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악수술 파는’ 의국원 자격정지
성형외과 취업·협진시 제명 등 강경조치 검토
서울대 구강악안면외과 교수회의
서울대 치의학대학원 구강악안면외과 의국이 성형외과에 취업하거나 협진하는 형태로 양악수술 등의 진료를 하고 있는 모교 의국 출신들의 의국원 자격을 정지한 가운데 2년 이내에 근무지를 정리해 줄 것을 공식 요청키로 했다.
특히 이 같은 요청에도 불구하고 이를 받아들이지 않을 경우 의국원 제명 등 강경 조치까지 검토키로 했다.
서울대 치의학대학원 구강악안면외과는 지난달 28일 구강악안면외과 교수회의에서 이같이 결정했다고 밝혔다.
이는 최근 몇 년 사이 일반인들 사이에 일명 V라인 열풍이 불면서 성형외과들이 각종 광고 등을 앞세워 치과의 고유 영역으로 여겨져 왔던 양악수술을 공격적으로 잠식, 치과계가 역풍을 맞고 있는데 따른 것이다.
이와 관련 치과계에서는 양약수술은 단순히 뼈만을 깎는 것이 아니라 치아교합, 입술 움직임 등 여러 가지 ‘기능적인’ 부분을 충분히 고려해야하는 정밀한 수술로써 치과 고유의 영역이고 심미성만을 앞세워 수술하는 것은 많은 부작용을 초래할 수 있다며 지속적인 우려를 표해왔다.
반면 성형외과에서는 구강외과, 교정과 의사들을 채용하거나 협진 형태로 수술하고 있는 만큼 ‘문제가 될 것이 없다’고 응수하면서 양악수술 영역을 더욱 빠르게 잠식해 나가고 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치과계에서는 성형외과와 협진을 하고 있는 구강외과 출신 치과의사들을 보는 시각이 곱지 않다.
이들이 치과의 고유 영역인 양악수술의 핵심 노하우를 성형외과에 전수하는 것은 물론 성형외과에서 일반 국민들에게 이 같은 수술이 성형외과의 영역임을 광고하고 홍보하는데 일조하고 있기 때문이다.
서울대 치의학대학원 구강악안면외과의 모 교수는 “서울시내 등을 비롯해 양악수술을 대대적으로 하고 있는 성형외과에서 근무하는 치과의사들 중 상당수가 모교 구강악안면외과 의국 출신들이다 보니 외부에서 바라보는 시각이 좋지 않은 것이 사실”이라면서 “지난해에는 의국 교수들이 이들에게 직접 편지까지 보내 이 같은 현실을 알리고 근무지를 정리해 줄 것을 요청했었다. 이번 조치는 이에 이은 후속조치”라고 설명했다.
그는 특히 “이번 조치가 그들을 제재하는데 목적이 있는 것이 아니라 의국 및 후배 치과의사들의 권익보호라는 취지에 공감해 정리하고 돌아오기를 바라는데 있다”면서 “의국원에서 제명이 되면 동문모임 등에도 못나오게 되고 더욱 소외될 수밖에 없는 만큼 용단을 내려주길 바란다”고 피력했다.
한편 이에 앞서 대한턱교정수술학회, 대한악안면성형·구강외과개원의협의회 등에서도 그동안 성형외과에서 근무하는 구강외과의사들을 대상으로 성형외과에 고용돼 의술을 파는 것은 문제가 있다며 지속적인 우려를 표해 왔다.
하지만 이번처럼 의국 차원에서 의국원 제명 등의 강경 조치 입장을 밝힌 것은 처음이기 때문에 실질적인 결과로 이어질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강은정 기자 human@kda.or.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