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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치아아끼기운동(1)] 치과계의 치킨게임

자연치아아끼기운동

(1)

 

치과계의 치킨게임

 

자연치아아끼기운동(상임대표 서영수)이 국민의 구강건강 지키기에 앞장서는 바른 치과의사상을 고취시키자는 취지로 본지에 칼럼 연재를 시작한다. 월 1회 게재되는 칼럼에서는 자연치아아끼기운동이 말하는 의료인의 근본 자세에서부터 치과계가 안고 있는 다양한 문제점과 대안이 제시될 예정이다.    

  

“요즘은 의사도 길거리 세일하데요”. 멀리 이사를 갔는데도 찾아와 임플랜트 시술을 받은 한 단골환자의 얘기다. 병원에 오는 도중 지하철 입구에서 선물과 함께 전단지를 주어 받아보니 90만원 임플랜트 홍보물이었다고 한다. 창피해서 얼굴이 뜨거웠다. 이분의 말씀 저의가 무엇일까? 터무니없는 치료비 차이에 단골이라고 멀리서 찾아왔는데 자신에게 바가지를 씌웠다고 섭섭해 하며 좀 참고하라는 걸까? 아니면 길거리 판촉행사를 하는 의료계를 보고 세상이 이렇게까지 변할 수 있나 하고 한심해 하는 걸까? 아마도 전자가 더 클 듯싶다. 아무튼 그분의 치과계를 보는 눈은 달라졌을 것이다. 그러나 선생님을 믿는다는 말에 그나마 감사했다.


덤핑치과 얘기가 단연 화두 일 순위다. 모든 물가가 치솟아 걱정이 태산인 정부의 입장에선, 올리기는커녕 큰 출혈을 무릎 쓰고 국민의 건강을 위해 ‘똑소리’ 나게 떨어뜨리는 치과계의 국민사랑에 감동할 정도이다. 덤핑은 철지난 제품의 제고정리나 질적으로 떨어지는 상품을 염가로 대량 판매, 처리할 때 쓰이는 이를테면 저질상품거래의 대명사다. 이름값 하는 기업들은 브랜드 가치는 물론 수익률도 떨어뜨리는, 모두 기피하는 경영기법이다. 그런 경영기법을 치과계는 경쟁적으로 도입하고 있다. 덤핑해서 성공한 기업 얘기는 들어본 적이 없다. 심지어 국가 간 무역에서도 반덤핑 제도를 만들어 제품의 질을 높여 경쟁하지 않고, 가격파괴를 이용한 돈벌이를 법적으로 강력하게 규제하는 실정이다.


도로 양쪽에서 정면으로 마주보고 달려 충돌 직전에 핸들을 돌려 피하는 쪽이 지는 자동차 게임이 치킨게임이다. 승자가 되기 위해선 죽음을 무릎 쓰고 어느 한쪽도 핸들을 꺾지 않아야 되는데 그 경우 둘 다 승자가 되지만, 결국 충돌해 모두 자멸하는 자동차 게임이다. 요즘 치과계에서는 덤핑치과를 손가락질 하면서 자신도 ‘제 때문에 ~’하면서 덤핑을 하는 치킨게임을 벌리고 있다. 남이 하면 불륜이고 내가 하면 로맨스이다. 이런 게임의 끝은 결국 치과계가 공멸하는 길이다


일요일 저녁 TV가 기다려지기는 참 오랜만인 것 같다. ‘나는 가수다" 프로그램 때문이다. 대중가요 한 곡이 이처럼 가슴을 울릴 수가 있나? 이 프로는 진정한 프로정신이 어떤 것인 지를 느끼게 한다. 기존의 노래에 새로운 혼을 넣기 위해 곡을 재해석하고 혼신의 힘을 다해 열창한다. 프로로서 자기만의 방식을 아낌없이 표현하고 그 결과는 청중에게 맡긴다. 김건모의 쇼적인 해프닝이 어떤 결과를 가져왔나. 이 프로의 폭발적인 인기비결은 쇼가 아닌, 가창력이란  진정성의 진검승부라고 생각한다. 따라가지 않고 자기만의 길을 갈 때 빛을 발하며 새로운 가치를 창출한다. 사람들은 혼이 담겨 있는 진정성에 감동한다.


진정성은 지금 우리 치과계가 꼭 필요로 하는 가치 중의 하나라고 생각한다. 프로는 자기 일을 진정으로 사랑하고 아끼는 사람이다. 당장 자기만 살겠다고 자신의 소중한 것을 아낌없이 버리는 청맹과니가 되는 것은 진정성도 없고, 프로답지도 않다. 자신의 가치를 스스로 떨어뜨리는 프로는 프로 자격도 없다 생각한다. 임플랜트란 퀄리티 상품을 남대문시장의 ‘골라골라’ 마케팅의 저질상품으로 둔갑시키면서 진흙탕 싸움을 펼칠 때 국민들은 치과의사를 어떻게 볼까? 자신이 치료 받는 것처럼 환자를 위해 최선을 다하는 프로의 진정성만이 환자를 감동시키고, 그 신뢰의 바탕위에선 치료비의 고하가 문제가 되지 않을 것이다. 전문인으로서 더불어 함께하는 의료환경을 만들어, ‘깨진 유리창’을 맑고 빛나는 유리창으로 바꾸기 위해 우리 각자의 노력이 그 어느 때보다 절실하다.

 

※ 이 글은 본지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서영수
서영수치과의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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