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5th 창간특집
치과계 갈등, 소통으로 치유
지난 4월 전문의 관련 의료법 개정안이 통과돼 어느 정도 전문의 문제가 풀리지 않을까 하는 안도감도 잠시, 전문의가 매년 늘어남에 따라 갈등이 더욱 커질 것이라는 관측이 점점 새어 나오고 있다.
전문의 문제를 좀 더 깊게 살펴보면 전문의 배출 이전이나 이후에도 변함없이 전문의 수를 놓고 개원의와 공직의의 끝없는 평행선 줄다리기가 계속되고 있으며, 올해도 전문의 수와 직결된다고 볼 수 있는 전공의 배정과 관련해 개원가와 공직의 뚜렷한 시각차를 드러냈다.
또 동일한 건물에 2개 또는 3개의 치과가 개원하고 있는 등 치열한 개원 현실을 반영하듯 젊은 치과의사들의 경우 치과 운영을 위해 적극적인 마케팅 전략을 구사하는 사례를 쉽게 찾아 볼 수 있다.
개원이 쉽지 않은 젊은 치과의사들은 “지난 세대와는 다르게 치과의사들이 넘쳐나고 있고, 개원가에서 살아남기 위해 적극적인 마케팅이 필요한 경우 과감하게 적용해야 한다”고 항변하고 있는 반면 중장년층 치과의사들은 “공격적인 마케팅 전략을 사용할 경우 자칫 의료의 상업화를 가져 올 수 있다”며 부정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는 등 상반된 견해차를 보이고 있다.
지역치과의사회와 치대 분원 및 대형치과병원과의 갈등도 어렵지 않게 찾아 볼 수 있다.
지난해에는 단국대 치과병원과 용인분회가 단국대 죽전치과병원 설립을 놓고 10개월간의 갈등 양상을 보이다 극적으로 합의한 바 있으며, 최근에는 서울대학교 치과병원이 관악 분원 설립을 놓고 관악구회와 갈등 양상을 보이고 있다. 이들 당사자들의 입장 차를 좁히기 위해 치협에서 중재자로서 조율하고 있으나 현재까지 합의점을 도출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한편 치과계 다양한 갈등 속에 실제로 치과계를 대표하는 치협이 개원가 현장의 목소리를 대변하지 못한다는 일부 주장 속에 개원의들이 단체를 설립하는 사례도 목격되고 있다.
대한치과개원의협회가 대표적인 사례로 불법 네트워크 척결이라는 목표를 내걸고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으나 자칫 치과계가 한 목소리를 내지 못하고 있다는 시각을 줄 우려가 있다는 지적도 치과계 일각에서 제기되고 있다.
모 개원의는 “최근 치개협의 등장은 기존 기득권층이 세대를 모두 아우르지 못한다는 인식에서 나온 것으로서 치과계가 과거와는 다르게 다양한 의견을 표출할 수 있는 여건이 조성됐다는 순기능이 존재하는 반면 이로 인해 치과계의 목소리가 일치 되지 않을 경우 갈등으로 이어질 소지가 있다”고 의견을 밝혔다.
갈등의 산 넘고 화합 모색해야 치과계 발전 보여
치협과 같은 직능을 대표하는 단체에서 구성원들이 한 목소리를 내는 것은 매우 중요하면서도 당연한 요소다.
구성원들의 이익을 대변하기 위해 정부와 국회에 끊임없이 요구를 해야 하는 입장에서 자칫 단체 내부에서 다른 의견을 내거나 갈등이 내재돼 있다면 그 효과는 반감될 뿐 아니라 외부나 국민들이 보는 시선은 차가울 수밖에 없는 것이 자명한 일이기 때문이다.
치협 뿐 아니라 타 보건의료계 단체에서도 구성원간의 갈등을 없애고 단합을 이끌어 내기 위한 각종 방안 등 지속적으로 모색하는 것을 보더라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특히 최근 치과계는 평시 체제가 아닌 불법 네트워크와의 전쟁이라 부를 정도로 최대 현안에 직면하고 있는 상황에서 갈등을 넘어 소통을 통한 화합과 단합이 더욱 절실한 시기임은 분명하다.
김용재 기자 yonggari45@kda.or.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