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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금의 치과계 행태에 ‘통탄’

특별기고
김계종 치협 대의원총회 고문, 전 부의장


작금의 치과계 행태에 ‘통탄’

  

동녘하늘에 힘차게 떠오르는 태양의 찬란함도 아름답지만 모든 것, 남김없이 시뻘겋게 불태우며 조용히 사라지는 석양의 아름다움은 그지없이 신비로움 마져 느끼게 한다.


치과대학에 다닐 때 모 선배님의 아버님이 개업하고 계시는 서대문로터리 근처 치과의원에 간적이 있다. 그 선배님 아버님의 새하얀, 아름다운 백발에 붉으스름하고 온화한 모습을 보고 나도 저렇게 곱게 늙어가고 싶다는 생각을 했었다.


치과계의 원로라고 하기에는 조금은 부끄럽고, 조금은 아쉬운 칠순(古稀)을 갓 넘은 이 나이에 작금에 벌어지고 있는 치과계의 어지러운 분쟁과 행태와 법정공방을 바라보며 울고 싶은 심정으로 통탄을 금할 수가 없다.


1960년 치의예과에 입학하자마자 4·19 민주항쟁, 5·16 혁명을 겪으면서 내 치과의사의 삶이 시작이 됐다. “28개 밖에 안되는 치아를 뭐 배울게 많다고 6년동안이나 치과대학에 다니느냐? 의대나 가지, 왜 치대를 갔느냐고 데이트 마저 거부하며 무시하던 그 당시 여대생들, 황량한 청량리 예과(지금 청량리 미주아파트 자리)시절에, 의예과 학생들과 비교하면서 치의예과에 다니는 우리를 멸시하고, 열등감을 심어주던 의과대학 교수님들, 일제시대에 세운 낡고 허름하고 좁은 강의실과 빈약한 치과대학 부속병원시설 속에서도 열심히 공부하며, 꿈과 희망을 키워왔던 소공동 치과대학 시절(옛날 중전이나 후궁이 애를 낳은 저경궁처, 지금은 사라져 한국은행건물이 들어서 있는 곳), 훈련과 전투속의 군의관시절, 실력있는 치과의사가 돼야 된다고 그 수많은 시험지옥을 거쳐 석사, 박사과정을 이수하면서, 빚 얻어 겨우 작은 허름한 건물에 개업한 개업의사로서 눈물과 좌절과 인내와 기쁨과 보람으로 살아온 세월들이 주마등처럼 스쳐지나간다.


치과의사가 가장 안정적이며 존경받는 직업으로, 가장 인기있는 신랑, 신붓감 후보로, 가장 돈 잘버는 소득이 높은 의사중에 의사로서, 대국민 무료진료와 봉사와 구제를 통해 사회에 공헌하고, 감사할 줄 아는 치과의사로서의 그 위상이 높아지며, 세계 최고 수준의 엄청난 치과계(기공계, 치과산업을 포함) 발전을 바라보며 흐뭇한 기쁨과 보람속에 오늘날까지 살아왔다.


아들이 아버지의 직업을 선택, 계승하면 그 아버지는 성공한 아버지라는 말대로 내 아들도 치과의사가 되었으니 나도 성공한 아버지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이러한 모든 치과계의 발전과 위상은 그 어려운 시대를 참고 견디고 노력했던 우리 선배, 동료들의 피와 땀과 눈물의 값진 열매라고 감히 말하고 싶다.


그런데 작금의 치과계는 어떠한가? 한명의 못된 미꾸라지가 온 저수지를 흙탕물로 흐려논다는 말과 같이, U모 네트워크치과가 오직 돈만 벌기 위해 영리적 목적으로 갖은 탈법과 불법을 자행하며 치과의사로서의 윤리와 양심마저 저버리고, 값싼 의료비로 서민들을 위해 치과의 문턱을 낮춰다는 그럴듯한 포장과 궤변으로, 덤핑과 호객행위로, 오직 자기의 욕심만을 위해 동료치과의사들을 짓밟고, 동료 치과의사들, 기공사들, 치과위생사들과 노예계약 같은 일방적인 계약으로 억압하면서, 의술 아닌 상술로, 의원이 아니라 피라미드 기업으로 오직 돈만 긁어 모으며, 치과계를 혼란과 분쟁 가운데 그동안 쌓아온 치과계의 공든탑을 완전히 무너뜨리고 있는 참담한 현실속으로 휘몰아 가고 있는 것이다.


그들이 싼가격으로 덤핑하며, 호객하며, 임플랜트를 땅에 말뚝 박듯이 하루에 수백개를 박아 박리다매하며, 블랙홀 같이 환자들을 빨아들이는 바람에, 정직하고, 성실한, 선량한 치과의사들이 환자를 뺏기고, 병원 경영이 어려워지고, 신용불량자가 늘어나며, 눈물 흘리며, 할 수없이 치과의원 문을 닫고 폐업과 은퇴를 하며, 심지어는 자살로 생을 포기하고 마감하는 작금의 치과계 현실을 초래한 것이다.


돈을 그렇게 벌고 싶다면 왜 기업이나 사업을 하는 사업가가 되지 치과의사가 됐는지 도대체 알 수가 없다.


수많은 동료들에게 상대적 박탈감, 좌절감, 허탈감 등 깊은 상처를 주며 짓밟고, 그 돈이라는 것을 벌어서 자기 혼자 잘 먹고, 잘 사는 것이 과연 행복한 삶인지? 그렇게 돈을 벌어서 어디에 어떻게 쓰고 살려는지 아무리 상식적인 생각으로도 이해할 수가 없다. 우리 선배들이 치과계의 괴물을 키운 것 같아 부끄럽고 죄송한 마음뿐이다.


치과의사협회와 U모 네트워크 치과가 국민들을 향해 언론에 서로 비방하고 서로 물고 찢고, 발암물질이 어떻고 임플랜트가 어떻고, 불법계약 불법의료행위가 어떻고 하면서 싸우는 이전투구(泥田鬪狗)를 계속하는 것은 우리의 치부와 어리석음을 내보이며, 우리에게 깊은 상처와 아픔으로 남으며 누가 옳고 그르냐를 떠나서 국민들에게 치과진료에 대한 불신과 염려와 오해밖에 남는 것이 없다는 것을 우리는 분명히 알아야 한다.


사람은 누구나 실수할 수는 있다. 실수와 잘못이 실패는 아닌 것이다. 실수를 실수로 인정하고 깨달아 실수를 다시 하지 않는 것이 성공인 것이요, 실수를 실수로 인정하지 못하고, 깨닫지 못해 더 많은 실수를 할 때 그는 실패한 인생이 되는 것이다.


“욕심이 잉태하여 죄를 낳고, 죄가 장성하여 사망에 이르느니라”는 성경말씀처럼 욕심과 탐심은 반드시 인간을 타락시키고 멸망시키는 것이다. 죄와 잘못을 변명하고 덮으려 할수록 더한 죄와 잘못을 낳게 되는 것이다. 비록 자기의 생각과 판단과 행동이 옳다고 생각이 되더라도 그것이 수많은 사람과 이웃과 대다수 치과의사들에게 상처가 되며 박탈감과 좌절감, 나아가 증오감을 준다면 과감히 자기의 사상과 행동을 거두고 잘못을 인정하고, 시정하는 것도 사내대장부로서, 선구자로서의 대범한 용기라고 생각한다.


“너희는 서로 70번씩 7번이라도 서로 용서하라” 라는 예수그리스도의 말씀따라 서로 용서하고, 화해하고, 더불어 잘사는 치과계가 됐으면 한다.


이제라도 늦지 않다. 언제나 시작은 가장 늦지 않는 빠른 길인 것이다. 모든 잘못된 생각과 행위를 바로잡고, 회개함으로써 국민들과 동료치과의사와 기공사, 치과위생사, 치과산업에 종사하는 모든 사람들에게 사죄하고 새로 거듭나서 다시 한번 용서와 화해로 새로운 치과계로 거듭 나기를 진심으로 바라는 바이다.


악관(惡罐)이 약만(若滿)이면 천필주지(天必誅之)니라.

나쁜 마음이 가득차면 하늘이 반드시 벨 것이다.


송나라 도덕서 익지서(益智書)에 나오는 말이다. 소크라테스가 독배를 마시며 제자 클리톤에게 말했다. “사는 것이 중요한 문제가 아니라 바로 사는 것이 중요하다.”


※ 이 글은 본지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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