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과의사 이미지 또 실추
MBC, 치의전용 A사이트 인용 보도 ‘파문’
지난해에 이어 또다시 ‘블랙리스트 망령’이 되살아나 충격을 주고 있다.
지난해 10월 모 일간지가 치과의사 전용 A 사이트에서 특정 환자를 기피하는 ‘블랙리스트’가 돌고 있다고 보도해 파문이 일어난 사례가 있었으나 채 1년도 되지 않아 B 공영방송에서 이를 재탕하는 내용이 지난 16일 방송돼 치과계가 술렁이고 있다.
MBC 방송사는 “일부 치과의사들이 의료진만 가입할 수 있는 인터넷 사이트를 통해 이른바 환자 블랙리스트를 공유한 것으로 드러났다”면서 “환자를 ‘진상’이라고 표현하면서 거부하는 방법을 묻는 질문이 오르자 방법을 알리는 댓글들이 이어졌다”고 보도했다.
최근 치과의사의 대국민 이미지 제고를 위한 필요성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이같은 내용이 보도돼 치과의사들은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C 회원은 “공영방송의 이번 보도로 인해 치과의사들의 신뢰도에 큰 타격을 입었다. 당장 환자들의 얼굴을 어떻게 대해야 할지 걱정”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당시 모 일간지의 1면 보도를 시발로 복수의 일간지 사설 등에 치과의사에 대한 비판 논설이 게재됐을 뿐만 아니라 방송사에서도 이와 관련된 내용을 보도함으로써 치과의사의 신뢰도가 도매금으로 매도를 당한 사건이 발생한데 이어 내용상 큰 차별성도 없는 주제를 공영방송에서 또 다시 방송해 그 배후에 의구심이 증폭되고 있는 상황이다.
특히 이번 보도에서는 모 사이트로 들어가기 위해 예로 제시한 아이디인 ‘abc 124’는 해당 사이트에 존재하지 않는 허위 아이디인 것으로 나타났으며, 게시물 내용도 지난해 10월 폐지한 익명게시판 내용을 짜깁기 하고 있어 사실에 근거한 논리적인 보도가 아니라는 지적도 일고 있다.
또 블랙리스트를 실제로 공유한 사실이 없을 뿐만 아니라 블랙리스트로 인한 환자 거부 사례도 없는 상황에서 역으로 이번 보도는 치과의사들에 대한 심각한 명예훼손이라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D 회원은 “지난해에 이어 또 다시 있지도 않은 블랙리스트를 언급하면서 치과의사들에 대해 부정적으로 보도하는 것을 접하고 분노를 느꼈다”며 “앞으로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보다 근본적인 조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안정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