미에서 10회에 걸쳐 책 내용을 발췌해 게재한다. <편집자주>
1. 의료환경의 변화와 치과계
새해가 밝았지만 치과계를 뒤덮은 매서운 한파는 물러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경기회복’이란 말이 무색할 정도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자료에 따르면 치과 병의원 폐업률은 지난 몇 년 간 꾸준히 증가했다. 지난 2007년을 기점으로 다소 주춤해지긴 했지만 여전히 높은 수치다. 남아있는 치과도 상당수 운영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지난 2009년 치과의료정책연구소가 조사한 바에 따르면 조사대상 치과의 약 95%가 수익이 감소했거나 현상유지 하고 있다고 답했다. 물가 상승률을 감안하면 실질적으로 수익이 감소한 치과가 10곳 중 9곳이라는 뜻이다.
더욱 심각한 문제는 전례를 찾기 힘든 현 치과계의 불황이 앞으로도 계속될 수 있다는 것이다. 경제 패러다임의 변화라는 근본적인 원인에 능동적으로 대처하지 못한다면 말이다.
상품 자체가 중요시되던 과거 산업혁명 시대에는 공급자가 경제를 이끌었다. 하지만 최근 상품보다 상품과 연관된 무형의 가치가 더욱 중요시되면서 그 가치의 기준을 정하는 소비자에게 경제주도권이 넘어가고 있다. 그리고 모든 경제구조는 소비자를 중심으로 빠르게 재편되고 있다.
예전처럼 의사의 관점에서, 의사의 편의대로 진료하고 병원을 운영하겠다는 것은 위험한 생각이다. 이젠 치과계도 고민을 해야 한다. 지금 환자들은 무엇을 원하고 있는가?
2. 가치터널이란 무엇인가?
우리가 소비자(환자)에 대해 반드시 알아야 할 것이 있다.
첫째, 경제주체인 소비자는 자신이 원하는 가치를 얻기 위해 경제활동에 참여한다.
둘째, 소비자의 의사결정이 언제나 합리적이고 이성적으로 이루어지지는 않는다. 때론 상식적으로 이해가 가지 않는 상황에서도 만족을 얻거나 불만을 가질 수 있다.
마지막으로 지금 소비자들이 중요시하는 가치는 상품(또는 서비스)과 관련된 어떤 경험이나 기억, 그에 따른 만족감 등 감정적 가치이다. 감정적 가치의 기준은 각 개인마다, 상황마다 다르다.
이런 기본지식을 바탕에 깔고 치과와 환자, 그리고 가치의 상관관계를 살펴보자.
환자는 치과와 진료에 대한 정보를 수집하고, 예약을 하고, 내원하고, 진료를 받고 돌아간 뒤 나름의 평가를 내린다. 그리고 재내원 여부를 결정한다. 이것이 대략적인 치과진료주기이다.
이 속에서 환자는 진료를 받기 전 치과로부터 어떤 가치를 기대하고, 진료 후 특정 가치를 얻어나간다. 그리고 치과에 대한 평판과 충성도를 결정한다.
이 때 진료 전 치과로부터 기대하는 가치를 ‘절대가치’라 하고, 진료 후 얻는 최종가치를 ‘진료 후 가치’라고 한다. 그리고 진료 전ㆍ중ㆍ후 치과의 유무형 자산으로부터 얻은 주관적 느낌과 경험을 토대로 절대가치와 진료 후 가치를 평가하는 과정을 ‘가치터널’이라고 한다. 이 과정이 일직선으로 뻗은 터널을 지나는 것과 매우 유사하기 때문이다.
치과의 가치를 높이는 것은 어느 한 과정이 아니다. 과정과정이 모인 긴 터널 전체이다. 가치터널을구성하는 모든 요소에 고루 신경을 쓰고, 관리해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