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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이비드 히스 기자 치협·국회서 특강 - 미국 치과체인과 한국 기업형 사무장병원 “똑같다”

■ 데이비드 히스 기자 치협·국회서 특강


미국 치과체인과 한국 기업형 사무장병원 “똑같다”


“서류상 주인과 다른 소유구조는 사기”

 

불법 운영 시스템·의료행위로
환자·치의 고통 신랄하게 고발

  

“어쩌면 이렇게 똑같을 수가 있을까”, “등장인물과 언어만 다를 뿐 내용은 국내 기업형 사무장병원과 판박이다”, “혹시 국내 기업형 사무장병원이 미국 치과체인을 벤치마킹한 것은 아닐까?” 미국 치과체인들의 불법 및 탈법적 의료행위를 고발한 데이비드 히스 기자의 강연을 경청한 참석자들은 이구동성으로 이 같은 말을 쏟아냈다.


미국 치과체인의 폐해는 국내 기업형 사무장병원과 거의 100%의 싱크로율을 나타냈다.


미국 방송국인 PBS의 고발 프로그램인 프론트라인(Frontline)에 ‘Dallas & dentists’라는 제목의 다큐를 내보내 미국 내 큰 반향을 일으킨 바 있는 데이비드 히스 기자가 지난 15일 치협 특강과 16일 국회 토론회를 통해 미국 치과체인의 불법 및 탈법적 의료행위로 인해 고통 받고 있는 미국 국민들의 참상을 낱낱이 고발했다.


데이비드 히스 기자가 고발한 미국 내 치과체인들의 주요 문제의 골자는 사모펀드라 불리는 투기자본에 의해 폐허가 된 치과체인 운영 시스템과 이로 인해 과잉진료로 내몰릴 수밖에 없는 치과의사의 암울한 현실로 요약된다.


데이비드 히스 기자는 “미국의 체인형 치과들은 의사들이 병원을 소유하게 해서 법망을 피해 왔다. 그러나 우리의 조사뿐 아니라 미 의회 상원의 조사를 봐도 서류상의 주인과 무관하게 병원을 통제하는 것은 기업형 체인이었다. 치과의사가 주인임을 내세우는 소유 구조는 일종의 사기일 뿐”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데이비드 기자는 “보건 서비스는 자동차를 파는 것과 달라야 한다”면서 “모든 것이 이윤을 극대화하는 데 초점이 맞춰져서는 안된다. 보건 문제에 있어 건강을 최우선 할 수 있도록 시스템이 구축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특히 이번 데이비드 기자 특강에서 가장 놀라운 점은 Dallas & dentists에 소개된 미국 치과체인들의 시스템이 현재까지 알려진 국내 기업형 사무장병원의 시스템과 거의 100% 흡사하다는 것이다. 심지어는 미국 치과체인에 근무한 내부고발자의 증언내용도 국내 시사고발 프로그램에서 기업형 사무장병원 내부 고발자가 증언한 내용과 거의 동일했다.

  

■미국 치과체인 VS 국내 기업형 사무장병원 유사성 비교


#1 과잉진료
“미국의 최대 치과체인인 에스펜 덴탈 지점에 내원한 펠리토 여사는 치아 두개만 뽑으러 왔다고 했다. 처음부터 새롭게 검진을 받고 상담을 했으나 실장 손에 들려진 치료계획에는 60개의 치료항목이 있었으며, 총 진료비는 7천835달러였다.”

  

#2 본사의 지점 실질적 지배
“미국 체인형 치과에서 모든 결정은 의사가 아닌 회사가 내린다. 체인형 치과에서 경영을 담당하는 사람들은 치과의사가 아니다. 이들은 의사들에게 압력을 행사한다. 이들이 설정한 목표에 미달한 치과의사는 직장을 잃는다.”

  

#3 환자유인·알선행위
“초기 검사와 엑스레이 검사를 무료로 해준다고 광고한다. 틀니를 2백99달러에 해준다는 쿠폰도 발행한다. 환자들은 예약도 없이 병원에 찾아올 수 있다.”

  

#4 서민 치과 표방
“에스펜 덴탈은 찾아가기 쉽고, 저렴하다는 인상을 환자들에게 심어준다. 이들 미국 체인치과들이 상업적으로 성공사례로 받아들여지는 주요 요인은 공보험 혜택을 받지 못하는 미국 저소득층 및 서민을 대상으로 한 마케팅 전략이다.”

  

#5 보너스 제도
“체인형 치과는 치과의사들이 벌어온 돈을 기준으로 보너스를 지급한다. 실장들도 마찬가지다. 이런 제도 때문에 치과의사들은 비싼 치료를 권해야 한다는 압력을 받는다. 실장들도 어떻게 하든 환자들이 돈을 쓰게 해야 한다는 압력을 받는다.”


#6 지점 및 의사별 무한 경쟁제도
“미국 치과체인인 에스펜 덴탈에는 ‘게임 테이프(Game Tape)’라는 제도가 있다. 게임 테이프는 각 치과의사에가 할당되는 치료 목표치와 신규 환자들이 에스펜 덴탈의 사업 방식에 비판적인 이유 등이 아주 자세히 나와 있다.”
“또 다른 치과체인인 쿨 스마일에는 ‘스코어 카드(Score card)’라는 것이 있는데 매일 갱신하는 심사표다. 이 카드에는 치과의사별 평가가 계량화 돼 있으며, 의사들 각각이 매일 얼마나 많은 치료를 하고 있는지, 얼마나 많은 환자들을 상담하고 있는지 보여준다. 뿐만 아니라 매출별로 의사들의 순위를 매기기도 한다.”

  

#7 빚진 치과의사들 대부분
“미국 치과체인의 의료인 중 대다수는 갓 치의대를 졸업해 학자금 대출로 20만 달러가량의 빚을 지고 있다. 엄청난 압박 속에 일을 할 수 밖에 없다. 일을 빨리해야 한다는 압박, 돈을 가급적 많이 벌어야 한다는 압박, 환자보다 이윤이 우선이라는 압박이다.”

  

#8 환자 진료비 결제 최대한 빠르게!
미국 치과체인에 근무한 내부 고발자는 “왜 그렇게 의료 신용카드 발급을 빠르게 하느냐”는 질문에 “오늘 왔던 환자가 내일 온다는 보장이 없기 때문에 최대한 빠르게 결제를 하는 것이다.”라고 답했다.
※ 미국 치과체인 중 일부는 현금이 없는 저소득층 환자들을 공략하기 위해 의료 신용카드를 발급하게 해 신용카드로 진료비를 지불하게 하고 진료비를 신용카드사에 청구하는 방식으로 진료비를 환급 받는다.


김용재 기자 yonggari45@kda.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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