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

지금은 마음껏 미국을 오가는 세상이지만 앞으로는 연료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우주여행은 커녕 가까운 곳을 방문하지도 못하게 될 수 있다. 현재 우리 치과계에는 어려운 일이 많이 있지만 앞으로 다가올 더 큰 문제도 생각해 보는 기회를 갖고자 이 글을 쓰게 되었다.

자연은 인간의 생활에 깊은 영향을 준다. 에너지의 부족이 과연 오래된 인간의 생활습관을 바꿀 수 있을까 의문이 들때마다 Shackleton의 남극 탐험기를 되새겨 보며 인간의 생활습관의 변화 가능성에 희망이 있다고 느껴져 많은 위로를 받곤 한다.

지난 2008년 10월 UN의 반기문 총장은 기후변화에 대항하는 인류의 노력을 “defining challenge of our era”로 정의했다. 그동안 한국의 급격한 산업 발전은 기후변화에 대한 수많은 과제를 우리 후손들에게 남겨주고 말았다. 그 결과 한국은 2002년 10월 교토의정서를 비준했고, 이는 철강, 석유화학 등 국내 주요 에너지 집약산업과 자동차, 반도체산업의 경쟁력을 떨어뜨리게 만들었으며, 세계적으로는 2004년 3.6억 유로였던 온실가스 배출권 시장의 규모를 2010년에는 300배 이상 증가시켰다 (The World Bank).

이 보고서를 읽으면서 문득 온실가스 문제로 돈을 벌 수는 없을까? 라는 재미난 생각이 떠올랐다. 많은 사람들이 생각하듯 치과의사들이 하는 일이 노동이라면, Microsoft같은 IT사업자가 R&D로 큰 이익을 보듯 자신과 같은 아바타를 여럿 만들어 투입하면 어떻게 될까 상상을 해 본다. 호주나 아이슬란드 같이 탄소배출량을 10% 가까이 늘릴 수 있는 국가로 지정돼 좋은 환경에 살며 탄소배출권 하나만으로도 부를 취하는 국가가 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렇다면 인류는 “저탄소 발생 사회”의 구현을 위해 과연 무엇을 할 수 있을까? 후손들의 평안을 위해 나와 나의 가족들에게 추운 겨울을 참아야 한다고 말할 수 있을까? 탄소소비세를 부과하면 사람들의 행동에는 어떤 변화가 올까? 그래도 땔 사람은 땔 것이고 민감한 사람은 에너지와 자원의 사용량을 줄일 것이다.

이미 미래 성장의 중심축은 GT( green technology)로 넘어가고 있다. 이는 우리 모두에게 위기이기도 하고 또한 새로운 기회이기도 하다. 더욱이 전세계 10위의 에너지 소비국(International Energy Agency)인 우리는 더욱 에너지를 절약해야 한다. 세계 미래 에너지 자원 중 한국이 그나마 경쟁력을 갖춘 것은 smart grid electricity 분야라고 한다. 돈 벌 길이 환히 보이지 않으시는지?

에너지 경제 연구소에 의하면 지금부터라도 우리의 소비습관을 바꿔 탄소 배출량을 30%까지 줄이면 GDP가 연 1%씩 감소한다고 한다. 이번에 일어난 일본 지진의 피해액이 GDP의 5%라고 하니 기후문제로 인한 경제의 후퇴는 매우 중요한 문제인 것이다. 기후의 변화에 따라 질병의 양상이나 주거 습관, 그리고 사람들의 소비 패턴도 달라진다. 개인이 차를 가지고 다닌다는 것은 꿈도 못 꿔볼 일이 될 것이다.

뿐만 아니라 기공과정에 쓰이는 alginate나 rubber 사용량을 보면 원자재와 부품의 공급에 따른 업무 방식에도 큰 변화가 올 것이라는 생각이다. 자원 소비 방식의 변화를 몸으로 느끼는 바이다. 이렇듯 기후문제는 우리 진료실의 일상에 일부 특수한 네트워크의 진출만큼 혹은 그 이상의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생각한다.

사실 이러한 변화들은 치과계에서도 일어나고 있다. 에너지 고갈 문제나 기후 변화 문제의 심각성 만큼이나 치과계에서도 심각한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 일부 불법 네트워크의 불도저식 확장이 그것이다. 일부 불법 네트워크의 이런 행태는 회원들에게 위기감을 조성하고 많은 고통을 안겨주고 있다. 이들이 치과계에 미친 영향을 이번 일본에서 일어난 지진이 인류의 사고방식에 준 영향과 비교해 본다면 너무 과장된 상상력일까? 일부 불법 네트워크 확장 문제가 치과계의 기후변화 같이 돼서는 안될 일이다. 지금은 많은 회원들이 겪어야 하는 어려움을 이해하고 마음을 다잡을 때라는 생각이 간절하다.

미래는 꿈꾸는 자의 것이다. 다양한 사람들이 모인 치과계지만 우리는 많은 꿈을 공유하고 있다. 이런 우리들의 꿈을 이루기 위해서 에너지 문제나 기후 변화문제와 같이 불법 네트워크 문제는 협회와 우리 모두가 힘을 합쳐 강력 대처해야 할 정책문제임에 틀림없다.

민승기
성남시 치과의사회 부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