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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724번째) 좌우지간(左右之間)

Relay Essay
제1724번째


좌우지간(左右之間)


저는 치과대학시절 야구동아리 멤버였습니다. 포지션은 포수였는데 늘 쭈그려 앉아서 공을 받고 강도 높은 하계훈련을 할 때에는 몸으로 공을 막느라 고생했던 기억이 납니다. 제가 주전포수로 있을 때 치과대학야구동아리대회에서 몇 차례 우승까지 했었습니다. 그 당시 야구를 하던 친구들은 대부분 오른손잡이였습니다. 그런데 왼손잡이도 두 명인가 있었습니다. 모두들 오른손을 쓰는데 왼손을 쓰는 사람은 전략적으로도 꽤 쓸모가 있었던 기억이 납니다. 일반적으로 야구에서 오른손잡이는 우투우타 즉 오른쪽으로 던지기도 하고 치기도 합니다. 좌투좌타는 왼손잡이가 그렇지요. 그런데 특이한 사람들이 있습니다. 바로 우투좌타 좌투우타 등 던지는 것과 치는 것이 다른 선수들이 그들입니다.


최근의 프로야구를 보다 좀 특이한 점 못 느끼셨나요? 바로 우투좌타가 많다는 겁니다. 오른손잡이가 많아서 오른쪽으로 던지는 사람이 많은 것은 알겠는데 왼쪽으로 치는 왼손잡이가 아닌 오른손잡이가 많다는 겁니다. 우투좌타는 몇 년 전부터 야구를 하려는 사람들이 가장 이상적으로 생각하는 투타방식이 되었습니다. 좌타가 유리한 것은 타석에서 1루가 가까워 우타에 비해서 두걸음 정도 이득이 있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좌타자인 경우 내야안타가 더 많은 이유가 있는 것이지요. 1루 베이스에 먼저 진루를 해야 경기가 풀리는 것이 사실이기 때문에 좌타자를 선호할 수밖에 없는 것이 야구의 생리입니다.


그런데 현재 좌타자가 가지고 있는 문제가 심심치 않게 드러나고 있습니다. 먼저 좌타자는 좌투수에 약하기 때문에 좌투수가 나오게 되면 맥을 못 추는 경우가 많습니다. 실제 우투좌타의 최고라고 하는 김현수 선수는 좌투수 상대로는 2할대 초반에 불과합니다. 지금 한국 야구 최고의 투수들이라고 말하는 류현진, 김광현, 봉중근, 양현종, 장원삼 등은 모두 좌투수입니다.


또 하나의 문제는 원래 오른손잡이였던 사람이 좌타를 하게 되면 그 힘이 원래의 우타에 못 미친다는 겁니다. 그래서 우투좌타에는 흔히 말하는 거포가 별로 없습니다. 홈런왕 김태균, 연속홈런 세계기록을 이룬 이대호 등은 말 그대로 거포이고 모두 우타입니다. 그런데 이들을 이어줄 오른손 거포들의 씨가 말라가고 있다고 합니다. 야구에 유리할 것 같다고 너도나도 오른손을 쓰다 왼손을 쓰려고 하다 보니 원래 오른손마저 약해지고 있는 것입니다. 지금 프로야구에서는 좌투우타가 상위를 독식하다시피 하고 있습니다. 이제 또 우투좌타가 아닌 좌투우타가 유행처럼 번질 수도 있는 노릇입니다.


야구뿐 아닙니다. 무슨 일이든 좋아 보이는 것, 돈이 좀 되어 보이는 것, 가능성이 보이는 것에는 사람들이 모이기 시작하고 너도나도 손을 댑니다. 금세 레드오션이 되는 것이지요. 유행에 편승해 가려는 것이 좋지 않을 수도 있다는 겁니다. 이것을 쫓는 사람들이 늘 하는 말은 ‘트렌드를 따른다’는 겁니다. 그런데 문제는 그 트렌드라는 게 너무나 자주 바뀌고 일관성이 없다는 겁니다. 즉 일시적인 ‘유행’정도의 것들이 시대의 트렌드인 양 자리하고 있는 것이 많은 것이 문제입니다. 가지고 있는 핵심적인 가치가 무엇인지, 가치가 무엇인지, 이끌고 갈 자원이 있는지 등에 대한 정확한 검토가 없다면 더더욱 편승해서는 안 되는 것이 유행입니다.


원래 오른손잡이가 오른손 거포가 됩니다. 가지고 있는 장점을 계속 계승시키고 유지시켜 그것을 더 강화하는 것이 블루오션일 수 있습니다. 시대의 트렌드처럼 보이는 것들의 유혹을 벗어버리기 힘듭니다. 하지만 흘러가 버릴 거라면 금세 사실이 드러날 겁니다. 단기적인 시각에 벗어난다면 자신의 강점이 더 빛날 수 있음을 알 수 있을 겁니다.


김동석
춘천 예치과의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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