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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관기] 2011년 ISO/TC 106 meeting (상) - 국제표준 제정과 개정

참관기
2011년 ISO/TC 106 meeting <상>

  

국제표준 제정과 개정

  

제47회 ISO/TC 106 회의가 2011년 9월 18일~24일 미국 애리조나 피닉스 Hilton Tapatio Cliffs Resort에서 열렸다. ISO/TC 106는 총 256개의 국제표준화기구 전문위원회 중 106번째 전문위원회로서 치의학(Dentistry)관련 표준을 다루고 있다. ISO/TC 106는 총 7개의 소위원회(Sub-Committe, SC)와 2개의 작업반(Working group, WG)으로 구성돼 있다.


올해 회의는 26개국의 Participating member(P-member)와 18개국의 Observer member(O-member)가 참가했고, 13개의 관련기관들이 참석했다.1)


한국대표단은 ISO/TC 106 국내 간사기관인 대한치과의사협회의 치과의료기기 표준개발위원회 공동 부위원장을 맡고 계신 연세대학교 치과대학 김경남 교수님을 한국대표로 하여 치과대학, 치과관련업체, 시험평가센터, 기술표준원 및 대한치과의사협회에 계시는 25명의 표준개발 위원들이 이번 회의에 참석해 미국, 일본에 이어 세 번째로 많은 참여를 했다.


본인이 참석한 분과는 SC1 산하의 WG 10인 “Dental Luting cements, bases and liners”, SC2 산하의 WG 1인 “Dental Ceramics” 그리고 WG 11인 “Dental CAD/CAM Systems”이다. 2009년 일본 오사카 미팅, 2010년 브라질 리오데자네이로 미팅에 이어 세 번째 참석하면서 느낀 것은 개인의 학술 연구결과를 발표하는 일반적인 국제 학술대회와는 달리 나라를 대표해 참석하고 발언하고 투표한다는 공인으로서의 책임감이 크다는 것이다. 회의 첫날에 시작된 SC2/WG1 분과인 치과용 세라믹 회의에서는 이번에 새로이 개정되는 국제표준인 “방사선 불투과성 측정용 디지털 장비”, ”세라믹-세라믹 시스템”, “금속-세라믹 시스템”, 및 “치과용 퍼니스”의 서류작업이 하루 종일 진행됐다.


이들 중 “방사선 불투과성 측정용 디지털 장비” 표준의 경우, 3년 전부터 일본대표가 제안하고 추진되었던 내용(방사선 불투과성 측정에 기준이 되는 Al 스텝웨지 대신 자연치아와 치과재료의 방사선 불투과성 결과를 상대적인 계수로 표현함)이 결국에는 국제 표준의 이념인 호환성과 보편성이 결여된다는 이유로 각국 대표들의 현장 투표를 통해 제외되기도 했다. 일본의 경우, 방사선 불투과성 디지털 장비의 개발이 이미 상당히 많이 이루어졌기 때문에 다른 나라에 비해 좀 더 강화된 국제표준을 설정해도 큰 문제없이 자기나라의 제품을 수출할 수 있지만, 한국을 비롯한 다른 나라들은 아직 관련 기술의 개발이 상대적으로 취약하기 때문에 일본이 제안한 내용이 거부된 것이다.


참고로 국제표준을 만드는 과정은 다음과 같다. 각국의 대표는 국제표준으로 제작해야 한다고 생각되는 아이템이 있을 경우, 각 분과의 좌장(convenor)에게 새로운 아이템 제안서(New Work Item Proposal, NWIP)를 제출한다. 물론 NWIP를 제출하기 전에 좌장과 충분한 대화가 이루어져야 한다. NWIP가 상정되고 나면 일정기간 동안 해당분과의 각국 대표들에게 이 NWIP의 표준 제정 및 개정에 참여하겠는가를 투표로 문의하고 5개국 이상의 동의를 얻을 경우, 다음 단계인 Working Draft(WD)로 이동한다. 물론, 5개국 이상의 동의를 얻지 못하면 해당 제안서는 폐지된다. 상정된 WD는 일정기간 동안 각국 대표들에게 회람되고 그 다음해에 세부사항이 수정되고 Committe Draft(CD)로 상정될 것인지를 투표한다. 과반수이상 승인을 얻으면 CD로 상정되고, 다시 각국 대표들의 회람을 거쳐 재수정되고 다시 Draft International Standard(DIS)로 상정될 것인가에 대한 투표가 진행된다. 투표가 승인되면 Final Draft International Standard(FDIS)로 상정되고, 각국 대표의 투표를 거쳐 International Standard(IS)로 최종 완결된다. 표준 내용의 기술적 사항, 전반적인 내용, 편집에 대한 전반적인 수정은 WD와 CD단계에서만 가능하고, DIS와 FDIS 단계에서는 편집에 대해서만 수정이 가능하다. NWIP를 제안하여 IS까지 나오는데 소요되는 기간이 보통 5년 정도이고, 최초로 제정된 국제표준은 3년 후에 개정과정을 거치며, 그 뒤로는 5년마다 한 번씩 개정과정을 거친다.


기존 표준에 첨부돼야 할 자국의 새로운 제안이나 NWIP에 대한 제안은 통상적으로 회의 전이나 회의 중간에 coffee break와 점심-저녁시간 동안 이루어진다. 물론, 제안서에 대한 공식적인 요청은 서류로 진행되지만, 이에 앞서 이러한 제안서를 제출해도 되는지에 대한 문의는 그 전에 개인적으로 진행된다. 각국 대표들은 자국에 필요한 제안사항이 있을 경우, 해당 분과의 좌장 또는 다른 대표와 개인적인 만남을 통해 자국 제안에 대해서 설명하고 제안상정에 필요한 투표가 진행될 경우 제안에 대해서 동의해줄 것을 부탁한다. 물론, 타국 대표들이 그 제안에 100% 동의해 주지는 않는다.


이번 회의기간 동안 WG11인 “CAD/CAM 시스템” 회의에서 미국대표로부터 이번에 새로 제정중인 “치과용 CAD/CAM 시스템” 표준에 대해 새로운 제안을 설명듣고, 이에 대해서 동의해줄 것을 요청받았다. 내용은 새로 제정되는 치과용 CAD/CAM 시스템의 국제표준의 내용이 너무 유럽중심으로 이루어져 있어, 후발주자인 CAD/CAM 시스템을 사용 중인 미국, 일본, 중국 및 한국에는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고, 특히, 치과의사의 의견이 전혀 포함되지 않고 유럽 제조업체의 의견만 포함돼 있어, 이 표준이 나올 경우, 미국 및 아시아는 불리할 수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CAD/CAM 시스템 분과는 이미 독일대표 쪽에서 좌장을 맡고 있고, 관련 표준에 대해서는 유럽이 이미 힘을 합심하여 일을 진행하고 있는 상태였기 때문에 제안에 대한 투표 진행결과, 4대 7로 거부되었다. (참고로 분과에 참석한 P-member 나라의 투표권은 1개이다.) 이에 미국대표는 내년에도 한국에게 다시 한 번 동의를 부탁했다. 


<다음호에 계속>


(1) P-member : 국제표준 제정 및 개정에 직접 참여하여 발언할 수 있고, 투표에 참여할 수 있는 권한이 있음. O-member : 분과 회의에 참석할 수 있지만, 국가표준 제정 및 개정에 관한 발언권 및 투표권이 없음. 한국은 P-member 임

 

오승한
원광대학교 치과대학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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