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기획 영리병원, 요람을 흔드는 ‘검은손’
치의 10명중 9명 “영리병원 반대”
허용시 진입예상 유력 세력은 “대기업”
게재순서
Ⅰ. 영리병원, ‘치킨게임’의 전주곡
Ⅱ. 개원가의 시선, 사회적 아젠다로의 확장(설문조사)
Ⅲ. 불법 네트워크 퇴출, 무엇이 관건인가?(좌담회)
Ⅳ. 영리법인과 불법 네트워크 치과에 대한 ‘영리’한 해법은?
치과의사 10명 중 9명은 영리의료법인 허용을 반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치협이 영리의료법인 반대 입장을 공식 표명한데 이어, 일선 치과의사들의 ‘풀뿌리 민심’도 이를 강력히 뒷받침하고 있는 것이다. 치과계 안팎에서 논란을 일으키고 있는 일부 피라미드형 치과가 바로 영리의료법인 허용 시 치과계의 예측 가능한 미래라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본보가 9월 특별 기획기사인 ‘영리병원, 요람을 흔드는 검은 손’ 시리즈의 일환으로 영리의료법인 허용과 일부 피라미드형 치과의 폐해, 치과계의 대처방안 등에 대한 인식도를 치과계 온라인 커뮤니티인 ‘덴트포토’에 의뢰해 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90.21%가 영리의료법인 허용에 대해 ‘매우 반대’ 또는 ‘반대’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이번 인식도 조사는 치과의사 1001명을 대상으로 지난달 23일 하루 동안 온라인 설문조사 방식으로 진행됐다.
이 같은 개원가의 정서는 최근 주요 일간지 1면 등을 통해 영리병원 허용 반대 입장을 공식 표명한 치협의 정책방향과도 정확히 일치한다.
치협은 지난달 30일 “의료인과 비영리법인에만 의료기관 개설을 허용한 현행법과 1인 1개소 원칙은 국민건강 보호를 위한 최소한의 안전장치”라며 “의료에 무한 돈벌이를 허용한다면 국민건강에 큰 위협이 될 것”이라는 입장을 밝히는 한편 치과의사 및 대국민 서명운동 등을 시작으로 시민사회단체와 연대, 영리병원 저지에 적극 나서겠다는 의지를 재확인한 바 있다.<관련 기사 본지 1966호 3면 기사 참조>
특히 이번 설문조사 결과는 결국 영리의료법인 허용 시 U모 네트워크를 비롯한 일부 피라미드형 치과들이 본격적인 ‘면죄부’를 받고, 자본 우위의 왜곡된 진료를 펼치게 될 것이라는 치과의사들의 위기의식을 그대로 반영한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치과의사들은 향후 개원가를 가장 위협할 것으로 예상되는 요소를 묻는 질문에도 3명 중 1명이 ‘영리의료법인 허용’이라고 응답, 이 문제가 앞으로도 지속적인 화두가 될 것으로 내다봤다.
또 응답자들은 영리의료법인이 허용될 경우 치과계 진입이 예상되는 가장 유력한 세력으로 10명 중 7명이 ‘대기업’을 꼽아, 거대 자본의 유입을 통한 ‘동네치과’의 붕괴를 우려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미 유사 영리법인 형태로 운영되고 있다는 증거가 속속 드러나고 있는 일부 피라미드형 치과와 관련해서는 ‘왜곡·과잉 진료행위’를 가장 큰 문제점으로 인식, 이들이 국민 건강에 심각한 영향을 주고 있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아울러 이 같은 문제들이 양산된 가장 큰 원인으로는 ‘의료윤리 실종’과 ‘치과의사 과잉배출’을 꼽아, 이번 사태가 치과계 내부 경쟁의 가속화와 함께 인력공급 등 구조적 측면에 근본적 원인이 있음을 시사했다.
특히 이번 설문을 통해 치과의사 2명 중 1명은 최근 일부 피라미드형 치과와 ‘전면전’을 치르고 있는 치협에 대해 법적·제도적 규제를 입법화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또 고소·고발 등 강력한 법적 조치를 촉구한 치과의사도 10명 중 3명에 달했다<설문조사 결과 8면, 9면 참조>.
윤선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