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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인터뷰] 김영환 지식경제위원회 위원장 “위로 받고 위로하는 삶 나를 밀어간다”

특별인터뷰
김 영 환 지식경제위원회 위원장


“위로 받고 위로하는 삶 나를 밀어간다”


올해 ‘연세치대 연아인 상’ 수상
자전적 에세이 출간 중년 삶 나눠
치의는 상생·협력문화 만들어야


▲ 지난 3일 연세치대동문회에서 올해의 ‘연세치대 자랑스러운 연아인 상’을 수상하게 됐다. 수상소감은.


과분한 상을 받게 됐다. 사실 제가 치과의사로서 현직에 있었던 시간이 길지 않다. 그러나 연세치대 후배들이 좀 더 넓은 시각을 갖고 사회에 진출할 수 있도록 멘토 역할 정도는 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한다. 대학교 1학년 때 이제마의 ‘동의수세보원’이라는 책에서 ‘소의는 활병하나 대의는 활빈한다’는 글을 읽고 활빈하는 의사, 가난한 사람들의 의사가 되길 꿈꿨다. 연세치대 후배들이 다양한 영역에서 실력 발휘를 할 수 있도록 주춧돌 역할을 하겠다.

  

▲ 최근 출판된 ‘지난날의 꿈이 나를 밀어간다’란 책을 발간하게 된 소감은.


11월에 자전적 에세이를 냈다. 처음에 집필을 시작했을 때는 2040 세대들에게 중년 세대들의 삶을 이야기해주고 싶었다. 지금 어려운 시기를 사는 젊은 세대에게 우리의 어려움을 들려주고 위로하고 싶었다. 그러나 책을 쓰면서 오히려 제가 더 많이 배웠다. 오늘날 2040 세대의 고민을 공감하는 기회였다. 이 책을 쓰면서 제가 그 동안 감춰왔던 상처를 솔직하게 드러내려고 노력했다.

  

▲ 책에는 어떤 내용들이 들어있나.
연세치대를 15년 만에 졸업했다. 5년을 다니고 마지막 실습을 남겨두고 민주화 운동을 하다가 제적당했다. 그래서 전기기술자 자격증 6개를 따고 젊은 시절 노동자 생활을 하다가 복학이 되어 치과의사가 되었다. 그리고 정계에 입문해 국회의원이 되고, 김대중 대통령의 신임을 얻어 장관까지 하게 됐다. 노동자 시절에는 더 낮은 곳에 가겠다고 자격증을 옷장 깊이 넣어두고, 단순조립공으로 일했었다. 단순조립공에서 장관까지, 성공신화라기 보다는 그 시간 동안 얼마나 고민하고 얼마나 흔들렸는지에 대한 자기고백에 가깝다.

  

▲ 국회 지식경제위원회 위원장으로서 상당히 많은 일을 한 것으로 알고 있다. 특히 대정전 사태 등 국정감사에서도 날카롭게 문제점을 지적하며 대안을 제시해 주목을 받기도 했다.


대정전 사태에서 예비전력이 ‘제로’ 상태, 즉 ‘블랙아웃’ 직전이었다는 것을 제가 밝혀냈었다. 제가 전기기술자 생활을 했었기 때문에, 현장에 있었기 때문에 기민하게 대응할 수 있었다.
전기기술자가 되기로 결심하고 수배 생활 중에 틈틈이 공부해서 전기공사기사 1급, 전기공사기사 2급, 전기기사 2급, 산업안전기사 2급, 전기공사기능사 2급, 소방설비기사 2급을 땄다. 여의도 태영유진빌딩 현장에서 전기주임으로, 노량진 한양공과학원에서 자동제어를 가르치는 강사로 일했다. 전력지휘계통 책임자들 중에 옴의 법칙을 아는 사람이 없었다. 이번 사태를 통해 이공계 전문가들이 좀더 적극적으로 기용돼야 한다고 다시 한번 깨달았다.

  

▲ 최근 카드 수수료인하에 대한 의료계의 관심도 상당히 많은데.


지경위원장이 돼 가장 고민했던 부분이 중산층을 복원하고 서민의 짐을 덜어주는 것이었다. 구호성 정책보다 작더라도 실질적으로 와 닿는 정책을 만들어야겠다고 생각한 것이 바로 카드 수수료 인하다. 대기업인 카드사가 중소상공인에게 카드 수수료를 과도하게 부과하고 있어 이를 바로 잡는 일을 했다. 얼어붙은 의료계와도 직결된 문제다. 의료기관 카드수수료 인하 정책을 추진할 예정이다.
지난 8일 국회에서 의사회, 치과의사회, 약사회 등 의료계 분들과 함께 공동기자회견을 열었다.

  

▲ 최근 치과계는 유디치과, 룡플란트 치과를 비롯한 피라미드형 네트워크 문제가 큰 현안이 되고 있다. 이에 대한 생각은 어떤가.


일부 네트워크병원이 거대화 되고 영리를 지나치게 앞세우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본다. 대다수 치과들이 불황을 겪고 있는만큼 치과계 전체시장 상황을 고려해야 한다. 일부 거대화된 네트워크병원이 시장 질서를 문란하게 하는 것은 바람직한 방향이 아니라고 본다. 전문직으로서 치과의사들이 서로 상생하고 협력해 국민에게 봉사하는 문화를 만들어야 한다. 세계 경제 불황과 사회 양극화로 치과의사들의 신중한 태도가 요구된다.
특히 새롭게 치과의사로 사회에 진출하는 후배들을 위해 선배들이 좀 더 많은 배려를 해야 한다.

  

▲ 마지막으로 치과의사를 비롯한 치과계에 하고 싶은 말씀이나 당부의 말씀이 있다면.


치의학 R&D에 대해 강조드리고 싶다. 과학기술부 장관시절, MRC(Medical Research Center) 제도를 만들었다. 우수한 의과대학 학생들이 R&D에 참여해서 첨단치의학, 기초치의학에 헌신할 수 있는 시스템이 있어야 한다. MRC 제도를 시행하기 전에 10년 동안 전국 11개 치과대학 졸업생 중 기초치의학자 된 사람이 한명도 없었으나, MRC 제도를 시행한 후 한 학교 졸업생 1~3명씩은 기초 치의학자의 길을 택할 정도로 성과가 있었다. 치과의사와 치과계가 좀더 적극적으로 기초치의학 연구에 기여한다면 길게 보았을 때 우리나라 치과계가 크게 발전할 것이라 믿는다.  


이윤복 기자 bok@kda.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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