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직업인으로서 책임감·윤리의식 필요할 때”
“개원가·치대 치과의료윤리 교육 필요성 공감 … 효율적 준비를”
일부 피라미드형치과를 필두로 의료의 상업화 및 영리화 현상이 확대되는 등 의료환경 변화에 따른 전문직업인으로서의 책임감과 윤리의식이 더욱 강하게 요구되고 있다.
이같은 인식은 개원가 뿐만 아니라 치과대학에서도 우려하는 분위기가 높아지면서 치대생들과 치과의사들의 윤리교육을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오는 28일 열리는 치협 대의원총회에도 의료법 개정에 따른 윤리위원회 강화와 윤리교육 강화를 촉구하는 안건이 상정돼 있다.
특히 지난해 불법네트워크치과와의 전쟁을 겪으면서 치과의료윤리가 강화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면서 치협 차원에서도 치과의료 윤리교육을 강화하기 위한 방안을 모색하기 위해 지난 2월 18일 치과의료정책연구소(소장 노홍섭) 주관으로 정책포럼을 개최한 바 있다. 또한 치과대학 학장, 한국치의학교육학회, 윤리학전문가 등과 간담회를 개최하는 등 향후 11개 치과대학 및 치전원에서 공통으로 사용할 수 있는 치과의료 윤리학 교재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보수교육시에도 윤리교육을 강화해 나갈 방침이다.
치협 정책연구소는 임상의의 윤리적·법률적 딜레마 사례, 치대생을 위한 윤리교과서 개발 방향 제안, 임상의를 위한 가이드라인 개발 등이 포함되는 ‘치의학 윤리교육 체계화를 위한 연구’ 용역을 추진하기 위해 지난 17일 연구자를 공모했다.
치과대학에서도 치과대학생들의 의료윤리를 더욱 고양할 수 있는 교육과 공통된 교안이 필요하다는데 인식을 같이 하고 지난 12일 열린 치대학장·치전원장협의회에서 치대생들의 윤리교육을 강화하는 방안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치의학교육평가원(원장 신제원)에서도 치의학윤리교육의 체계화에 관심을 보이면서 치과대학 평가와 연계하는 방안도 고민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치과의료 윤리교육을 강화해야 한다는데는 개원가나 대학 모두 공감을 하고 있지만 윤리교육을 강화한다고 얼마나 효과성이 있을지에 대한 의문에서부터 구체적인 실천방안까지 개원가와 대학이 상당한 온도 차이가 나타나고 있다.
특히 개원가에서는 당장 이달 29일부터 의료인 면허재신고제와 자율징계요청권이 시행되면서 윤리위원회가 강화돼야하지만 아직까지 구체적인 방안과 가이드라인이 제시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개원가에서는 현장에서 직면하게 되는 문제에서의 가이드라인과 현실을 반영한 교육이 필요한 반면 대학에서는 학술적이나 교육학·철학적으로 접근하다보니 현실적인 감각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지난 2월 연구소가 주최한 치과의료윤리교육 포럼에 참석했던 한 치협 임원은 “대학 교수들과 개원의의 시각 차가 매우 크다는 것을 느꼈다”며 “개원가에서는 당장 현실적인 부분이 필요한데 대학 교수들은 이상적인 부분이 많은 것 같다”고 지적했다.
박덕영 강릉원주치대 학장은 “의철학과 법철학이 혼재돼 발생하는 문제로 바람직한 치과의사 상을 만들기 위해서는 의철학과 법철학이 한 틀에서 돌아가야 한다”며 “이 2부분이 따로 가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조율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치과대학에서 교육을 담당할 인력풀이 부족한 것도 대비해야 한다는 지적이 있다. 치과의사 가운데 의료윤리학 전문가나 의료윤리 강의를 진행할 이들이 손에 꼽을 정도로 적다. 최근 한 대학에서 인문사회치의학 전담교수를 채용하려 했지만 워낙 인력풀이 적어 적임자를 채용하지 못했다.
정원균 연세대 치위생학과 교수는 “치과의사의 직업윤리가 붕괴한 가장 주된 원인으로 치과의료의 왜곡과 상업화”라고 지적하고 “이러한 현상이 대학과 소속병원만의 문제가 아니기 때문에 이들 교육기관의 경영철학이나 문화가 함께 변하지 않으면 학생들에게만 윤리를 강요할 수 없다”며 실효성 있는 방법이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배형수 치협 기획이사는 “곧 면허재신고제가 실시되고 윤리위원회가 강화되면서 보수교육 8점 중 1점은 윤리교육을 필수로 이수하는 방안과 개원의들을 위한 가이드라인이 필요한 만큼 치협이 이를 추진해 나갈 것”이라며 “치대생들을 위한 공통교재 개발은 효과성을 더 높이기 위해 학장협의회와 논의해 진행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윤복 기자 bok@kda.or.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