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lay Essay
제1861번째
충북 명물 대학옥수수가
왜 대학을 나왔는지 아십니까?
스마일재단과 충북치과의사회의 공동주최로 이루어졌던 2013 이동진료봉사를 마치고 서울로 올라오던 중 스마일재단 식구들은 아쉬움을 달래려 대학옥수수를 먹기로 했습니다. 처음에는 대학 나온 옥수수라해서 시시한 농담이라 생각했는데, 특산물이 없어 지역 농민들이 가난에 시달리는 것을 안타까워한 충북출신의 농과교수님께서 계량하신 작물이라 그 이름이 붙여졌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충청도에 특허를 제안하여 지역 경제발전에 이바지한 이 사례는 장애를 가진 이웃들을 위해 노력하는 스마일재단의 마음과 참 많이 닮았다고 생각했습니다.
얼마 전 치대졸업 후 한국에 잠시 나온 저는 인터넷 검색을 통해 이번 이동진료 봉사활동에 지원하였습니다. 이번 이동진료팀은 이틀 동안 지적장애 및 자폐성장애를 앓고 있는 분들이 거주하시는 충북 청원 모듬의집과 괴산 청천재활원을 방문하여 현장에서 구강검진 및 교육을 실시 했습니다. 원내생 클리닉에서 장애 환자를 진료해왔지만 이렇게 시설방문은 처음이라 낯설지 않을까 걱정했습니다. 하지만 그런 고민도 잠시 먼저 다가와 안아주는 투명하고 순수한 그들의 모습에 제 자신이 부끄러웠습니다. 색안경을 끼고 그들을 대했던 것은 아닌가 반성하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스마일재단 상임이사님께서 진행하신 구강교육은 올바른 칫솔질에 중점을 두셨는데, 교육 내내 대화가 가능한 몇몇 장애인들의 이름을 직접 부르시며 열린 수업을 하시고, 그들의 눈높이에 맞추어 진행하시는 모습이 인상 깊었습니다.
교육이 끝난 후 모든 스탭이 다섯 팀으로 나누어져 검진 및 불소도포, 스케일링, 우식치료, 발치 등의 진료가 이동진료 버스와 실내 이동진료실에서 이루어졌습니다. 또한 원장님 및 원생들을 돌보시는 모든 선생님들의 도움으로 환자관리가 매우 수월했습니다. 특히 이분들을 보면서 무한한 존경심을 느꼈고 지상에 계신 천사가 아닐까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가장 기억에 남는 케이스는 생명을 위협하는 심장질환을 가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부모가 동의하지 않아 무료수술을 받지 못하는 한 어린이의 사연이었습니다.
치아우식이 많이 진행됐음에도 불구하고 건강문제로 아무것도 해줄 수 있는 것이 없어 미안한 마음뿐이었습니다. 치료를 받은 한분 한분에게는 이사장님의 말씀처럼 그들을 생각하는 우리가 많아 좋은 세상임을 일깨워준 소중한 시간이었길 바랍니다.
좁고 가파른 언덕길 때문에 차량진입불가, 과열로 인한 장비이상, 물공급 중단 등 여러 사정으로 힘든 부분도 있었지만 이런 뜻밖의 일들이 있었기에 더 오래 기억에 남을 것 같습니다. 특히 재단 사무국의 사회복지사 팀장님들의 노고에 감사드립니다. 개인적인 사정으로 충북까지 출퇴근하신 이사장님과 첫날 저녁에 합류하신 원장님의 열정을 보고 많이 배웠습니다. 그리고 주말 내내 자리를 지켜주신 명예이사장님, 상임이사님, 충북치과의사회 회장님 및 임원진들의 모습을 보며 저는 장애가 있는 환자들을 위해 애쓰시는 치과의사 선생님들이 많이 계시다는 것을 알게 되었고 같은 목적을 위해 서로 협력하시는 모습이 보기 좋았습니다.
이 활동을 계기로 충북지역에 장애인을 위한 진료가 활성화 되길 바랍니다. 지역적 위치, 건강상태, 경제적 문제 등 복합적인 이유를 바탕으로 한국형 의료 사각지대가 존재한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이례적으로 30명 정도의 많은 스태프가 동원되었던 이번 활동은 장애인들의 구강건강에 대한 현 관심도를 증명하고 이는 밝은 내일을 뒷받침 한다고 생각합니다. 사회적 소수와 약자를 위해서 일하는데 있어 몇몇 개인이나 단체의 노력만으로는 한계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의료인으로서 개개인 모두가 관심을 가지고 그 무게를 조금씩 나누어 가질 때 이상적인 모델을 구축할 수 있을 것입니다. 자신의 재능을 할애하여 공중보건의무를 다하는 것이야말로 이웃사랑의 시작이며 좀 더 나은 세상을 만들자는 우리 모두의 궁극적인 소망에 다가가는 길이라고 생각합니다.
이에 스마일재단이 대한민국 장애인들의 구강건강의 주축이 되고 대학옥수수처럼 이웃사랑을 실천하는 모델로 세계 곳곳에 본보기가 되길 희망합니다.
하루빨리 스마일 장애인구강발달센터가 설립되어 그 이상이 현실화되길 기대합니다. 조만간 저는 캐나다로 돌아가지만 덕분에 마음 한 켠에 큰 자부심을 안고 갑니다.
이소정 BSc, DDS
토론토대학원 공중구강보건
전문의 및 석사학 학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