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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관기] 2011 미국 보철학회 학술대회 - 첨단+전통 보철 방식 ‘만끽’

참관기

2011 미국 보철학회 학술대회

 

첨단+전통 보철 방식 ‘만끽’

  

ACP(American College of Prosthodontists)의 제41회 연례 학술대회가 지난 11월 2일에서 11월 5일 사이에 미국 아리조나주 스코츠데일시에서 거행됐다.


학회의 슬로건은 “A Journey to Realize Excellence”였다.


최신의 과학적 연구와 첨단 디지털 기술을 치과 보철 분야에 도입하고 적용시키려는 노력과 함께, 전통적인 보철 방식에 대한 주제도 역시 다뤄졌다. 부언하자면, 현재 치과계에 가장 큰 화제가 되고 있는 “Digital Dentistry”와 치과 도재의 최신 연구에 관한 강연이 주류를 이루면서도, 전통적인 가철성 보철뿐 아니라 보존, 치주, 임플랜트와 포괄적 보철 치료 계획에 대한 내용도 빠짐 없이 다뤄졌다.


CAD/CAM을 비롯한 디지털 기술을 이용하는 보철 방식이 가까운 미래에 전통적인 인상과 주조 보철을 대체할 것이라는 데에는 이견이 없었다. 예를 들어, CBCT를 이용한 네비게이터로 임플랜트를 정확한 위치에 식립하고, 곧바로 구강 내에서 스캔해 CAD/CAM으로 커스텀 지대주와 상부의 임시 보철물 또는 최종 보철물까지 한두 시간 내에 제작해 즉시 기능을 할 수 있게 해줄 날이 바로 우리 눈앞에 다가와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스위스와 리히텐슈타인 등 유럽학자들을 필두로 한 세라믹에 대한 과학적인 연구는, 우리가 기공실이나 임상에서 무심코 다뤘던 것들이 세라믹 재료의 물성과 수명에 얼마나 큰 영향을 미치는 지 현미경 사진과 다양한 검증 자료를 통해 보여 주었다. 예를 들어, 지르코니아 블록의 가압 제조 기술은 각 회사의 기밀이며, 각 회사마다 물성은 천차만별이라는 사실. 5~10μm의 미세한 크랙이 가압 공정 중에 블록 내부에 종종 발생하는데, 이는 곧 보철물의 실패로 이어진다는 것. 건식으로 밀링 가공을 하거나 추후 적합을 위해 그린스톤, 다이아몬드러버휠 등으로 가공할 때 생기는 스크래치나 wavy surface, 그리고 샌드블라스팅으로도 미세균열(micro-crack)을 야기하는 경우가 흔하다는 사실 등등. 우리가 무심코 다뤘던 것들이 얼마나 치명적인 결과를 야기할 수 있는 지를 과학적으로 보여줬다. 또한 지르코니아로 커스텀 지대주를 만들 때 흔히 근원심으로 두 개의 뿔 모양이 되는데, 이것을 속칭 “Batman Abutment”라고 하며, 이런 형태의 지대주 위에는 지르코니아 코핑은 물론 어떤 종류의 도재관도결국엔 내부응력을 받아 파절을 초래하게 된다고 했다.


한편, 미국 보철학회에서는, 심미보철물로써 전치부에는 Bilayered Porcelain(내부의 coping은 high strength ceramic), 구치부에는 Lithium Disilicate Monolithic Crown을 사용하는 것에 consensus를 가지는 것 같았다. 그러나 우리 나라에 당장 적용하기에는 좀더 연구와 논의가 필요할 것이다.


그리고 Michel Magne에 대해 언급하지 않을 수 없다. 이 분은 치과계에 정말 보물과 같은 존재이다. 치과기공사라는 그의 직업은 그에게 그저 허울일 뿐이다. 그는 아주 뛰어난 예술가이며, 그의 강연은 하나의 예술적인 퍼포먼스였다. 강연 내내 예술적이고 환상적인 슬라이드와 그의 작품(기공물만 일컫는 것이 아님) 사진에 입이 다물어 지지 않을 정도였다. 강의 모더레이터였던 뉴욕의 유명한 보철 전문의 Vincent Celenza는 그의 강의가 끝난 후 “Fantastic! Isn’t it? Yeah, I told you. I did.”라며 더 이상 말을 잇지 못할 정도였다.


이번 학술대회의 의장은 다름 아닌, Tufts 대학의 임상교수인 Kenneth Malament였다. 그가 미국 보철학회뿐 아니라 세계 보철학계에 미치는 영향력이나 기여도는 타의 추종을 불허할 정도이다. 그는 11월 19, 20일 양일간 거행되는 대한치과보철학회의 2011년 추계학술대회에 초청 받아 곧 우리 나라를 방문할 예정이다. 필자는 컬럼비아치대에서 보철과 수련을 받을 때 처음 그를 만났고, 이후 필자가 한국 하버드치대 보철연수회의 디렉터를 맡으면서 그와의 인연을 계속 이어 왔다. 이번 ACP에서 그를 만났을 때, 그는 이번 첫 한국 방문에 설레임과 기대를 많이 갖고 있다고 하였다. 곧 다가오는 추계보철학회에서 그의 강연을 통해 보철학의 진수를 느껴 볼 것을 적극 추천한다.


이번 제41회 ACP학술대회에 우리나라에서 참석한 치과의사는 아마도 필자가 유일했던 것 같다. 미국이 주도하는 학회이지만, 유럽에서는 여러 연자와 함께 많은 사람이 참석했으며, 일본에서도 상당수가 참석했다. 우리나라의 치과보철임상은 세계 수준에 손색이 없다고 할 수 있지만, 이런 큰 무대에 적극 참여해 인정 받지 못하면, 우리 실력을 제대로 인정 받지 못하고 자화자찬에 그치게 될 가능성이 많다.


앞으로 한국의 뛰어난 치과의사들이 ACP에서 연자로 강연을 펼치게 될 날을 기대해보며, 글을 마친다.

 

윤성욱 서울컬럼비아치과의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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